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은 27일 오전 1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개최국 카타르와의 ‘2016 AFC U-23 챔피언십’ 4강전이자 리우올림픽 티켓이 걸린 후반 3분 류승우와 후반 44분 권창훈, 추가시간 종료 10초전 문창진으로 이어지는 연속골로 3-1 대승을 챙기고 리우행 티켓을 거머쥐고 아울러 일본과 우승을 놓고 격돌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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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카타르전이 열린 카타르 도하에서 27일 경기를 3대1로 압승한 한국팀 선수들이 서로 부둥켜 안고 즐거워하고 있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
이날 경기 초반 한국은 스리백을 가동했다. ‘부상’으로 경기 투입이 우려되던 황희찬은 대기명단에 넣었다가 후반 막판 교체 투입돼 맹활약을 펼쳤다.
이날은 신태용 감독이 그간 즐겨쓰던 기존 포메이션이 아닌 3-4-3을 카드를 꺼냈다. 스리톱에 류승우-김현-권창훈을 배치하고 중원은 심상민-황기욱-이창민-이슬찬, 스리백은 송주훈-박용우-연제민에게 맡겼다. 이날 수문 장갑은 그간 몸살로 결장했다 회복한 김동준이 양손에 단단히 조여 맸다.
한국은 경기 시작 1분 만에 류승우가 상대 페널티박스 우측을 기습적으로 쇄도하여 왼발 슈팅으로 카타르의 기세를 다소 누그러뜨렸다. 전반 4분에 기회를 잡아 날린 이창민의 중거리 슈팅 역시 골대를 살짝 빗나갔지만 역시 충분한 위협이 됐다.
한국은 다소 밀리는 듯한 경기로 약 10분정도 볼 점유율 6:4 정도의 페이스를 유지해나갔다. 신태용 감독은 전반 볼 점유율에는 신경쓰지 않겠다고 공언하고 후반 15분 전후를 기약했다. 예상대로 약 15분을 지나면서 한국은 김현의 활약이 점차 활기를 띠자 전체적인 공격에 활력이 생기기 시작했고, 김현의 머리를 이용한 공격이 점차 살아나기 시작했다.
카타르의 공격은 매서웠다. 특히 밀리는 듯 하다가 기습도 치고 들어오는 순간적인 변화는 한국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고 공수 전환 역시 만만치 않게 빨랐다.
특히 카타르는 주력과 몸싸움, 개인기에서 뛰어난 기향을 보이는 하산을 중심으로 한국의 우측을 맹렬히 파고 들었다. 전반 17분 한국 문전에서 얻은 프리킥을 카타르 알모예즈가 오른발 강하게 슈팅했으나 우리 수비수를 맞고 굴절됐다.
전반전 중반에 들어서면서 한국과 카타르는 불꽃튀는 접전을 이어갔다. 경기장 분위기는 최상으로 고조되어 관중석에서는 응원의 목소리가 경기장 전체에 파도처럼 출렁였다.
한국은 전반 25분에 황기욱이 카타르 아크에서 자신의 키를 넘기는 논스톱 볼로 상대 중심을 잃게 하고 수비수 두 명을 따돌린 채 왼발로 강하게 슈팅을 했지만 아쉽게도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 카타르 또한 29분경 하산이 날린 왼발 슈팅이 골문을 한참 벗어났다. 하산의 단점은 센터링이나 슈팅의 정확도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이다.
전반전 종료 5분전 시점부터 한국의 공격은 조금씩 되살아났지만 득점 없이 전반을 마쳤다.
후반전이 시작됐다. 후반 3분 드디어 고대하던 한국이 첫 골을 기록했다. 류승우가 상대 아크에서 카타르 수비수와 골키퍼가 잠시 포지션을 잃고 주춤하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지능적인 오른발 슈팅을 날려 카타르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경기 흐름은 한국이 거머쥐었다. 또한 그간 운용한 쓰리백을 포백으로 전환하고 경기 흐름을 이어갔다. 후반에 기회가 또 찾아왔다. 11분 카타르 골문 앞에서 이어진 김현의 감각적인 오른발 슈팅이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하지만, 카타르 골키퍼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기엔 충분했다.
한국은 후반 15분 교체카드를 꺼냈다. 황기욱을 빼고 문창진을 투입했다. 문창진은 투입되자마자 1분 뒤 날린 강한 오른발 슈팅으로 카타르를 위협했으나 너무 정직한 볼은 골키퍼 정면이었다. 17분 또다시 이어진 찬스에서 10여미터 전방에서 날린 이창민의 회심의 일격이 카타르 골문 좌측을 살짝 벗어났다. 대포알 같은 강력한 중거리 슈팅이었다.
카타르도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카타르는 기습 공격을 여러차례 감행했는데, 이때마다 한국은 허를 찔려 보는 카타르 관중들을 열광시켰다. 후반 19분 우측 측면에서 넘어온 크로스를 카타르의 아사드가 머리로 강하게 연결 한국 골문 우측을 노렸으나 몸을 날린 김동준의 선방에 막혔다. 카타르 관객이 99%인 관중석에서는 우렁찬? 탄식이 쏟아졌다.
반면, 한국 반격에서 24분에 김현이 수비수 두명을 완전히 따돌리고 아크에서 때린 벼락같은 슈팅이 또다시 정직하게 골키퍼 정면을 향하고 말았다.
1점을 리드하면서 줄곧 경기의 주도권을 쥔 한국은 후반 33분 순간적으로 카타르에게 기회를 허용하고 말았다. 좌측 코너라인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한국 문전으로 쇄도하던 알라가 오른발 가볍게 밀어 넣었다. 김동현의 손에 걸리는 듯 했으나 속도를 완전히 잃은 볼은 한국 골대 안으로 통통거리며 들어갔다. 1대1 동점골.
한국은 후반 39분 권창훈이 찬 왼발 중거리 슈팅이 상대 골키퍼 품에 안겼다. 교체로 들어온 홯희찬을 중심으로 공격을 지속적으로 전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44분 이슬찬의 크로스를 권창훈이 왼발로 득점했다. 아울러 경기 종료 10초를 남겨놓고 약 70미터를 질주해 카타르 진영을 기흡한 황희찬이 문창진 쪽으로 크로스해준 볼을 문창진이 카타르 골키퍼를 보면서 왼발로 골문 왼쪽 빈공간을 향해 가볍게 쳐 넣고 마무리해 이날 승리를 다시 한 번 자축했다.
신태용 감독은 경기가 끝난 후 소감에서 “하나가 되자, 우리 모두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했는데 요르단 전과 달리 선수들이 정신력이 살아있었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신태용 감독은 이어 8회 연속 올림픽에 진출하는 세계적인 기록을 세운 것에 대해선 “처음엔 몰랐는데, 이곳에 올때만 해도 몰랐다”며 “나중에 언론에서 자꾸 세계기록이라고 하기에 그 때 알게 됐고, 너무 영광이고 선수들께 감사하다. 2002년 월드컵 이후 우리 축구가 한단계 더 도약한 결과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이날 세계 기록 갱신의 소감을 피력했다.
한편, 한국팀은 오는 30일 다시 이곳 경기장에서 한국팀보다 2시간 정도 앞서 열린 이라크와의 경기를 2대1로 이긴 일본과 우승을 놓고 숙명의 일전을 벌인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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