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티파니 욱일기 논란 파장이 일파만파다. 이번 티파니 친일 색채 논란은 지난 15일 광복절은 맞아 걸그룹 소녀시대 맴버인 티파니가 자신의 SNS 계정에 한국인 정서와 광복절이란 엄숙한 시기 걸맞지 않은 ‘친일’ 성향을 의미하는 사진을 올리자 네티즌이 공분하면서 시작됐고, 이와 같은 티파니 논란은 이틀이 지난 16일 현재까지도 잦아들지 않고 있다.

티파니 ‘친일 색채’ 논란과 공교롭게도 박근혜 대통령의 ‘안중근 의사’ 관련 잘못된 발언이 맞물렸다.

▲ 티파니가 15일 자신의 SNS계정을 통해 '티파니 친일 색채'로 오인받을 수 있을 행동에 대해 친필로 사과문을 게시했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16일 현재 이 사과문의 진정성 여부를 놓고 또다른 논쟁으로 치닫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티파니의 SNS계정을 이날 오전 갈무리했다.

티파니 논란과 박근혜 대통령 논란은 공통점이 8.15 광복절에 일었다는 것으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5일 서울시 세종로 소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1주년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해 경축사를 하는 과정에서 안중근 의사의 업적을 인용하다가 안중근 의사가 뤼순 감옥에 갖혀 있다가 순국한 사실을, ‘하얼빈’이라고 잘못 말해, 네티즌들의 비판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티파니 논란과 박근혜 대통령의 안중근 의사 관련 발언 논란의 공통점은 또 하나 있다. 시점이 광복절이라는 것 이외에도 두 사람 모두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박근혜 대통령은 국가 행정부의 수반으로서 일개 연예인과 단순히 인물을 비교하자는 것은 아니다. 티파니와 박근혜 대통령의 논란은 바로 국민들 관심의 최정점에 있은 이들이 갖고 있는 ‘잘못된 역사인식’이거나 ‘잘 모르는 역사적 지식’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SNS상의 한 네티즌은 문제의 “티파니 스티커를 보니... 욱일기 설정 ‘실수가 아니다’”라고 비판했고, 또 다른 이는 박근혜 대통령의 안중근 의사 관련 잘못된 발언을 놓고 “역사를 얼마나 많이 연구했으면 ‘역사를 모르면 혼이 없는 것이고 역사를 잘못 배우면 혼이 비정상’이라고 공언하더니, 이나라 독립운동사에서 가장 상징적인 안중근 의사 관련 역사조차 모르는 대통령”이라고 날선 비판을 가했다.

트위터 대화명 ‘양지와그늘’은 “박대통령 ‘안중근 의사 순국장소가 하얼빈?’ 말실수 논란”이라는 제목의 관련 기사 주소를 링크(홈페이지 게시판 주소를 다른 게시판에 연동시킴)하고 “"티파니와 이분 중 누가 더 한심?”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양지와그늘의 지적에 대해 “경중을 따지자면 티파니 보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건국절 운운한 분의 잘못이 만 배는 무거울텐데...”라는 답글이 달려, 박근혜 대통령의 안중근 의사 관련 잘못된 역사지식에 대한 지적과, ‘건국절’을 언급한 대목까지 싸잡아 비판했다.

특히, 티파니 논란을 보도한 한 종합편성체널 방송사에 대해 의미심장하게 비판한 네티즌도 있었는데, 그는 “(종편 방송의 실명을 거론하며) 저 종편 기레기 앵커는 티파니 얘기 하면서 돼지 멱따듯 왝왝 거리는데, 박근혜가 안중근 의사 잘못 얘기 한 거에 대해서는 과연 어떻게 했을까? 내가 보기엔 티파니보다 박근혜가 훨씬 더 심각한데...”라고 티파니와 박근혜 대통령을 비교했다.

티파니의 사과도 또다른 논란을 낳았다. 티파니는 ‘친일 색채’ 관련 논란이 일파만파 퍼져나가자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직접 손으로 쓴 글씨로 사과문을 올렸다. 하지만, 티파니의 이런 사과문은 곧바로 진정성 논란에 재차 휩싸이고 말았다.

한 네티즌은 티파니의 사과문에 대해 “8월14일은 전세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날이다. 아무리 미국에서 있다가 왔다고 해도, 한국에서 활동한 시간이 얼마인데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느냐? 더욱 화나는 것은 ‘개발 새발’ 갈겨댄 사과문인데 문장 어디에도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또다른 이는 “티파니가 친필 사과문을 올렸단다. 읽어보니 반성은커녕 ‘내가 왜 반성해야 하느냐’는 식이네. 반성이란 최소한 무엇이 왜 잘못됐는지가 있어야하고 또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구체적인 각오도 담겨야 하고, 반성의 의미로 스스로 어떤 속죄를 할 것인지 밝혀야 하는 거 아닌가?”라면서 글 말미에 “나? 학교 다니면서 반성문 한두 번 써본 사람 아니다”라고 일침했다.

네티즌들 사이에는 티파니 논란을 놓고 격한 논쟁도 벌어졌다. 티파니를 옹호하는 네티즌과 티파니를 비판하는 네티즌의 논쟁은 갈수록 수위가 높아가고 있는데, 자칫 잘못하면 상대에 대한 공격성 발언이 법적 처벌을 받을 수준까지 이른 위험한 글들도 적지 않았다.

트위터 아이디 ‘@wild***27’은 “이게(상대방) 티파니 광신도 수준이다. 뭘 잘못 했는지. 뭘 말하는지도 몰라. (무조건 티파니 편이라서) 티파니 욕하는 것은 못 봄. (티파니가) 아무리 잘못해도 상관없어, 관심도 없고”라고, 상대편의 글에 맹렬한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또다른 네티즌은 “티파니 욕하는 애들 걍 원래 있던 안틴 줄 알았는데, 방금 댓글들 보니까 진심으로 티파니 죽을죄 지었고, 그러니 망해야하고 내가 망하게 할 수 있는 힘과 권한이 있다고 믿는 거 같아서 무서워짐”이라고 논쟁을 읽은 소감을 내놓기도 했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