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특조위가 세월호 침몰 원인을 규명키 위해 세월호 선체를 직접 조사하는 게 아닌 세월호 인양 후 정부가 수습 과정에서 ‘참관’만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부 발표에 의하면 세월호 인양은 7월까지 끝낸다.

해양수산부는 현재 세월호 인양 준비작업이 한창인 지난 14일 세월호 인양의 본격적인 작업이 다음 달 시작된다고 밝혔다. 세월호가 침몰한 지 꼭 2년을 하루 앞두고 낸 브리핑에서 연영진 해양수산부 세월호 인양 추진단장은 “7월 세월호 인양을 목표로 선수(뱃머리) 들기와 리프팅 프레임 설치 등 고난도 공정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 해양수산부는 현재 세월호 인양 준비작업이 한창인 지난 14일 세월호 인양의 본격적인 작업이 다음 달 시작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의 이같은 방침 이면에는 세월호참사 진상 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활동이 보장하지 않는 등 마찰의 소지가 있어 보인다.

세월호 인양 방법은 세월호 내부 탱크에 공기를 넣고 외부에는 에어백 등을 설치해 선체의 무게를 가볍게 할 수 있는 부력을 확보한 다음 선수를 들어 올려 선체 아래에 리프팅빔을 설치한다. 이어 해상크레인으로 리프팅빔을 끌어올려 플로팅 독에 올리고 플로팅 독을 부상시키는 방식으로 세월호 인양 작업이 진행된다.

세월호 참사 2주기를 앞둔 시점에 전남 진도군 세월호 침몰 해역에는 세월호 인양을 위해 중국 상하이 샐비지 바지선이 인양사전 작업을 펼치기 위해 정박을 하고 있다.

인양팀은 이어 아직 미수습된 희생자의 유해가 유실되는 사태를 막기 위해 가로 200m, 세로 160m, 높이 3m의 철제펜스 36개를 설치 완료했다. 아울러 이달 말까지는 선체 내 탱크 10개에 공기를 주입하고 막대형 에어백 27개와 폰툰(물탱크 형태의 대형 에어백) 9개를 설치하는 작업을 끝낼 예정이다.

세월호 인양을 위해 극복해야 하는 총중량은 8천300t이다. 현재 물속에 잠겨있는 세월호의 중량이 8천300t인 것이다. 이 무게를 탱크에 공기를 주입하고 부표를 설치하는 등의 작업을 마치면 5천t의 부력을 확보할 수 있어 세월호 인양 순간엔 중량이 3천300t으로 줄어든다. 이후 한쪽 선수만을 끌어올릴 때 크레인 와이어가 감당할 중량은 단지 700t에 불과하다.

선미(배의 뒷부분)는 바다 밑바닥에 닿은 상태에서 선수만 끌어올리기 때문에 지반에 선미가 닿은 상태에서 약 2천600t의 중량을 견뎌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다만 부력 확보는 세월호 인양을 위한 준비단계다.

선수를 높게 들어 올리고 리프팅빔 등을 설치해 크레인으로 끌어올려 플로팅 독에 올리는 등 이후 작업이 실제로 세월호 인양 단계라고 보면 된다. 해양수산부는 선수를 들 때와 플로팅 독에 실린 세월호가 수면 위로 드러날 때를 인양 과정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시점’으로 보고 있다.

세월호가 완전히 침몰하고 처음으로 선체가 움직이게 되는데다가 세월호가 물 위로 올라오면 부력이 사라지면서 하중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선수를 5도 가량 올리는 작업은 오는 5월 시작돼 약 한 달간 계속된다.

6월에는 들어올린 선수 아래로 리프팅빔 19개를 한꺼번에 집어넣고 뱃머리를 다시 내린 다음 선미 아래에도 리프팅빔 8개를 넣는 작업이 진행된다. 세월호의 ‘받침대’가 된 리프팅빔 양 끝에는 와이어 92개를 묶는다. 이 와이어들은 1만2천t급 해상크레인에 연결되지 않고 해상크레인과 연결된 리프팅 프레임에 연결된다.

리프팅 프레임은 와이어가 선체에 닿아 선체를 손상하는 일이 없게 하고 와이어 각각에 걸리는 하중을 조절해 선체가 평형을 유지하도록 한다. 세월호가 플로팅 독에 올라가는 날은 7월 중순 기상과 조류가 비교적 양호한 때로 결정하기로 했다.

아울러 플로팅 독은 반잠수 상태에서 대기하다가 세월호를 품은 다음 2일 내지 3일에 걸쳐 서서히 부상하는데 이때 침몰 후 처음으로 세월호가 물밖에 모습을 드러낸다. 세월호가 실린 플로팅 독은 예인선에 끌려 전라남도 지역의 항구로 옮겨질 예정이다.

이후 조선소 등에서 이용하는 대형 운송장비인 ‘모듈 트랜스포터(M/T)’가 플로팅 독에서 세월호를 꺼내 육상으로 옮기는데 이때가 인양의 마무리다. 한편, 세월호가 옮겨질 항구는 목포신항과 광양항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목포신항은 인양지점으로부터 거리가 110㎞ 정도로 광양항 240㎞보다 가깝지만 민간이 운영하는 항구여서 세월호를 오래 거치하기 부담스럽고 광양항은 거리가 멀다는 단점과 정부 소유라는 장점이 있다. 어느 항구로 세월호가 갈지는 이달 중 결정될 전망이다. 이번에 세월호 인양이 성공되면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사례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길이가 145ｍ인 선체를 물속에서 절단하지 않고 인양하는 사례는 세계적으로 처음이기 때문이다.

연영진 단장은 “현장여건이 어렵지만 인양작업에 모든 자원과 역량을 집중해 인양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위원장 이석태)는 세월호 인양을 온전하게 하려면 특조위 활동 기간과 예산 늘려야 한다고 정부와 국회에 요청한 바 있다. 지난달 28일과 29일에 있은 세월호 2차 청문회의 마지막 주제는 세월호 인양 문제였다.

정부가 세월호 인양을 온전하게 하고, 인양된 세월호 선체를 어떻게 할 것인지 계획에 관하여 알아보기 위한 자리였다. 그런데 청문회에 나온 해양수산부 담당자들을 상대로 여러 질문을 하였으나 인양 문제에 관하여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

예를 들어 세월호 인양 문제에 있어 부력재 사용을 위하여 선체에 뚫은 구멍의 크기가 얼마인지, 리프팅 빔을 하나씩 설치하려다가 통째로 프레임을 짜서 투입하는 방식으로 바뀐 것이 언제인지, 잔존유 회수 작업은 언제 마쳤는지, 상하이샐비지로부터 작업 결과 보고를 왜 영문본만 받고 국문본은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 2014년부터 인양 컨설팅을 한 영국의 TMC에 2015년 얼마를 지급하였는지 등등. 세월호 특조위원들의 질문은 아주 기본적인 질문이었지만, 증인들로 나온 정부 관계자 등은 아무런 대비조차 없이 청문회에 나와 맥빠진 대답으로 일관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정부 해양수산부는 세월호 특조위가 세월호 침몰 원인을 밝히기 위하여 세월호 선체를 직접 조사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정부의 세월호 수습 과정을 ‘참관’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 주장에 따르면 세월호 특조위가 연장된 6개월을 포함하여 1년 6개월 동안 활동을 할 수 있는데, 작년 1월 1일부터 특조위 위원의 임기가 시작됐기에 오는 6월말로 세월호 특조위 활동이 끝난다고 계산하고 올해 예산 역시 6개월치만 인정했다.

하지만 이는 정부측의 억측이다. 정부 주장을 그대로 인용하더라도 세월호 특조위가 3개월간 활동에 대한 종합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다. 때문에 세월호 특조위는 9월 말까지 활동할 수 있다. 그러나 정부는 올 7월이나 8월에 세월호가 인양되더라도 특조위는 참관만 하지, 직접 조사는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세월호 특조위가 국회에 세월호 특별법 개정을 서둘러달라고 독촉하는 것이다. 세월호 특별법을 개정해서라도 이번에 인양되는 세월호를 제대로 조사할 수 있게 해달다는 취지다. 국회는 하루 빨리 서둘러 세월호 특별법에 정한 기한 연장과 직접조사, 특검 등과 관련한 법안들을 마련해 세월호 인양 문제에 따른 특조위 활동을 최대한 보장해야 할 것이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