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박준영 의원 구속영장이 두 번째 기각됐다. 박준영 의원의 구속영장 기각은 박선숙과 김수민 두 의원의 영장 두 번째 기각에 이은 국민의당 입장이나 검찰의 입장은 일대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국민의당은 20대 총선 후 박준영 의원과 박선숙 의원, 김수민 의원까지 모두 각각 두 차례씩 구속영장이 청구되어 모두 기각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발생한 데 대해 ‘우쭐’하는 모양새다.

지난 1일 박준영 의원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법원이 기각하자 국민의당은 즉각 환영의 뜻을 표하면서 마치 “이젠 됐다!”는 안도의 숨을 쉬는 것처럼 보이지만, 반면 검찰은 국민의당 박준영 의원 등 3명의 의원 모두 재청구한 구속영장마저 기각되면서 ‘무리한 수사’와 ‘정치검찰’이라는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 국민의당 박준영 의원이 지난 1일 저녁 늦게 검찰청사에서 나오고 있다. 박준영 의원은 이날 검찰에 의해 청구된 구속영장이 법원에 의해 기각되면서 다소 안도의 숨을 쉴 수 있게 됐다.

국민의당이 박준영 의원 구속영장의 기각으로 기세등등한 모양새를 표정을 애써 감추지 않는데는 이유가 있다. 특히, 국민의당 리더를 맡고 있는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검찰과의 악연이라면 이를 갈고도 남음이 있을 법도하다. 더욱이 국민의당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이날 박준영 의원의 영장 기각 소식이 여느 때보다도 더 기쁜 희소식으로 들릴 수 밖에 없다.

지난 20대 총선이 끝난 직후 국민의당은 박준영 의원을 필두로 현역 의원이 3명이나 검찰 수사선상에 올랐다. 안철수 전 상임 공동대표가 내세웠던 ‘새정치를 표방한다’던 당의 이미지는 크게 손상됐다. 하지만, 이번에 법원이 박준영 의원을 비롯해 국민의당 소속 3명 의원 모두에게 영장을 기각함으로써, 국민의당 이미지는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게 됐다.

또한 국민의당 입장에선 박준영 의원의 경우 단독으로 혐의를 받고 있지만, 박선숙 의원과 김수민 의원 사태와는 사건의 성격도 다르고, 다루는 사안도 별개였지만, 어쨌든 국민의당 입장으로서는 소속 의원 3명이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수사를 받아왔던 만큼, 이번 영장 기각을 기점으로 검찰에 대한 반격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공천헌금 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박준영 국민의당 의원(전남 영암·무안·신안)에 대한 구속영장이 다시 기각된 것은 지난 1일 오후 10시35분쯤이다. 서울남부지방법원 한정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도주 우려가 없고 검찰이 이미 광범위한 증거를 확보해 추가로 증거를 인멸할 우려도 없다”면서 “법률적으로 피고의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성이 있다”는 게 구속영장 기각의 이유다.

이날 오전 박준영 의원은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일찌감치 법원에 출두해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후 검찰청 감치소에서 대기하다, 이날 저녁 늦게 기각이 결정된 후 서울남부지검 청사를 나서면서 “사법부가 공정한 판단을 해주신 것에 감사드린다”면서 “앞으로 공정한 법의 심판을 받겠다”고 밝혔다.

박준영 의원은 또한 자신과 관련한 혐의에 대해 “우리나라 정치가 선진국으로 가는 길목에서 걸림돌이 돼선 안되겠다는 생각에 신당을 추진했는데 그 부분에서 약간의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면서 “국민과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기에 이 일을 하면서 앞으로 공정한 법의 심판을 받겠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박준영 의원이 무사히 검찰의 손아귀를 벗어나자 국민의당은 곧바로 논평을 내고 박준영 의원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사실에 대해 “법원의 공정한 판단을 환영한다”면서 “법원은 우리 국민의당 박선숙, 김수민 의원에 이어 박준영 의원에 대한 영장 재청구까지 기각했다. 우리 당은 앞으로의 절차에도 성실히 임할 뿐만 아니라, 국민을 받들고 격차를 해소하며 검찰개혁 등 현안을 해결하는 소명을 이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이날 소감을 피력했다.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도 2일 오전 TBS 라디오 ‘열린아침 김만흠입니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박준영 의원 등 당 소속 의원이 3명이나 검찰 수사를 받은 것을 염두에 둔 듯 “검찰이 자체적으로 개혁한다고 하니깐 여당에서는 부정적이지 않겠느냐. 저는 이게 (국회 검찰개혁특위 구성) 잘 될 거 같지 않다”면서 검찰 자체개혁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내놨다.

박준영 의원은 특히 ‘최근 국민의당 박선숙 의원과 김수민 의원, 박준영 의원이 차례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재차 기각된 것과 관련해선 “박선숙 의원과 김수민 의원, 박준영 의원 등에 대한 수사 처음의 구속영장 청구 자체가 좀 무리가 많았다”고 검찰의 무리한 수사를 강도 높게 질타했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