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손학규 안철수 김종인 등이 한자리에 모일 가능성이 커졌다. 문재인 손학규 안철수 김종인 이른바 야권 대선 잠룡들의 광주 모임 성사가 가시화 되고 있다는 것으로, 문재인 손학규 안철수 김종인 야권 대선주자들이 이처럼 야권의 심장 ‘빛고을 광주’에서 한자리에 모인다는 것은 별도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문재인 손학규 안철수 김종인 전현직 야권 지도자들은 오는 5.18 광주민주화 운동 36주년을 맞아 광주에서 모일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현재까지도 시큰둥하게 변해버린 ‘광주 민심’을 휘어잡기 위해 치열한 기싸움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광주 5.18은 정치권 중에서도 민주화 세력에게 있어서는 야당의 정체성과 함께 정권교체의 특무가 부여돼 있다고 봐야 하기에 문재인 손학규 안철수 김종인 각 진영에서는 적지 않은 공을 쏟아 붓는 모양새다.

▲ 문재인 손학규 안철수 김종인 전현직 야권 지도자들이 오는 18일 5.18 광주민주화 운동 36주년을 맞아 광주에서 모일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전망이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다.

광주를 가장 먼저 찾은 세력은 12일과 13일 1박2일로 진행중인 더불어민주당 20대 총선 당선인 워크숍에 참가한 이들이다. 이에 박원순 서울시장이 12일 2박3일 일정으로 광주를 찾아 국립 5.18 민주묘지에 참배한 뒤 “이번 총선은 야당도 결코 승리한 게 아니다”라면서 “36년이 지났지만 다시 그 정신으로 돌아가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 대동이라는 정신에서 출발해야겠다”고 광주에서의 존재감을 드러내며 광주와 5.18에 대한 견해를 분명히 했다.

박원순 시장이 이날 광주를 찾은 것은 이미 사전에 예정됐던 일정으로 먼저 윤장현 광주시장을 만나 서울과 광주 양 도시가 문화교류를 중심으로 우호적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상호협약을 체결했고, 광주에서 열린 더민주 당선자 워크숍에 참석했다. 오늘 13일에는 전남대학교에서 ‘80년 5월 광주가 2016년 5월의 광주에게-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보내는 시그널’이라는 주제로 강연할 일정도 잡혀있다.

박원순 시장의 광주 방문과 이날 발언은 이전에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이하 국보위) 출신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광주를 찾아 발언한 것과는 다른 차원이다. 두 사람이 광주와 5.18을 놓고 인식을 분명히 내놓은 만큼 누구의 발언에 진정성이 있느냐는 판단은 오롯이 광주시민들의 몫이다.

박원순 시장은 이날 ‘광주 방문이 대권 행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과거부터 광주 정신과 연결돼서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라고 우회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지난 4.13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부산에 출마했다 낙선한 5, 6명의 인사들과 함께 오는 17일 광주를 찾을 것으로 알려졌는데, 문재인 전 대표측은 “지난달 29일 부산에서 출마자들과 점심을 하는 자리에서 (문 대표가) 광주에 함께 가자는 제안을 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표의 이같은 행보는 ‘영남과 호남이 화합과 공존을 기반으로 함께 번영한다’는 문재인 전 대표의 정치적 소신을 기반으로 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문재인 전 대표는 부산 낙선자들과 광주 출마자들이 함께 만나는 일정도 계획 중으로 알려졌는데, 이 또한 당 차원에서 지역구분을 타파하고 동지적 결속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런 행보 역시 광주와 호남민심의 향방에 적지 않은 호응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전 대표가 5.18 정신을 기린다는 의미로 전야제에 참석할지 기념식에 참석할지, 양쪽 다 참석할지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 다만 호남 구애에 적극성을 띠어야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최대한 광주 체류 시간을 길게 해서 호남민심을 다독이는 행보를 보여야 한다는 게 측근들의 조언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에게 있어 광주 방문은 그야말로 ‘금의환향’인 셈이다. 안철수 대표 역시 당 소속 의원 전원과 함께 광주를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광주 8석를 모두 석권하고 이들 당선인들과 함께 17일 잠시 전북에 들러 간담회를 갖고 난 뒤 광주에 도착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최근 광주와 호남지지율이 총선 당시보다 많이 떨어졌다는 부담도 안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대표는 광주에서 5.18민주화혁명 전야제와 18일 공식 기념식에 잇따라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수 대표 측의 한 관계자는 “총선에서 보여준 광주의 지지를 다시 확인하고 약속을 실천하는 모습으로 보답을 다짐하기 위한 자리”라고 설명했는데, 안철수 대표의 이번 방문으로 광주와 호남 민심이 확인과 함께 그대로 굳혀지느냐가 관건이다.

안철수 대표는 17일 전야제와 18일 기념식에 모두 참석할 계획이며, 이때 문재인 전대표와 김종인 대표 등의 인사들과는 자연스러운 만남이 성사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손학규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이자 상임고문은 현재 전남 강진에 머물고 있다. 손학규 전 고문은 오는 18일 주변인들과 함께 5.18 민주화 묘지를 참배한 후 일본 게이오대 초청 강연을 위해 출국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문재인 전 대표와 안철수 대표, 손학규 전 고문이 광주에서 5.18을 중심으로 조우할 가능성은 높아졌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날 지도부 전원과 주요 당직자들과 함께 5.18 기념식에 참석키로 했다. 아직 광주와 호남에선 김종인 대표의 국보위 전력 논란이 가시지 않은 시점에서, 김종인 대표가 개별 방문도 아닌 야권 잠룡들이 모두 모이는 시점에서 광주를 찾는다는 것은 다소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문재인 전 대표와 다소 매끄럽지 못한 지금의 관계 역시 그다지 모양새가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더구나 김종인 대표는 지난 20대 총선 후보 공천과정에서도 ‘운동권출신 정치인 배제’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고, 그 같은 결심을 실제로 공천과정에서 시전 해 보였다.

한편, 5.18광주민주화운동을 중심축으로 해서 야권 잠룡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5월’ 문재인-안철수-손학규 외에 국보위 김종인 대표까지 한 자리에 모일지 여부에 정치권 안팎의 이목은 벌써부터 집중되고 있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