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에 박지원 목을 맸다.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은 이번 5.18광주민주화운동 36주기를 맞아 다시금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때문에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승인에 대해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3당 원내지도부가 지난 13일 청와대에서 만나는 ‘회동’에서 주요 안건으로 꺼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이 이번 36주기를 맞는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제창될 수 있겠느냐는 문제가 불거진 가운데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내정된 정진석 원내대표가 오는 18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리는 제3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할 예정으로 알려졌는데, 그간 정부 주관으로 열리는 이 행사에 새누리당 지도부는 매년 참석해왔으나,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금지하는 정부의 지침에 강력히 반발해 참석을 거부한 적도 있다. 정부는 지난해 35주전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이 아닌 합창 형식으로 부르도록 했으나, 합창단이 노래를 시작하자 당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는 자리에서 일어나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불렀다.

▲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에 대해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지난 13일 박근혜 대통령과 3당 원내지도부 청와대 회동에서 목을 맸다. 박지원 원내대표이 이날 청와대 회동 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 회동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청와대 회동을 마친 후 국회로 돌아와 곧바로 기자들과 만나 브리핑을 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브리핑을 통해 “우선 기자 여러분에 죄송한 말씀 드린다. 제가 사전에 어떤 말씀을 드리겠다고 얘기를 하지 않은 것은, 거듭 대통령에 대한 예우와 제가 지켜야 할 금도가 있어서 그러했던 것 이해해주시기 바란다”면서 “그리고 이용호 대변인께서 처음 발표할 예정으로 갔었지만, 청와대에서 일단 합의한 내용과 대통령님의 말씀을 발표를 하기 때문에 저희 3당에서는 각자 자기가 대통령께 하신 말씀을 발표하기로 했다. 그래서 구체적 내용은 청와대의 발표를 보시면 가장 바람직하다 이렇게 생각한다”고 서두를 꺼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어 “저는 이렇게 대통령께 드릴 말씀을 서면으로 작성해서 대통령께 당부를 올렸고, 회동이 끝난 후에 각 수석들에게도 전달했다”면서 준비해갔던 A4용지 기록물을 들어보였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박근혜 대통령에게 요구하려고 일일이 순번을 부여하면서 준비해간 요구 사항이 가장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요구는 4번째로 ‘최근 현안 관련 대통령이 결단할 문제’들을 나열하던 가운데 들어 있었다.

박지원 원내대표가 요구한 네 번째 현안 속에는 ‘누리과정 예산과 보육대란 문제’와 ‘가습기살균제사건 관련’, ‘지카 바이러스 미군 실험 관련’, ‘정운호 법조비리·전관예우 범죄에 대한 법조 개혁’, ‘세월호특별법을 개정하고 선체인양 등 사후대책에 만전을 기하는 문제’, ‘관피아와 낙하산 인사 금지’ 등이 들어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네 번째 요구 현안들 가운에 “‘임을 위한 행진곡’을 기념곡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대통령께서 결단을 해주셔야 한다”면서 “이걸 결단하시면은 사회 통합의 신호탄으로 국민이 평가할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물론 먼저 이 내용을 주욱 얘기했지만, 우상호 원내대표께서도 강하게 요구를 하셨다. 대통령께서는 ‘찬반이 있다. 5.18행사나 정신이 국민을 통합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것이 국민 분열로 이어지면 문제가 있다. 보훈처에 지시해서 좋은 방안을 강구토록 하겠다’고 말씀하셨다”고 박근혜 대통령의 반응을 전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에 덧붙여 “제가 이 문제에 대해서는 세 차례 간곡히 설명 드리고 ‘대통령께서 선물을 주셔야 된다’고 말씀드리니까, ‘보훈처에 좋은 방안 강구하도록 지시하겠다’고 해서 저희들은 기대를 가지고 왔다”고 재차 강조하면서도 “그러나 해석에 따라서는 좀 다를 수도 있기 때문에 우리는 계속해서 청와대 수석들에게도 제 의사를 간곡히 다시 생각해달라고 말씀드린다”고 말해,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건의 문제에 대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음을 내비첬다.

한편, 박지원 원내대표는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과 (요청 사항들이) 평행선을 달린 것 같은데,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완전히 끝난 건 아니라는 말씀이신가? 기대를 하고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도 “그러니깐 보훈처에 좋은 방안을 강구하도록 지시하겠다라고 하셔서, 보훈처에 하면 안 됩니다, 지금 해주십시오 했는데, 그 좋은 방안이 어떤 결과로 나올지는 잘 모르겠다. 청와대에서 백브리핑 했다”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그야말로 ‘죽도록’ 매달렸음을 밝혔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