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는 노동개혁 법안이 그렇게 좋다면 3년간 왜 참았나?, 노동개혁 파견법 기간제법 개정 9287명 긴급 설문조사 결과, 박근혜 추진 노동개혁은 ‘노동개악’ 정도가 아니라 ‘재앙’, 노동개혁 파견법 기간제법은 노동자를 어떻게 ‘노예화’ 하나 - 기사 요약

박근혜 대통령이 임기 중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 가운데 하나 노동개혁 관련 파견법과 기간제법이 당초 정부의 발표와는 다르게 실제 일선 비정규직 근로자들 97%가 반대하고 있고, 찬성은 겨우 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참여연대 및 장그래살리기운동본부와 새정치민주연합 장하나 의원은 22일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을 통해 이와 같은 내용의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가 노동개혁 관련 여론조작으로 국민을 속이며 재벌과 대기업에게만 특혜를 주는 ‘노동개악’을 국회에 강요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 장그레살리기운동본부 박석운 공동대표가 2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개혁 관련 기간제법과 파견법에 대한 국민 여론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6일 비정규직법, 파견법 등 노동 5법을 두고 “국민이 국회에 간절히 바라는 일”이라며 18일에는 재벌들을 만난 자리에서 “(노동개혁)핵심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아 속이 타들어가는 심정”이라고 했다. 아울러 20일 청와대는 여야 지도부 회동에서 “국민이 원하는 법안”이라며 재차 국회를 압박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언급한 노동개혁 관련 법안을 정말로 국민과 비정규직 당사자들이 원하고 있을까?

이에 대해 360개 노동사회단체로 이뤄진 ‘장그래살리기운동본부’는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5일 동안 전국의 직장인 9,287명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설문조사를 벌였다. 5일이라는 짧은 기간 무려 1만에 가까운 직장인들이 응답한 것은 유례없는 관심표명이다.

이들은 “이번 설문조사는 기간제법과 파견법에 대한 설문조사로 한정했다”면서 “최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설문조사 중 어느 쪽이 더 신뢰할 수 있는지, 언론의 판단을 바란다”고 전제했다.

장그래살리기운동본부 박석운 공동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정부와 어용교수들이 고의적으로 조작해 나온 여론조사 결과와 통계에 대해 의혹이 있어 직접 설문조사를 하게 됐다”며 “졸속적인 논의가 진행되기 보다는 조작하지 말고 광범위하게 논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석운 대표는 이어 “노동개혁 관련해서는 노동 당사자들이 직접 참여하여 노동실태와 여론을 객관성 있게 해야 한다”며 “국회 여야는 노동개혁 관련 입법 논의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박석운 대표가 발표한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 9,287명이 참여하여 응답자의 97%가 4년 기간 연장에 대해 반대했고, 92.9%가 파견 확대에 반대했다. 특히 설문 응답자 중 비조합원이 1,094명이었는데 마찬가지로 기간 연장 반대가 96.3%에 달했다.

반면, 기간 연장과 파견 확대에 찬성한 응답자는 3% 내외에 불과했다. 정부의 노동개혁에 대해 노동자들의 압도적 다수가 반대를 표명하면서 정책 기조와 방향을 바꿀 것을 강력하게 주문한 것이다.

또한 이번 설문 분석 결과는 학회와 대학 이름까지 멋대로 도용해 큰 말썽을 빚고 있는 금재호 교수의 설문조사와 대비된다. 고작 612명의 기간제 노동자가 참여한 설문에서 71.2%가 기간 연장에 찬성했다고 주장했는데, 찬성을 유도한 설문 문항도 문제였지만 표본도 지나치게 적었다.

박석운 대표는 이점에 대해 “설문 응답자 중 비정규직 4,435명으로 한정해도 기간 연장에 대해 96.6%가 반대해 금재호 교수의 설문조사가 얼마나 문제투성이였는지 극명하게 반증했다”며 “금재호 교수는 노사정위원회 노동시장 구조개선 특위 공익위원에서 즉각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석운 대표는 나아가 “개악을 넘어 재앙이라고 비판받는 노동개혁을 중단하고 비정규직 문제를 실제로 해결할 수 있는 진짜 대안을 강구해야 한다”며 “장그래살리기운동본부는 이번 설문 결과가 정부와 새누리당에 대한 강력한 경고이자 요청이라고 생각한다.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은 비정규직법 개악을 중단하고 국민의 목소리를 들으라!”고 촉구했다.

기간제법과 파견법이 통과할게 될 경우 가장 피해가 클 수 밖에 없는 현장 노동자들이 이날 기자회견에 증인으로 참석했다.

공공운수 노조 서경지부장은 증언을 통해 “박근혜 정부가 우리나라 젊은 청년들에게 정말 좋은 법안이라며 노동개혁 관련 법안을 선전하고 있는데, 그렇게 좋다는 법안들을 놔두고 (박근혜 대통령이 집권한) 지난 3년 어떻게 참았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운수 노동자들은 대부분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인데 노동개혁 관련 법안은 ‘책임지는’ 사용자와 노동자를 살리는 법이 마련돼야 한다”며 “박근혜 정부는 말도 안되는 노동법을 만들고 청년 실업을 해결할 수 있는 묘책인양 홍보하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파견 노동자들 경우 실상을 보면 한 마트당 수십개 업체의 파견노동자들이 파견돼 근무하고 있다”며 “이같은 편법과 불법 노동현실이 비일비재한데 현재의 노동환경을 개선해야 할 정부가 이보더 더 나쁜 법안들을 노동개혁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부산 사상구 보건소 방문건강관리센터 이진욱 방문 물리치료사는 “저는 민주연합 부산지부 해고자”라고 소개하고 “방문보건사업에서 부산보건소에서 지난 7년 동안 일했다. 우리들은 ‘2년 더 일하면 정규직으로 해주겠다’는 반복된 약속에 속아 낮은 임금으로 7년 동안 일했지만, 지난해말 14개 보건소에서 160여명에게 일방적으로 해고통보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그는 또한 “보건소측은 합법과 합리를 이야기하며 수년간 우리를 계약직으로 고용하고 해고했다”며 “2년만 사용하고 해고할 수 있다는 것이 보건소의 면죄부였다. 평생 비정규직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게 하며 노예화하는 것이 바로 이 기간제 노동법”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 우원식 위원장은 이같은 박근혜 노동개혁 관련 법안들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여당이 경제가 비상사태라며 무리하게 긴급조치식으로 강행하려는 노동개혁 관련 법안은 노동자를 평생 노예화하는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법안이고, 결국 노동자의 사용기간 연장은 대재벌 소원수리 들어주는 거짓 ‘민생 법안’”이라고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혁 관련 법안들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우원식 위원장은 또한 “박근혜 대통령은 ‘노동개혁’이 국민을 위하는 것이라고 거짓말을 하고 있는데, 비정규직 늘리고 사내 파견 근로자 늘리는 게 어떻게 민생을 위한 것일 수 있느냐”며 “임금이 싼 비정규직이 늘어나고 그 사용기간이 늘어나는 이 법안은 재벌과 대기업에 특혜를 주려는 게 아니고 무엇이겠냐?”고 언성을 높였다. 

아래는 이번 여론 설문조사 항목이다.

---------- 아 래 ---------- 

■ 기간제법 개정 관련 질문 

1. 기간제법은 임시직, 계약직의 남용을 막고자 기간제 고용기간을 2년으로 제한하고 있고, 2년이 넘을 경우 정규직으로 전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노동자가 원할 경우 기간제 계약기간을 기존 2년에 추가로 2년을 더 연장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대체로 다음과 같은 찬반 의견이 있습니다.

찬성 : 기간제신분이기는 하지만 계약을 연장해서 2년을 더 일할 수 있어서 바람직하다.

반대 : 2년을 추가하는 것은 정규직 전환을 회피하고 고용불안 상태를 연장하는 것이다. 

정부의 기간 연장 개정안에 대해 귀하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① 찬성한다 ② 반대한다 

2. <1번 문항>에서 “반대”를 선택한 경우, 기간제법을 어떻게 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① 기간제 사용기간 규정을 폐지한 후 합리적 사용 사유를 제한하는 규정으로 대체
② 기간제 사용기간 2년을 1년으로 축소
③ 현재대로 사용기간 2년이 적당 

■ 파견법 개정 관련 질문 

1. 파견노동은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사업주와 업무지시를 하는 사업주가 다른 간접적인 인력활용 방식입니다. 이러한 간접적 인력 활용이 남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현재의 파견법에서는 32개 업무(197개 직종)에 대해서만 파견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55세 이상 고령자, 관리직, 제조업 일부에도 파견을 추가로 허용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귀하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① 불안정한 고용인 파견을 현재보다 더 엄격하게 제한하거나 금지시켜야 한다.
② 현재 수준의 파견허용이 적절하다.
③ 고용기회를 늘리기 위해 파견 대상 업무를 더 확대해야 한다.

2. 파업 허용 업종을 확대하려는 정부 정책이 고용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하십니까? 

① 기존 정규직 일자리마저 점차 파견직으로 대체되어 고용불안이 심화될 것이다
② 파견 허용 업종 확대로 일자리가 증가할 것이다
③ 별 영향 없을 것이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