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가 구속됐다. 홍만표 구속 이전에 최유정 변호사가 구속됐고 브로커 이민희씨도 구속된 상태다. 홍만표 최유정 구속 수감된 두 변호사의 공통점은 검사장과 부장판사라는 전직이 있다. 전관예우를 받는 법조계 실력자(?)라는 것이다. 거기에 이벤트를 추진할 수 있는 이민희씨가 연결고리로 존재한다.

홍만표 변호사는 구속 직전 검찰 조사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후배 검사에게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 인정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런 사실 없다. 정당한 변론 활동 범위 안에서 충분히 변론했다”고 대답하고, ‘청탁 명목으로 받았다는 5억 원에 대해서는 인정하느냐?’는 물음엔 “그 부분은 지금 수사 진행 중다. 검찰에서 충분히 소명을 했다”고 말을 아꼈다.

▲ 홍만표 구속으로 법조계 만연된 로비 의혹이 해소될 수 있을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검찰 내부 수사에 대해 검찰 수사가 별다른 진전을 보이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홍만표 구속 전 발언’을 분석해보면 홍만표 변호사는 변호사로서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변론활동’을 했다는 것인데, 이는 즉 활동을 하긴 했고, 그 활동이 적법하고 정당하느냐 여부가 다툼의 여지인데, 기준은 모호하다. 검찰이 홍만표 구속 전에 파 해쳤어야 하는 대목으로 보인다.

홍만표 변호사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응하지 않았다. 최유정 변호사 역시 영장실질심사 출석하지 않았다. 영장실질심사의 경우 피의자를 구속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하고 반드시 구속해야만 하는 사유를 다루어보자는 제도로 피의자에게 유리한 절차다. 그래서 보통의 경우 피의자들은 영장실질심사를 받는다. 이를 포기한 경우엔 영장실질심사 여건에 대해 다투지 않겠다는 의도다.

홍만표 구속까지 온 이번 사건은 시작부터가 의혹투성이다. 네이처리퍼블릭 정운호 대표가 구치소 접견실에서 수십억원대 거액수임료 문제로 최유정 변호사와 시비를 벌이던 와중에 폭력을 행사했다는 것으로 촉발됐다. 정운호 대표의 폭행을 최유정 변호사가 고소하면서 시작됐지만, 사건의 본질은 정운호 대표가 건넨 수임료가 상식을 훨씬 뛰어넘는 액수로 알려지면서 최유정 변호사의 부장판사 경력까지 연결됐다.

단순한 정운호 최유정 폭행 사건이 부장판사 전력과 거액수임료가 맞물리면서 결국, 사건 발생 48일 만에 홍만표 구속 상황까지 발전한 것이다. 검찰은 이와 함께 오는 5일 형기 만료로 출소를 앞두고 있는 정운호 대표도 다시 구속했는데, 이번에는 별도의 추가 혐의가 적용됐다.

이쯤되면 홍만표 구속 사유와 최유정 구속 사유, 정운호 두 번의 구속 사이에 있어야 하는 사건의 본질은 법조계 로비 의혹이다. 과연 홍만표 최유정 두 법조계 실력자가 거액의 수임료를 들고 무엇을 했느냐에 검찰 수사의 초점이 맞춰져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칼자루를 쥔 검찰은 내부로 칼을 겨누지 않고, 검찰 칼끝이 재계를 향했다. 엉뚱하게 정운호 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 수사를 해야 한다며 롯데호텔 면세사업부를 압수수색한 것이다.

홍만표 최유정 두 변호사를 구속해놓고, 거액의 수임료를 로비자금조로 건낸 정운호 대표를 재수감한 상태다. 그런데 정작 검찰로비 정황 수사 진전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다. 느닷없이 재계를 향해 칼끝이 옮겨간 셈이다. 본질이 아닌 곁가지로 올라탄 느낌이다.

홍만표 구속 사유는 조세법 위반이다. 즉, 홍만표 변호사가 수임을 하면 수임료만큼의 세금을 내야 하는데, 그걸 내지 않고 세금을 탈루했다는 것으로, 이 거액의 수임료가 어디에 어떻게 쓰였기에 세금을 탈루할 수 밖에 없었느냐가 핵심이다. 떳떳하게 받고 사용했다면 탈세할 이유도 구속될 이유도 없다. 돈은 거액이다. 따라서 돈의 흐름 또한 굵을 것이고, 그같은 맥락만 짚어간다 해도 돈의 도착지는 쉽게 드러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갑자기 수사를 롯데로 틀었다. 물론 홍만표 변호사와 정운호 대표의 시작 자체는 롯데 면세점 입정로비가 빠질 수는 없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는 수사의 곁가지 일 수 있고, 언제든지 착수가 가능한 사안일 수 있다.

이보다 더 본질적이고 사안이 중대하며 심지어 수사에서 가장 중시해야할 ‘증거’를 인멸할 수도 있는 시간의 개념을 생각해본다면 검찰이 현재 시점에서 롯데 면세점으로 칼끝을 겨눈 시점이 적절하냐? 검찰 내부 수사는 어느 정도 진척되어 가느냐? 하는 의문은 당연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