연예폭력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현시점에서 같은 학교 여자친구를 방에 가두고 무차별 폭행을 가했지만, 법원이 ‘학교 제적’을 고려한 판결로 솜방망이 처벌을 한데 대해 사회적 공분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학교측이 이 의학전문대학원생에게 결국 ‘제적 처분’을 내렸다.

광주지방법원 형사3부(최현정 판사)는 지난 14일 조선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은 동기인 여자친구를 두 시간여 동안 감금하고 무차별 폭행을 가한 박모 씨에게 “피고가 반성하고 집행유예를 받으면 제적당할 수 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박모 씨에게 벌금 천2백만 원을 선고했다.

▲ 법원이 지난 14일 여자친구를 무차별 폭행한 남자 의전원생에게 '제적'을 염려 판결한 처벌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판결에 대해 당초 ‘사건 대응과 처리에 소극적이었던 의학전문대학원’ 논란에서 ‘법원의 봐주기 판결’ 논란까지 사회의 파장이 일파만파로 커지자 뒤늦게 학교측이 ‘제적 처분’을 내린 것이다.

이날 제적 처분 된 박모 씨에 대한 이번 결정은 의전원 교수회의와 총장 결재를 거쳐 최종 확정되게 된다.

법원의 ‘솜방망이 처벌, 봐주기 논란’에 이어 조선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역시 이번 파장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연약한 여학생이 남학생으로부터 무차별 폭행을 당해 갈비뼈가 2개나 부러지는 등 끔찍한 피해를 봤다는 호소에도 학교측은 논란이 불거지기까지 이렇다 할 조치를 하지 않았다. 더욱이 같은 학년, 같은 반인 가해자와 수업을 같이 듣지 않게 해달라는 피해자의 호소도 사실상 무시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한 인권 변호사는 “피해자 녹취록을 포함해 모든 증거와 증인, 증빙자료들이 나온 상황에서 학교측이 법원 판결만을 바라보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물론 심지어 가해자와 피해자를 격리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은 법률을 떠나 상식적으로도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라고 학교측의 무사안일에 대해 성토했다.

해당 사건 판결문에 따르면, 가해자 박모씨(34)는 지난 3월28일 오전 3시10분부터 사귀던 사이인 같은 의전원생 ㄴ씨(31)의 광주 남구 집을 찾아가 2시간 동안이나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했다.

박모 씨는 “전화 받은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트집을 잡아 ㄴ씨의 뺨을 꼬집고 손바닥으로 때리며, 머리채를 잡아 흔들고 발로 옆구리, 가슴, 다리 등을 수차례 걷어차기도 했다.

소파에 밀쳐 목을 조른 것도 모자라 ㄴ씨가 방으로 달아나 경찰에 신고하자 따라 들어가 전화기를 뺐고 넘어뜨려 양손으로 목을 졸랐다. 박모 씨의 이같은 무자비한 폭행으로 인해 피해자 ㄴ씨는 오른쪽 갈비뼈가 골절 되는 등 전치 3주의 상해를 입었다.

박모 씨는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이던 지난 6월 5일 또다른 여성을 폭행했는데, 당시 피해 여성 ㄷ씨(26)가 의대생을 비하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오해하고 사과를 요구하다 경찰에 신고하자 어깨를 밀어 넘어뜨리고 휴대폰을 빼앗아 집어 던졌다.

검찰이 상해혐의로 고소된 박모 씨를 지난 6월 말 기소하고 1심 재판에서 징역 2년을 구형했고 해당 재판부는 지난 10월 박모 씨에게 벌금 1200만원을 선고하고 벌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1일 10만원으로 환산해 노역장에 유치하도록 했다.

이같은 법원판결이 사회적 공분을 사며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져나가자 조선대 의전원은 1일 박모 씨를 제적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의전원은 이날 오후 3시경 학생지도위원회를 열고 ‘학생 간 폭행으로 상해를 입힌 학생은 제적할 수 있다’는 학칙에 따라 박모 씨를 제적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이제 제적 처분이 우려된다며 벌금형을 선고한 법원의 입장은 난감하게 됐다. 이에 덧붙여 법원 판결이 내려진 후 검찰이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를 제기 현재 항소심이 진행중인 상태로 향후 항소심 재판부가 어떤 판결을 내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