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한국 체코 축구 중계로 옥중화는 결방된다. 한국 슈틸리케호는 체코를 재물 삼아야 한다. 스페인전 악몽을 빨리 잊을수록 좋다. 오직 한국은 체코만 생각해야 한다. 20년만의 패배 잔영을 가지고 한국-체코 경기에 나선다면 이로울 것은 하나도 없다. 이것이 진장한 한국 체코 경기를 앞두고 팬들이 바라는 소망이다.

한국 체코 MBC [ http://vodmall.imbc.com/player/onairSports.aspx ] 에서 생방송으로 중계된다. 위 주소를 클릭하면 볼 수 있다.

이날 오후 10시(한국 시각)에 한국 체코 경기를 앞둔 슈틸리케 감독은 체코 프라하 에덴아레나에서 열리는 홈팀 체코와의 유럽원정 평가 2차전에 대해 공식 기자회견에서 “스페인전 대패 후 나흘 뒤 열리므로 체력, 심리적으로 얼마나 회복하는지가 중요했다”면서 “프로 선수라면 극복해야 한다. 패배를 잊고 좋은 모습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해, 악몽은 빨리 잊을수록 좋다는 스포츠계 진리를 다시 한 번 곱씹었다.

▲ 한국 체코 경기를 앞둔 5일 한국 국가대푵님을 이끌고 있는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팀의 체력 회복도 중요하지만 스페인전전 당시 받은 축격에서도 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주문했다. <사진 출처 : 대한축구연맹>

체력회복도 중요하지만, 한국 선수 개개인의 마인드 컨트롤 역시 이번 체코전 승패를 가를 수 있는 주요 변수라는 의미다. 스페인 악몽에 대해 ‘단언’으로 굵은 선을 긋는 명장다운 진단이 아닐 수 없다.

체코 역시 한국 슈틸리케호에게 있어 만만치 않은 팀이다. 피파랭킹 30위 체코는 역대 전적으로 봐도 한국보다는 두서너 수가 앞서 있는 것만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한국팀이 체코를 맞아 미리부터 위축될 필요도 없다. 한국팀 엔트리에는 이미 유럽 기량을 갖추고 유럽 선수들에게 익숙해진 주전 선발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슈틸리케 감독도 이번 기자회견에 이와 같은 점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체코는 유로 예선에서 네덜란드, 터키 등을 제치고 유로 본선에 오른 강팀”이라면서 “대회를 앞두고 치르는 최종 평가전이므로 최고의 모습으로 우리와 상대할 것”이라고 진단해 체코에 대한 경계와 한국팀의 기량 점검 모두에 대해 기대감을 나타냈다.

슈틸리케 감독은 또한 체코를 맞이하는 한국 선수들에겐 “최고의 팀을 상대로 우리도 강한 면모를 보여야 한다. 자신감 있는 모습, 준비된 모습이 필요하다”고 말해, 비록 평가전이지만 모든 기량을 쏟아 붓겠다는 결기를 다졌다.

이날 저녁 10시 한국 체코전으로 인해 절찬리에 방영중인 MBC 인기 사극 옥중화 결방은 피할 수 없게 됐다. 한국과 체코의 평가전 경기가 바로 같은 시간에 MBC에서 생중계되기 때문이다. MBC는 이에 따라 ‘옥중화’ 12회는 한 주 뒤인 오는 11일 오후 10시 방송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 체코 경기에서 사전에 어떤 ‘관전 포인트’를 알아두고 관람해야 경기를 한층 더 즐겁게 시청할 수 있을까? 미리 짚어보자. 일단 객관적으로만 봐서 피파(FIFA) 랭킹에 있어 체코는 30위이고 한국은 50위로 20계단 차이가 난다. 물론 피파랭킹이 절대적인 승패를 가를 요인이 되지는 못한다.

다음은 한국 체코 역대 전적을 보자. 역시 역대 전적에서도 한국은 체코를 상대로 4번 대결해 3무 1패만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비록 1패를 내주기는 했어도 3무라는 전적은 한국 승리 가능성의 일개 요소로 보아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이번엔 한국팀을 주관적으로 진단해보자. 한국 슈틸리케호는 앞선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기가 꺾일 만큼 커다란 정신적인 충격을 받았다. 국제경기에서 6골을 내주며 5점차로 패배한 것은 20년만의 변고다. 따라서, 한국팀은 빠른 자정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충격 후 4일 밖에 되지 않아 체코를 만났기 때문이다.

이날 한국 체코 경기에서 악제는 기성용이다. 중원을 담당하던 기성용이 무릎 통증으로 인해 선발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슈틸리케 감동의 평소 성향으로 보면 지난 스페인전에서 기량에 한껏 물이 오른 주세종을 지명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아울러 정우영 내지 윤빛가람 카드도 만지작거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주세종의 경우 스페인전에서 교체 카드로 출장했지만 득점을 올릴 정도로 물이 올라있다고 판단된다. 다만, 스페인전에서 수비의 난조가 여실히 드러난 만큼 수비형 미드필더를 원한다면 역시 이번 체코전에서는 주세종이나 정우영을 발탁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계산도 나온다.

윤빛가람 카드를 사용할 경우엔 일단 선수들에게 고른 출전기회를 준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즉, 스페인전에 출장하지 않은 윤빛가람을 체코전에서 뛰게 함으로써 기회의 균등과 출장시간의 안배라는 평가를 얻을 수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 체코 경기가 체코의 홈에서 열리는 만큼 한국이 볼 점유율을 높게 가지면서 선제공격으로 기선제압 차원의 경기를 펼칠 것이라고 내다보진 않을 것 같다. 게다가 체코는 전력상 한국보다 우위에 있는 팀이다. 때문에 윤빛가람의 주무기인 ‘날렵한 패스’가 살아나지 못하는 경기가 될 수도 있다.

때문에 슈틸리케 감독은 중원과 포백 사이를 왕복하며 고른 볼 배급을 책임질 수 있는 기량과, 짧고 빠른 순간적 기습 공격력을 갖춘 선수를 선발로 배치할 것이라는 관측이 무게감을 얻고 있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