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사패산에서 50대 여성이 숨진채로 발견됐고, 사패산 여성 살해 사건 범인을 주장하는 40대 남자가 자수해 경찰이 신변을 확보했다.

사패산을 홀로 등반하던 50대 여성이 홀로 등산했다가 살해된 사건 수사는 본래 범인을 특정하기 어려워 장기화할 조짐이 보였으나, 지난 10일 저녁 범인을 자처하는 남성이 자수해옴으로써 경찰은 범인을 특정지을 확인작업에 들어갔다.

사건 발생 당시 사패산엔 폐쇄회로(CCTV)TV가 없고 수사 첫날 현장에 깔려있던 돗자리 위에서 채집한 DNA의 대조군을 얻지 못해 수사가 난항을 겪고 있었다.

▲ 사패산 여성 살해 사건 범인이라고 주장한 남성이 지난 10일 저녁 경찰에 자수해왔다.

경찰은 지난 9일 사패산 8부 능선 호암사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된 정모(55ㆍ여)씨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한 결과 목졸림과 두부 손상에 의해 살해됐다는 결과를 얻어 주변 지인들을 탐문수사하는 한편, 수법이 비슷한 동일범의 소행에도 무게를 두고 범인을 쫓고 있었다.

다만, 숨진 여성 피해자 체내에서 남성의 정액은 발견되지 않은 점으로 미루어 성폭행범은 아니라는 결론과 신용카드가 없어진 점을 들어 강도의 소행으로 일단 판단했다. 사패산 여성 피해자 수사가 이같이 난항을 겪은 데는 등산로에는 초입을 제외하고 CCTV가 없다.

아울러 사패산 초입에서 사건이 발생한 지점까지는 잰걸음으로 걸어도 약 30분 이상 걸리는 거리여서, 범인이 이 구간을 이동하는 동안 이를 추적할 단서가 없어, 그간 사건 당일 피해 여성이 숨진 시간 이전과 이후 등산객을 일일이 전수 탐문 조사하는 등 수사망을 좁혀왔다.

경찰에 따르면, 이 남성은 경찰이 수집된 증거를 토대로 수사망을 좁혀오자 심리적으로 압박을 받아 자수한 것으로 보고 있으나, 일단 이 남성이 사패산 여성 살해 사건의 진범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사패산 사건이 경찰의 수사를 어렵게 한 요인 가운데 또다른 하나는 목격자가 없다는 것으로, 수사의 진척을 몹시 더디게 만드는 장애물이었다. 때문에 경찰은 사건 발생 예상시간인 오후 3시부터 해가 질 무렵까지 등산로를 드나들며 CCTV에 찍힌 등산객들의 용모와 행적을 분석하고 있었지만, 해당 등산로로 이어지는 입구가 5개가 넘고, 예상 시간대에만 입구별로 10명에서 많게는 수십 명이 드나들어 일일이 확인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다행히 사건 현장에서 남성의 체모를 발견, DNA를 채취함으로써 실마리가 풀릴 것이란 기대가 나왔지만 비교 대상이 없다는 점이 문제로 대두됐다.

사패산 살인 사건 범인을 주장하는 남성이 나타났고, 지난달 발생한 수락산 등산로 피살사건의 경우 역시 다행히 범인이 사건발생 13시간 만에 자수해 조기 검거됐다. 하지만, 두 사건 모두 사건 발생 초기에 뚜렷한 단서가 없어 경찰이 용의자를 특정하는 데 애를 먹었다.

한편, 경기도 의정부 소재 사패산은 해발 552m이며, 본래는 삿갓산이라고 불렸으나, 조선 선조의 6째 딸인 정휘옹주가 유정량(柳廷亮)에게 시집갈 때 선조가 하사한 산이라고 해서 오늘날의 ‘사패산’으로 불렸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