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사드 배치 현실화가 확정됐다. 가시적으로 논의되던 사드 배치가 현실화 됐다는 것은 대한민국 땅에 미군 사드가 배치돼 핵전쟁 우려를 최소화 한다는 의미지만, 국회 야당측에선 사드 배치 후 군사작전권이 미국에 있는 상황에서 사드 발사 명령은 누가 내리느냐는 정의당 김종대 의원의 질문도 나왔다.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가 8일 오전 주한미군에 배치되는 것으로 최종 결정됐다. 이날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방어적 조치로 주한미군에 사드를 배치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그간 한미 양국은 지난 2월부터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 가능성에 대한 협의를 시작해 5개월 만에 배치 결정을 내리게 됐다.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은 지난 2015년 당내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할 당시 사드 배치에 대해 긍정적인 정견을 내놓아 주목을 받기도 했다.

▲ 한반도 사드 배치가 8일 오전 결정됐다. 이번 사드 배치에 대해 향후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사드 배치가 공식화 되고 현실화 된 이상 이제 남은 것은 사드를 배치할 부지와 시기를 결정하는 문제가 남았고, 이에 대해 국민들은 각별한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이날 한미 합의에서 사드 배치 시기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선 청와대와 국방부가 엇박자를 내며 국민들에게 알리지 않으려 철저히 보안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실례로 지난 6일 국회 정의당 김종대 의원이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한민국 국방장관을 상대로 “이 사드가 주한미군이 단독으로 통제하는 무기인지, 아니면 한미일의 연합작전을 위한 무기인지, 요격의 명령권자가 주한미군 사령관인지 태평양사령관인지 미 전략사령관인지 누군지 모르겠다”면서 “이를 명확히 하라”고 질의했다.

이에 한민구 국방장관은 사드 배치 자체도 구체적으로 논의가 되고 있지 않다는 취지로 대답하며 “그건 뭐 국방위에서는 김 의원님이 그렇게 구체적으로 질문을 안 하셨는데... 에... 미사일의 요격은 북한이 미사일 기지로부터 우리 수도권, 또는 중부권, 남부권으로 미사일 공격을 한다면 4분 내지 8분 내에 결심을 하고 요격을 하는 것”이라며 “그것은 아주 정밀한 그런 아... 이... 작전운용 절차가 개발돼 있고, 수시로 그런 것들을 연습을 하고, 그 범위 내에서 요격을 하도록 돼있습니다. 그러니까 평시작전권은 한국 합참의장이 행사하는 것이니까 한국군이 주도하고, 주한미군의 전력이 지원하는 그런 개념으로 운용이 되도록 되어있는 것입...”이라는 식으로 직답을 얼버무리며 동문서답으로 일관했다.

이제는 또한 사드 배치 지역이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본래, 한 언론에 따르면 사드가 칠곡에 배치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가 됐다. 이에 대구 시민들은 즉각 “사드를 칠곡에? 신공항 백지화 하고 대신 사드를 준다고?”라며 펄쩍 뛰었다. 대구와 칠곡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은 일제히 집단 반발 움직임까지 보였다.

지난 5일 오전 한 언론매체는 보도를 통해 “한미 공동실무단이 주한미군의 경북 칠곡 일대를 THAAD(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위한 최적지로 결론 내렸다”는 내용의 기사를 내보냈지만,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이때까지만 해도 이같은 사실을 묻는 기자들에게 “국방부에서 설명이 있을 것”이라고만 밝히며 직답을 피했다.

아울러 ‘미국의 사드 등 미사일방어(MD) 정책 담당자인 프랭크 로즈 국무부 군축담당 차관보가 2일부터 한국에 머물며 청와대 외교안보라인 관계자 등을 만나고 있다’는 해당 매체의 보도에 대해서도 “만나진 않은 것으로 안다. 만날 계획도 없다고 한다”고 잘라 말했지만, 과연 이같은 청와대의 답변이 사드 배치 결정이 끝난 마당에까지 진실일 수 있느냐가 문제다.

아울러 해당 매체가 전하는 바에 따르면, 사드 배치 문제를 논의 중인 한미 공동실무단이 군사적 효용성과 배치 지역 인구, 용지 조성비용, 주한미군 접근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칠곡을 사드 배치 최적지로 결론 냈다는 것인데, 군사분계선(MDL)과 상대적으로 가까운 경기 평택과 충북 음성, 강원 원주 등은 북한이 다량으로 보유한 스커드 미사일이나 장사정포의 사정거리 내에 위치해 있어 유사시 무용지물이 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당시, 사드 배치 문제와 관련한 국방부의 대답 역시 문제가 있다. ‘한미 공동실무단이 주한미군의 경북 칠곡 일대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위한 최적지로 결론 내렸다’는 보도에 대해 “결정된 바 없다”고 부인한 것이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을 통해 “(사드 칠곡 배치와 관련) 공동실무단의 (협의) 결과를 토대로 한·미 동맹 차원에서 결정하게 될 것”이라면서 “배치 시기, 지역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보도내용을 부인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더불어민주당의 한 위원은 “현재 여러 경로를 통해 ‘사드 칠곡’ 문제에 대해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면서 “아직 이렇다 할 결과는 없다. 이렇게 중대한 사안이 있는데, 국회에는 알리지도 않고 ‘깜깜이’로 사드를 칠곡에 배치하는 논의가 진행 중이라는 게 사실이라면 정부가 국가 안보 분야에 있어 국회를 완전히 무시하는 것”이라고 분개했다.

청와대와 국방부의 ‘깜깜이식’ 사드 배치 결정에 국민들이 어떤 반응을 나타낼 것인지가 관건이다. 반핵과 환경단체 및 시민사회단체는 일제히 한반도 사드 배치 관련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있어 향후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