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통도사 찾던 날 이재명도 사찰을 찾았다. 문재인 전 대표가 통도사를 찾아 조용한 잠행을 하는 것과 달리 이재명 성남시장은 부지런히 사찰을 찾아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下化衆生)’의 보살도를 닦았다.

문재인 전 대표는 또한 14일 불기 2560년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통도사를 찾고 “이리 가도 부처님, 저리 가도 부처님”이라 했고, 이재명 시장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부처님의 말씀이 일치한다”한다고 이날을 기념했다.

▲ 문재인 통도사 찾던 날 이재명도 사찰을 찾았다. 문재인 전 대표가 지난 15일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경남 소재 통도사를 찾아 조용한 잠행을 하는 것과 달리 이재명 성남시장은 부지런히 관내 사찰을 찾아 시민들과 함께 이날을 기념했다. 사진은 이재명 시장이 성남시 구미동 소재 한 사찰에서 시민들과 함께 봉축법요식에 참석하고 있는 장면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이날 경남 양산 통도사를 찾은 이유는 현재 양상집과 가깝기 때문으로 보이고, 이재명 시장이 성남시내 사찰을 찾은 것 역시 관내 사찰들이라서 찾은 것으로 보인다. 단지 다른 점이 있다면 문재인 전 대표는 당이 비상대책위원회 김종인 국보위 출신의 대표 체제로 운영되는 만큼 가급적 정치적 행보나 외부에 요란하게 비치는 행보를 자제하려는 의도가 있어 보이고, 반면 이재명 시장의 경우 부지런히 관내를 돌며 민생의 바닥이나 모퉁이, 구석을 찾아보려는 심산이 있어 보인다.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통도사를 찾은 감회에 대해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가난하고 약한 부처님들을 잘 모시는 것이 참된 불공이라는 성철 스님의 가르침을 되새긴다”면서 “이리 가도 부처님, 저리 가도 부처님”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전 대표의 이같은 마음은 ‘세상 만물을 존귀하게 여기고 자신을 낮추는 진정한 불도(道)’의 ‘중생 존중’ 정신을 안고 있는 듯 하다.

문재인 전 대표는 이어 “방장 원명 스님의 법어는 ‘모든 생명은 고귀하다. 귀하지 않고 평등하지 않은 생명은 없다’였다”고 전해 ‘사람이 먼저다’라고 자신이 주장하는 평소의 생각이 원명 스님의 설법과 공감대를 형성했음을 전했다.

이재명 시장 역시 관내 사찰에서 있은 ‘부처님 오신 날 봉축법요식’에 참석해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 중 핵심적인 것이 인간 한 명 한 명이 우주의 무게를 가진 존귀한 존재라는 것”이라며 “국민 한 명 한 명이 나라의 주인이고 한 명 한 명의 인권이 존중돼야 한다는 점에서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부처님의 말씀이 일치한다”고 말했다.

이는 석가모니가 룸비니 동산 라크샤나무 밑에서 태어나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 외친 것과 일맥상통한다. 천지지간 만물지중에 오직 사람만(자기 자신)이 존귀함을 알아야, 남을 부처로 받들 수 있고, 나 자신도 해탈을 얻을 수 있다는 뜻으로, 쿠시나라가에서 열반(불교용어 사망)에 드신 석가모니불이 천국과 지옥이 모든 인간의 마음속에 있기에, 일평생 민생을 긍휼히 여겨 구제로써 부처로 만들려고 귀히 여기다 열반에 드신 불심과 일치한다.

이재명 시장은 또한 “사람을 귀히 여기라는 부처님 말씀 새기고 함께 존중하고 함께 잘 살아가는 세상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혀, 자신의 정치적 견해와 부처님의 인본사상이 상감됨을 밝혔다.

한편, 문재인 전 대표가 양산 통도사를 찾은 것 역시 조용한 사적 행보다. 20대 총선 후 지난달 22일 김종인 대표와의 만찬회동 후 논란이 있고 27일엔 직접 차를 몰고 경남 양산으로 내려간 뒤 잠시 광주와 하의도, 봉하마을을 찾은 적은 있지만, 공식적인 현실정치 행보는 아니었다. 즉, 행여 당내 김종인 대표 체제에 불똥이라도 일지 않을까 조신하는 모양새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