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15일 서부경남 공공병원 설립 추진 시민운동본부가 폐업된 지 3년이 흐른 공공병원원‘진주의료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한인협 = 김효빈 기자] 540억원의 국민세금으로 지은 공공병원 ‘진주의료원’이 폐업된 지 3년이 흘렀으나 ‘진주의료원’은 2015년 메르스와 함께 우리나라 공공의료 현실을 돌아보게 했고, 공공의료 강화의 중요한 계기점이 되었다.

지방의료원법 개정을 통해 지자체장 독단으로 지방의료원을 폐업할 수 없도록 했고, 국회 국정조사를 통해 진주의료원 폐업의 부당함을 밝히고 재개원을 의결했다. 그리고 지방의료원 발전과 공공의료 정상화를 위한 다양한 과제를 제시했다.

공익적 사업에 대한 연구로 공공병원 적자의 63.7%가 ‘착한적자’로 국가 지원이 가능하도록 개선했으며, 국가 지원 자산에 대한 감가상각비를 손실로 처리하던 적자발생 회계기준도 바로잡았다.

또한, 2013년 5억에서 2015년 55억까지 의료인력 인건비 지원을 확대했다. 공공보건의료계획 실시, 공공보건의료지원센터 설치, 지방의료원 육성을 통한 공공의료 강화방안 마련 등 공공의료를 강화하기 위한 실질적이고 다양한 방안이 마련되어 진행되고 있다.

서부경남 공공병원 설립 추진 시민운동본부는 “서부경남지역은 거점공공병원인 진주의료원이 사라졌다. 그리고 경상남도 지역보건의료계획에서 지적하듯이 민간 의료기관도 개설을 기피하거나 운영난이 가중돼 의료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 경남지역 공공병원은 22곳이 있지만 군인병원(2개소)과 요양원, 노인병원, 정신병원이 10곳이고 서부경남 공공병원은 상급종합병원인 경상대병원과 거창적십자병원 뿐이다. 이런 의료취약지 개선을 위해서는 수익성보다 공익성을 우선시하는 공공병원 설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했다.

실제로 경남 전체 종합병원 24개중 서부경남은 3개에 불과하고 병원급으로도 108개중 22개에 불과(2013년 기준)한 실정이다. 병상 수 기준으로 보면 2010년에서 2013년까지 경남에 총 5,600여개의 병상이 증가했지만 대부분 중·동부지역에 집중된 반면, 진주 5,530에서 4,934병상으로 590병상 감소하고, 하동, 거창도 병상이 줄었다. 산청과 남해, 함양은 병상이 똑 같았고 산청은 병상이 단 2개밖에 없는 실정다.

이러한 결과로 서부경남지역 대부분이 분만과 응급의료 취약·준취약지로 나타나고 있다. 이들 지역은 또한 심장질환, 뇌질환으로 인한 사망비가 높고, 이는 국민안전처에서 발표한 ‘감염병 취약지역’(진주 3등급/ 사천, 고성, 남해, 하동, 산청 4등급/ 의령, 함양, 합천 5등급)과도 겹친다.

또한 이들 지역은 대부분은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24%(거창)에서 34%(합천)에 이르는 초고령지역이다. 2015년 건강보험 진료비중 65세 이상에서 지출한 진료비가 21조로 전체의 38%에 이르고 있다. 먼 지역으로 이동해야 하는 교통비와 여비 등은 추가로 지출해야 하는 경제적 부담인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2009년 경남도 진료비 유출액만 6,000억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운동본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공병원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진료시설과 응급시설, 병상을 갖춘 공공병원과 만성질환관리를 주로 담당하고 있는 보건소는 근본적인 기능과 역할이 다르다”며 “경남도에서 실시한 주민 설문에서 보더라도 보건소는 예방과 건강관리기관으로 인식하고 이용되고 있으며, 치료가 필요한 경우 80% 이상이 의원과 병원, 종합병원 등 의료기관을 이용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경상남도가 “‘진주의료원 폐업으로 인한 서부권 지역민의 상대적 박탈감 해소와 의료취약지역 주민에 대한 의료서비스 질 제고를 위해’ 진주를 비롯한 10개 시군에 ‘보건기관 기능보강사업’을 한다”는 것은 처방이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또한 “공공보건의료 기능보강사업 예산의 대부분이 마산의료원 신축과 장례식장 건립에 사용하면서 ‘지역 보건의료 전달체계 구축 및 활성화’를 달성하겠다”는 경남도의 계획은 신뢰하기 어렵고, 건강격차 해소를 위한 올바른 방법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시민운동본부는 앞으로 “서부경남 건강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고 의료취약지역 지역민에게 양질의 공공의료를 제공하기 위해 ‘서부경남 공공병원 설립 운동’을 진행 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다가오는 4.13 총선과 이후 대선과 지방선거, 일상활동에서 서부경남 공공병원 설립을 위한 활동을 진행할 것”이며 “정당 및 총선 후보자에게 ‘서부경남 공공병원 설립에 대한 입장’을 묻는 정책질의와 공약제안을 바탕으로 정책협약을 추진하고 총선 의제화 및 지역 여론화를 만들어 갈 것이고, 이를 위해 15일, 오후에는 운동본부 연석회의를 진행했고 3월 30일에는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홍준표 도지사가 강제 폐업한 진주의료원을 서부경남 공공병원으로 반드시 되살려낼 것이다”며 “진주의료원은 어디에서든, 어떤 형태로든 반드시 부활할 것이며, 운동본부는 끝까지 지역민과 함께 지역거점공공병원 설립까지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