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장 이철성 내정자가 청문회를 받는다. 이철성 내정자는 19일 국회 청문회에 출석해 이철성 내정자가 경찰청장 자격에 부합하느냐에 대한 도덕성과 준법성 등에 대해 강도 높은 검증이 이뤄질 전망이다.

하지만 이철성 경찰청장 내정자에 대해 이미 여러 가지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군포갑)은 지난 18일 오후 늦게 이철성 경찰청장 후보자의 23년 전 음주운전 사고 관련 기록을 확보해 공개하고, 인사사고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면서 당시 중앙선 침범을 한 내용과 인사사고 기록이 없어 사건을 은폐, 축소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 이철성 경찰청장 후보자 국회 청문회가 19일 예정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김정오 의원과 국민의당 장정숙 의원이 이철성 경찰청장 후보자의 지난 23년전 음주운전 교통사고가 결코 작은 사고가 아이었다는 축소 의폐 의혹을 새롭게 제기했다.

아울러 국민의당 장정숙 의원(비례대표) 또한 같은 이철성 내정자가 일으킨 사건과 관련해 피해차량이 전파되어 폐차됐음에도 불구하고 사고 관련 아무런 기록이 남지 않은 것은 조직적인 은폐한 정황이라는 의혹을 추가로 제기했다.

우선 김정우 의원이 공개한 보험사의 사고기록을 보면, 이철성 경찰청장 후보자는 사고 당시 음주운전을 했을 뿐 아니라 중앙선을 침범한 사고를 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철성 후보자가 그동안 23년 전 교통사고에 대해 단순히 “음주운전”이라고만 설명해 온 것과는 다른 내용이다.

김정우 의원에 따르면 남양주군 별내면에서 있었던 사고 당시 피해 차량은 모두 2대였던 점도 새롭게 드러났는데, 피해 차량 가운데 한 대는 당시 사고로 610만5650원의 재물적 피해를 입었고, 또 다른 한 대는 101만9670원의 같은 피해를 입었다. 두 대의 피해 금액이 총 712만5320원에 달한 대형사고였던 것이다.

하지만, 당시 이철성 내정자로 인해 발생한 차량사고로 인한 피해차량에 탑승한 인원은 확인이 어렵다고 보험사 측은 밝혔고, 대인피해 내역도 “당사 처리내역이 없다”고만 대답했다. 반면, 김정우 의원실이 교통사고 전문가에 문의한 바에 의하면 “중앙선 침범이라 함은 주행 중앙선을 넘은 교통사고이기 때문에, 인명 피해가 없을 수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피해자와 보상 합의를 이면으로 했을 경우 보험사에 대인 피해 보상 기록은 없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김정우 의원은 이에 대해 “후보자가 대물피해만 있고 인적 피해는 없다고 주장했지만, 당시 사고 관련 기록을 보니 음주운전 외에 중앙선 침범까지 포함된 사고였던 것이 새롭게 확인됐다”면서 “또 2대의 피해 차량이 있었던 사실이 드러난 바 당시 사고 차량에 탑승해 있던 사람들의 피해도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이철성 내정자의 이같은 해명에 대해 김정우 의원은 다시 “이철성 후보자가 음주운전 사고에서, 중앙선 침범 사실을 숨긴 것도 문제지만 만일 대인사고가 있었는데 대물사고만 있었다고 거짓으로 소명했다면 이는 후보자로서 도덕성에 매우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정우 의원은 이에 더 나아가 최근 논란의 중심에 있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후보자 검증 책임이 있는 청와대 민정수석이 후보자의 정확한 사고 내역에 대해 제대로 검증을 했는지 의문”이라면서 “이같은 의혹에 대해 후보자와 검증책임이 있는 청와대 민정수석은 정확하게 소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우 의원이 이날 공개한 이번 사고 기록이 공개되기 전에 이철성 후보자 측은 교통사고 경위와 관련해 “남양주 경찰서의 사고조사를 통해, 교통사고는 물적 피해 외에 인적 피해가 없고 종합보험에 가입돼 있어 ‘공소권 없음’으로 처분되었고, 이철성 내정자의 음주운전 부분(혈중알콜농도 0.09%)이 인정되어 벌금 100만 원의 처분을 받았습니다. 물적 피해 견적이 얼마 나왔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사고처리 과정에서 보험회사에게 피해자가 원하는대로 조치를 해달라고 얘기했습니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또한 이철성 내정자의 음주운전 결과를 경찰청에서 인지한 시기 및 승진심사 반영 여부를 묻는 김정우 의원실의 질의에 대해 경찰청은 “인사기록 등 자료상으로는 사실 확인을 할 수 없으나, 23년 전의 일이고 1995년 12월 일반사면이 있었으며, 1997년 경정 승진 때는 시험으로 승진했기 때문에, 승진심사에는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시 국민의당 장정숙 의원에 따르면 당시 사고 수습을 했던 현대해상의 사고 기록을 보면, 이철성 후보자의 과실 내용으로 ‘음주, 중침(중앙선침범)’이 분명히 명시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이철성 후보자가 중앙선을 침범해 사고를 유발했을 당시 대물 피해차량은 모두 2대이며 세피아 차량의 피해금액은 6,105,650원, 봉고코치 차량의 피해금액은 1,019,670원으로 확인됐다. 사고가 일어났던 1993년 당시 세피아 차량의 가격을 감안할 때, 차량이 전파되었을 것으로 짐작되는 대목이다. 또, 이철성 후보자의 차량 역시 사고 후, 피해상황이 심각해서 다음 달인 1993년 12월에 폐차한 것이 확인됐다.

이철성 후보자의 중앙선 침범으로 인한, 사고 차량이 3대인 점과 이중 적어도 2대는 차량이 전파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대형 사고인 점을 감안해보면, 대인 피해 상황은 기록에 남아 있지 않다는 게 이상할 정도다. 이정도 규모의 대형 교통사고에서 대인 피해가 있었을 것으로 짐작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관련 기록은 없는 상황이다.

또한, 이철성 후보자로 인해 발생한 이런 대형 교통사고가 입건된 내용조차 없는 상태다. 중앙선을 침범해 반대차선 차량 2대를 들이받고, 사고차량과 피해차량은 전파된 상황에서, 대인 피해가 없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는 게 장정숙 의원의 지적이다.

이철성 내정자와 같은 음주운전으로 인한 대인 피해가 발생할 경우, 우선적으로 운전자가 입건되는 경찰의 일반적인 교통사고 처리과정과 크게 어긋나는 부분이라는 것이다. 장정숙 의원은 이에 대해 “상식에 맞지 않는 이러한 조치는 후보자가 경찰의 지위를 이용해, 조직적으로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한 것으로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장정숙 의원은 또 “백주 대낮에 경찰공무원이 술을 마시고, 음주운전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경찰청장은 물론, 경찰공무원으로 복무할 자격조차 없다”면서 “그런데 이철성 후보자는 술을 마시고, 음주운전을 했을 뿐만 아니라, 대인 피해가 있을 것으로 짐작되는 대형 교통사고를 내고도 입건조차 되지 않았다”고 일침했다.

장정숙 의원은 끝으로 “이철성 내정자가 경찰이라는 지위를 통해 사고를 축소·은폐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면서 “이철성 후보자는 청문회를 받을 것이 아니라, 권한 남용 등으로 수사를 받아야 마땅한 상황이다. 청문회를 통해 음주운전 교통사고 축소·은폐 의혹을 명백히 밝히겠다”고 결기를 다졌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