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과 민주당 등이 새누리당 컷오프 대상과 더불어민주당 ‘공천 배제’로 인한 ‘이삭줍기’특수를 누리고 있다. 특히 지난 16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정호준 의원의 입당으로 원내교섭단체 구성요건을 완성한 국민의당은 현역 의원들이 20명을 훌쩍 넘어설 예정으로 이삭줍기가 외려 대풍년을 예고하고 있다.

원외 민주당(김민석 대표) 역시 17일 오후 신기남 무소속 의원의 입당으로 원내 정당으로 거듭나는 쾌재를 불렀다. 따라서 야권 2, 3, 4위 정당간 ‘이삭줍기 박차’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 진영 새누리당 의원이 1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 탈당"을 시사한 후 기자들 질문을 뒤로하고 국회 현관 회전문을 통해 국회를 떠나고 있다. 국민의당은 최근 여권 '공천 학살' 피해 인사들에 대해 적극적인 영입 의지를 표명했다.

이같은 추세는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여야 양당체제에서 모두 ‘깜깜이 공천’ ‘밀실공천’ ‘정적 표적 공천’ 등이 난무한 작금의 공천행태에서 비롯된 반대급부적 현상으로, 원내교섭단체 구성이 지지부진했던 국민의당의 경우 2주전만 해도 별다른 성장 동력이 없어 지지도가 끝을 모르고 하락하고, 당내 내홍이 거듭되는 등의 침체된 분위기를 크게 반전해놓았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와 충돌했던 천정배 공동대표가 지난 16일 복귀하며 내분 또한 봉합 국면에 접어들었고, 현역 의원들이 속속 당에 합류해옴에 따라 총선을 맞아 침체된 국면을 크게 전환할 활로를 찾았다는 분위기다.

국민의당은 전날까지만 해도 더불어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정호준 의원의 합류로 어렵사리 원내교섭단체 20석을 채웠지만, 현역 의원 가운데 유일하게 컷오프된 임내현 의원이 탈당한다는 예고가 있은 뒤 총선 전까지 20석을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했었다. 하지만, 이날 부좌현 의원의 입당으로 이같은 우려는 맑끔히 씻어졌고, 추가로 전병헌 의원 역시 국민의당과 접촉을 하고 있다.

아울러 국민의당의 한 유력인사는 “현재 여권에서 불공정 공천에 반발한 인사들이 적지 않다”면서 “당 차원에서 이들과의 접촉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중이며, 몇몇 (새누리당에서 공천배제된) 현역 의원들 가운데는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이들 인사들의 추가입당에 대해 자신감을 피력했다.
 
다만 더민주에서 컷오프된 부좌현 의원과 전병헌 의원 중 부 의원이 이날 탈당해 국민의당에 합류할 예정이다. 국민의당 의석수는 21석으로 늘게 됐다.

부좌현 의원(경기 안산 단원을)의 경우 17일 오후 국회 정론관을 찾아 “더불어민주당이 아무런 이유 없이 20년 정치생명을 끊어놓았다”고 분개하며 탈당을 선언하고 곧바로 이날 오후 2시30분 서울 마포 국민의당 당사에서 입당선언을 선언했다. 20년간 몸담았던 정당에 더 이상 미련이 없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경기 안산단원을이 지역구인 부좌현 의원은 본래 정치 입문부터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와 함께 시작했다. 천정배 대표의 보좌관으로서 천정배 대표 측이 영입과정에서 역할을 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전병헌 의원의 경우 전병헌 의원과 주승용 원내대표는 비교적 자별하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주승용 원내대표 측에서 영입에 ‘노심초사’하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노력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의원 측은 "지역에서는 국민의당이든 무소속이든 무조건 출마하라는 의견이 많아 전 의원이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국민의당은 또한 새누리당에서 쏟아진 ‘이삭’에게도 매우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일단 새누리당에서 유승민 전 원내대표와 측근들을 대거 ‘공천 학살’하면서, 이종훈 의원 등을 공천에서 배제한 뒤 끝내는 유승민 전 원내대표에게 까지 칼날을 겨누고 있는 상태가 국민의당 입장에서 볼 때는 여권인사를 흡수할 수 있는 ‘이삭줍기 최적기’가 아닐 수 없다.

진영 의원은 17일 오후 국호 정론관을 찾아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을 시사했다. 과연 진영 의원이 차후 행보를 어디로 할 것인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는 대목이다.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 역시 새누리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나 비박계 3선인 진영 의원 등에 대해 일찌감치 ‘호감’을 내비친 바도 있다.

김영환 국민의당 인재영입위원장은 지난 16일 “새누리당 친이(친이명박)·비박(비박근혜)들이 줄줄이 공천탈락을 하고 있다”며 “공천학살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이 가운데서도 좋은 개혁세력분들이 계신가...(살펴보고 있다)”라고 이들 영입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