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대표가 지목한 박경미 교수가 1번을 유지하고 김종인 대표는 2번에서 14번으로, 김성수 대변인이 10번으로 옮기는 안이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만들어졌다. 셀프논란과 당 정체성을 누고 논란이된 박경미 교수는 1번을 고수하되 김종인 대표와 함께 김성수 대변인도 1번에서 10번으로 밀린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21일 오후 여의도 소재 모처에서 모여 비공개 회의를 열고 비례대표 1번으로 박경미 홍익대 교수를 그대로 유지하고, 김종인 대표를 2번에서 14번으로, 김성수 대변인을 1번에서 10번으로 조정했다.

박경미 교수와 김종인 대표 김성수 대변인 셀프공천 논란과 당 정체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수혁 전 6자회담 대사는 12번으로 확정했다.

▲ 김종인 대표가 셀프공천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김종인 대표를 14위로 조정하고 박경미 교수가 1번을 고수하는 안이 21일 비대위에서 만들어졌다. 2번을 고수하고 당무를 거부한 김종인 대표가 이 안을 받아들일지 귀추가 조목된다.

대신 당 정체성 논란을 야기한 최운열 서강대 교수는 6번에서 2번으로 앞당겨졌으며, 문미옥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기획정책실장이 3번, 김숙희 서울시의사회장이 13번에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비대위은 또한 비례대표 명단을 15개씩 나누어 ABC로 분류한 비례대표 칸막이를 허물고 35명의 후보자의 순번을 일괄적으로 중앙위원회 투표로 결정하기로 했다.

박경미 교수가 1번을 받은 것과 관련 김종인 대표의 정체성이 여론의 뭇매를 맞은 것은 박경미 교수의 과거 ‘대학구조개혁’ 견해가 당론과 완전 배치된다고 지적되고 있으며, 이같은 박경미 교수 비례대표 1번을 김종인 대표가 고집하는 것은 당 정체성을 의심받기에 충분한 대목이다.

김성수 대변인 역시 이와 같은 사실을 모를리 없다. 당에서 오랫동안 대변인으로 생활해왔기 때문이다. 때문에 정체성이 의심되는 인물들이 비례대표 당선 안정권에 대거 진입한다는 것은 당 정체성 논란을 야기하기에 충분하고 김성수 대변인 역시 비례대표 1번에서 10번으로 밀리기는 했지만, 역시 당선 안정권에 배치됐다는 점에서 당 정체성을 스스로 포기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해 보인다.

또한 박경미 교수의 경우 박근혜 정부 대학구조개혁위원을 역임하며 ‘부실대학 잔여재산 처리방식’에서 당론과 크게 다른 견해를 갖고 있다.

당 소속 의원들은 비례대표 1번 박경미 홍익대 수학교욱과 교수의 대학구조개혁 관련 견해 가운데 줄 곧 더불어민주당이 지켜 온 부실대학의 잔여재산 처리방식과는 현저히 달라 비례대표로 원내에 들어올 경우 마찰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종인 대표가 비례대표 1번으로 지목하고 김성수 대변인이 묵인한 박경미 교수는 박근혜 정부의 대학구조개혁위원 당시 새누리당이 추진하는 대학구조개혁법률안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반대하는 대표적인 조항이 부실대학으로 판정이 돼 대학기능을 전환하거나, 학교법인을 해산하는 경우 대학의 잔여재산을 설립자나 설립자 유족에게 돌려주는 내용이다. 그러나 박경미 교수는 지난해 대학구조조정 공청회에서 새누리당의 의견과 같은 의견을 내면서 이 정책에 있어서는 더민주와는 대립의 중심에 섰다.

더불어민주당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의 한 의원은 “이번 박경미 교수 비례대표 1번은 도저히 인정할 수 없다. 1번이란 당의 상징적인 인물을 선정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당론과의 부합성, 인물의 상징성이 모두 무시된 인물은 그런 면에서 박경미 교수는 적절하지 않다”는 견해를 내놨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가 다시 개정한 비례대표 조정안에 대해 “2번을 절대 양보할 수 없다. 일을 안 하면 안했지”라고 강경한 태도로 당무를 거부하고 있는 김종인 대표가 이 조정안을 수용할지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