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조영남씨 대작 논란에 불구속기소 가닥이다. 만일 조영남씨가 구속기소든 불구속 기소든 조영남씨의 그간 활동무대에는 치명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조영남씨는 송기창 화가로부터 대작을 시켜 이를 고가에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영남(71)씨 대작에 의한 사기 혐의를 수사해온 검찰은 조영남씨를 불구속기소하겠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검찰에 따르면 조영남씨가 송기창(60) 화가 등에게 자신이 즐겨 쓰는 ‘화투’를 소재로한 그림을 그리게 한 뒤 자신의 서명을 넣어 고가에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 가수 조영남씨에 대해 검찰이 불구속기소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진 8일 향후 조영남씨의 법률적 다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춘천지방검찰청 속초지청은 조영남씨의 이런 100여 점 이상의 대작 그림 가운데 30여 점이 갤러리 등에서 판매된 것을 확인했다. 이에 더 나아가 현재까지 구매자 불상이거나 조사 거부한 구매자까지 합치면 대작 판매액은 2억원이 넘는다.

조영남씨는 지난달 17일 이미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그림 대작 의혹’에 대해 “내 작품 구매자들에게 도의적 책임을 느끼고 환불을 요청할 경우 그렇게 하겠다”고 말해 책임과 변상을 약속했다. 때문에 조영남씨가 앞으로 어떤 법적 처벌을 받게 될 것인지 세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영남씨는 지난 3일 피의자 신분으로 속초지청에 출두해 16시간 동안 강도 높은 검찰조사를 받고 귀가한 후 8일 오전 현재 수사결과를 기다리고 있고, 검찰은 빠르면 이번 주, 늦어도 다음 주 중에는 조영남씨를 재판에 넘길 방침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영남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사기죄’다. 즉 남이 그린 대작을 자기가 그렸다고 거액의 돈을 받고 판매한 행위가 사기죄에 해당한다는 것으로, 공인으로서 도의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로 형법 적용에 있어 그 죄질은 크지 않다는 게 법조계의 해석도 있다.

조영남씨가 누구든 환불요청을 한다면 환불하겠다고 말한 대목 또한 피해변상에 해당 돼 일단 그림을 환불하게 되면 이는 법률상 보상 또는 합의로 간주돼 비록 ‘사기죄’가 적용되더라도 처벌은 경미하다는 게 법조계 설명이다.

아울러, 조영남씨가 지시한 대작이 100% 송기창 화가가 구상하고 구도를 잡으며 그렸느냐 여부도 기소 후 다툼의 여지가 있다. 그림뿐만 아니라 예술작품이란 대작 부분이 곳곳에 산재해 있는데, 작가가 얼마나 자신의 모티브 구성, 작품 완성까지 과정에 관여했느냐에 따라 작품 완성 기여도를 따질 때 법률적으로 한계를 긋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때문에 만일 조영남씨가 구속기소든 불구속기소든 재판에 넘겨지게 되면 법률적 한계를 놓고 검찰과 변호인 사이의 법정 공방은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사안이 중대해서라기보다 예술이라는 차원에서 법률적 한계를 분명히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검찰이 만일 기소하게 된다면 조영남씨를 기소한 만큼 최대한 혐의 입증에 주력할 것이고, 변호인 또한 명확한 법률적 근거를 대라고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반박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어찌됐든 조영남씨는 전 국민에게 알려진 유명인으로서 이번 ‘대작논란’으로 인해 개인적으로 또한 사회적으로 타격은 불가피하게 됐다. 비록 남을 속인 것은 분명한 잘못이지만, 피해자라고 나선 이들이 적고, 그마저 조영남씨가 변상의 의지를 갖고 있는 만큼 법적 처벌은 경미하겠지만, 조영남씨가 향후 정상적인 작품 활동이나 가수로서의 공연 등의 활동에는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은 자명할 것이고, 조영남씨 본인 역시 운신의 폭이 크게 위축됐을 것으로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