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은 국론 분열이라며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불가 입장을 밝힌 국가보훈처 결정에 대해,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승인을 얻으려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매달린 두 야당 원내대표는 ‘국민들께 민망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일각에선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거부는 20대 총선 참패 원인을 제공한 박근혜 대통령이 아직도 민의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심지어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불수용으로 집권 4년차로 접어드는 박근혜 대통령이 레임덕을 자초했다는 비판까지도 나왔다.

▲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국가보훈처가 거부한 것은 유감이라고 민경욱 대변인이 16일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새누리당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공식 석상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에 부푼 꿈을 꾸며 5.18광주민주화운동 36주년 기념식을 준비하던 광주는 날벼락을 맞은 셈이다. 여야 3당 원내대표의 간청을 박근혜 대통령이 3일만에 이렇게 간단히 뒤집을 줄 몰랐다는 반응이다. 광주 광역시의회(의장 조영표)는 국가보훈처의 임을 위한 행진곡제창 불가 입장 반발하고, 오는 5월18일 오전 9시부터 국립 5·18민주묘지에 있는 ‘민주의 문’ 앞에서 강력히 반대하는 침묵시위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은 곧 국론이 분열한다는 이것은 또 어디에서 기인한 해괴망측한 이론인가? 고작 말조작 몇 마디에 전국이 벌집 쑤셔놓은 듯 들끓고 있다. 조영표 의장과 광주시의회 소속 시의원들은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하라’, ‘국론분열 일으키는 보훈처장 물러나라’ 등의 피켓을 들고 광주 민심을 대변하겠다는 것이다.

5.18광주민주와운동은 이미 역사적으로 재평가됐고,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탈취하는 과정에서 내란범들이 대량 학살로 유혈조작극을 벌인 정황이 입증됐으며, 그들은 법에 의해 엄중한 처벌을 받았다. 정부 또한 5.18민주화운동에 대해 자잘못을 인정하고 지난 1997년에 5월18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했다. 그렇다면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에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이 마땅하지 않은가?

3.1절에 3.1절 노래를 제창하지 못하고, 6월6일 현충일의 노래를 부르지 못하며, 8월15일 광복절 노래를 제창하지 못하는 것과 다를 게 무엇인가? 박근혜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은 왜 유독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국론분열이라고 하는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거부 자체가 5.18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현 정부의 왜곡된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고 국론 분열을 조장하는 일이 아닐까?

또한 임을 위한 행진곡은 5.18광주민주화운동이 국가기념일로 제정된 지난 1997년부터 2005년까지 공식기념식에서 함께 제창해왔다. 아울러 임을 위한 행진곡은 이제 범국민적인 노래이자 대한민국이 민주국가라는 상징성을 대변하는 노래가 됐다.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이 국론을 분열시킨다는 이유 같지 않은 이유를 들며 박근혜 대통령은 레임덕을 앞당기고, 입으로는 ‘협치’를 말하면서 정작 ‘협치’에 대한 의지는 전혀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필요할 때는 ‘협치(協治)’고 국민들이 원할 때는 狹治 내지 脅治가 되는 해괴망측한 의식을 갖고 있지는 않은지 의심이 든다.

실컷 ‘소통을 하겠다. 협치를 하겠다’며 청와대로 야야 3당 원내지도부를 불러들이고 ‘협치’를 주장하던 박근혜 대통령이 그깟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하나 승인 못하는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3일 협치 천하’라고 꼬집었다. 결국 야당 원내대표들만 애걸복걸하다 허탈하게 빈손이 된 셈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여소야대가 어떤 의미인지 ‘천막당사’ 시절에 뼈저리게 느꼈던 적이 있음에도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거부라는 무리수를 둔 것이다.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까지는 아직 이틀간의 시간이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 국가보훈처장은 복합적인 모든 사항들을 고려해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에 대해 다시 한 번 현명한 판단을 내려야할 것이다.

새누리당조차도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거부에 대해 비판과 독설이 쏟아지고 있을 정도면 박근혜 대통령의 레임덕은 이미 왔다고 봐야 한다. 정진석 원내대표와 민경욱 대변인까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거부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재고를 촉구했다. 김용태 혁신위원장은 이에 더하여 이날 청와대 참모진 인선에 대해 “국민에 대한 답이 아니다”라고 직격탄을 날린 상황이다.

민경욱 의원은 현재 새누리당 대변인이기 이전에 박근혜 대통령을 최측근에서 보좌했던 청와대 대변인 출신이다. 이런 민경욱 대변인이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거부한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는 것은 누가 봐도 박근혜 대통령의 레임덕이라고 판단해도 무방할 것이다. 

임을 위한 행진곡 거부에 대해 야당 원내대표들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향후 국정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경고하며 “임을 위한 행진곡 지정을 위한 법안 발의와 국가보훈처장 해임 건의안” 카드를 들고 나왔다. 이제 야당은 여소야대 국면에서 ‘구걸’하는 모양새를 보여서는 안 된다. 국민들이 여소야대를 만들어 준 뜻이 ‘구걸’하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야당은 결코 임을 위한 행진곡을 구걸하지 말라!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