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숙 의원과 김수민 의원 영장기각이 잘된 일인가? 박선숙 의원과 김수민 의원 두 국민의당 소속 의원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재청구가 29일 또다시 기각됐다. 30일 새벽 무사히 검찰청사를 나오는 박선숙, 김수민 의원의 모습을 보면서 국민의당은 가슴을 쓸어내리는 모습이다.

박선숙 의원과 김수민 의원 구속영장이 기작됐다는 소식을 접한 국민의당은 이날 저녁 23시59분에 국회 출입기자들에게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이용 손금주 수석대변인을 통해 긴급 논평을 내고 “검찰의 야당탄압 행태”를 맹렬히 비판했다.

▲ 20대 총선에서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을 받고 있는 국민의당 김수민 의원이 29일 오후 서울서부지방법원으로 2차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손금주 대변인은 “국민의당 박선숙, 김수민 의원의 영장 재청구 기각 결정에 대한 구두논평”이라는 제목으로 발송한 논평에서 “검찰의 부당한 영장재청구에 대한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손금주 대변인은 “검찰의 영장재청구는 애초부터 법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무리한 조치였다”면서 “더욱이 국민의당의 조직적 증거인멸 가능성을 재청구 사유로 서슴없이 기재하는 등 공당을 모욕하고 정당활동을 위축시키려는 조치였다”고 비판해 사실상 이번 박선숙 김수민 두 의원의 수사와 기소가 세칭 ‘공안몰이’식의 검찰수사였음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 20대 총선에서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을 받고 있는 국민의당 박선숙 의원이 29일 오후 서울서부지방법원으로 2차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손금주 대변인은 나아가 “국민의당은 검찰의 즉각적인 반성과 사과를 요구한다”면서 “또한 앞으로 남은 절차에서도 한 점 숨김없이 성실하게 협조할 것을 약속 드린다”고 밝혔다.

이로써 향후 진행될 검찰 수사는 난항을 예고하고 있다. 피의자를 신변확보 차원의 구금한 상태로 수사를 계속한다면 검찰이 소기의 목적을 어렵지 않게 달성하고 기소 후에라도 공소사실 유지에 필요한 내용을 강화할 수 있겠지만, 박선숙 의원과 김수민 의원 어느 한 쪽도 구속하지 못한 불구속 상태에서의 기소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박선숙 김수민 두 의원에 대해 두 차례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는 사실이 검찰과 국민의당의 대립에 있어서는 당분간 정치적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즉, 검찰은 재차 청구한 영장까지 기각됨으로써 당분간 적극적인 수사를 펼치는 데 한계와 부담을 느끼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검찰이 무리하게 청구한 영장 기각에도 불구하고 다시 영장을 청구한 것은 정당행위를 방해하려는 야당 탄압으로 볼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 힘을 얻어, 검찰은 여론으로부터 ‘검찰이 정치적 목적성을 갖고 결론을 박선숙 김수민 두 의원과 국민의당을 이미 목표로 삼고 꿰맞추기식 수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반면, 국민의당 분위기는 이날 박선숙 김수민 두 의원이 무사히 귀환하자 완전히 반전됐다. 검찰이 박선숙 김수민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하겠다는 당시만 해도 몹시 격분했던 국문의당 지도부와 의원들은 연일 공개 회의석상에서 검찰의 수사행태를 맹렬히 비판했다.

이에 덧붙여 지난 28일에는 국민의당 일부 의원들이 대검찰청과 법무부를 항의 방문하는 등 검찰과 ‘당의 명운’을 걸고 일전을 벌이려는 결기까지 다졌다. 이처럼 격앙됐던 당내 분위기가 박선숙 의원과 김수민 의원의 무사귀환으로 호전된 분위기로 돌아섰다.

국민의당 입장에서 보면 일단 검찰이 처음부터 의도를 갖고 김수민 사태를 무리하게 수사했다고 여론몰이를 이어갈 수 있게 됐고, 향후에도 검찰 수사와 기소 후 공판과정에서의 검찰측 주장에 대해선 비협조와 반격으로 일관할 수 있는 우위를 점한 셈이다.

박선숙 김수민 두 의원의 무사귀환은 안철수 전 대표의 대선가도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박선숙 김수민 두 의원이 구속됐고, 검찰이 공소사실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면 기소 후 재판은 신속하게 끝날 수도 있다. 대선이 내년 12월에 있을 예정이므로.

하지만, 박선숙 김수민 두 의원에 대해 재청구된 구속영장이 기각됨에 따라 검찰이 보강수사를 벌인 후 기소한다면 안철수 전 대표의 입장에선 대선까지 시간을 벌 수 있다. 또한 검찰이 현재까지의 수사 내용만 가지고 박선숙 김수민 두 의원을 불구속기소한다 해도 재판은 대법원 확정판결이 있기까지는 충분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안철수 전 대표의 사퇴한 이유 가운데 가장 컸던 부분이 박선숙 의원과 김수민 의원의 리베이트 의혹이 불거진 것 때문이라는 사실은 이미 자타가 인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행히도 박선숙 김수민 두 의원 모두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행여 어느 한 쪽이라도 구속됐다면 이야기는 또 달라질 수 있다. 안철수 전 대표에겐 행운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박선숙 김수민 두 의원의 리베이트 의혹 사건과 관련해서 국민의당과 안철수 전 대표가 행운 또는 사필귀정이라고 환호할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국민들은 국민의당에서 이런 사태가 발생했다는 것 자체를 질타하는 것이지, 국민의당과 박선숙 김수민 의원이 복식조를 이루어 검찰과 진실공방을 벌이는 것 자체엔 별다른 관심이 없다는 것을 국민의당이 직시해야 한다.

국민들은 엄청난 혈세로 운영비와 경비를 충당하고, 구성원 급여를 지급하고 있는 국민의당이나 검찰이, 국민을 위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집단의 명예와 자존심, 목적성을 위하거나 심지어 상부의 지침에 의해 소모적인 공방으로 일관하고 있지는 않은지를 지켜볼 뿐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검찰이야 차치하더라도 안철수 전 대표와 국민의당, 박선숙 의원, 김수민 의원 등을 비롯 모든 정치권이 깊이 자성해야할 대목으로 보인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