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추미애 후보가 당대표에 당선됐다. 추미애 후보는 8·27전당대회에서 선출됐으며, 추미애 후보의 당선으로 더불어민주당은 그야말로 ‘친문당’, 즉 친문에 의한, 친문을 위한, 친문의 정당이 되고 말았다.

이종걸 추미애 김상곤 세 후보는 이날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를 놓고 최종적으로 당심을 잡으려는 ‘합동 정견 발표’를 한 후 현장투표에 돌입했다. 현장 대의원들의 박수와 환소, 연호 등은 추미애 후보가 가장 많았고 그다음 김상곤 후보, 이종걸 후보의 순이었다. 이때 이미 당대표는 추미애 후보가 당대표에 당선될 것을 예고하고 있었다.

▲ 더민주 추미애 후보가 당대표에 27일 서울 송파구 소재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진행된 8·27전당대회에서 당대표에 선출됐다. 추미애 후보가 이날 당대표 합동연설에서 대의원들의 당심에 대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27일 오후 1시부터 서울 송파구 잠실 소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8·27전당대회를 진행한 가운데 당대표 1명과 최고위원 3명을 각각 선출했다. 이날 전당대회는 3시30분부터 현장투표에 돌입했다.

이날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에는 추미애 후보가 압도적으로 당선됐으며, 최고위원엔 양향자 후보가 총득표율 57.08%로 유은혜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으며, 청년 최고위원엔 김병관 후보가 총득표율 55.56%를 획득함으로써 압도적으로 당선됐고, 노인최고위원엔 송현섭 후보가 제정호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5시까지 투표를 진행한 뒤 6시경 개표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다.이다. 다만 행사 진행이 지연될 경우, 30분 가량 결과 발표가 늦춰질 가능성도 예비해놨다. 이번에 선출된 차기 지도부는 내년 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당내 대선 후보를 배양하고 보호하는 보디가드 역할을 해야 한다.

아울러 대선주자를 선정함에 있어 무엇보다도 당의 균열이 없어야 하는 만큼 당 경선을 진행함에 있어 ‘공정’과 ‘단합’을 위하여라는 막중한 권한과 책임감을 안고 있다.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차 정기 전국대의원대회에서 김상곤(왼쪽부터), 추미애 후보가 당대표에 당선됐다.

이날 애초 당대표 후보로 나선 김상곤·이종걸·추미애(기호순) 후보 중에선 추미애 후보가 1강, 김상곤·이종걸 후보가 2중으로 분류됐었다. 때문에 별다른 이변이 없을 경우, 친문(親문재인)·주류 측 후보로 나선 추미애 후보가 유리한 것으로 점쳐졌다.

이날 추미애 당대표를 선출하는 과정은 전국 대의원 현장투표(45%)와 권리당원 ARS투표(30%), 전화여론조사(국민 15%, 일반당원 10%)를 합산했다. 최고위원 자리를 두고도 혈투가 벌어졌지만, 여성부문에선 유은혜·양향자 후보가 격돌했고, 청년부문에선 장경태·이동학·김병관 후보가 경합을 벌였다. 최고위원 자리는 전국 대의원 현장투표(50%)를 비롯해 여성·노인·청년 권리당원 ARS투표(50%)를 각각 반영해 선출됐다.

더불어민주당은 본래 노동·노인·민생·여성·청년 등 5개 부문에서 최고위원을 선출하려고 했으나, 선거인단이 미쳐 구성되지 못해 노동과 민생 부문을 제외한 노인·여성·청년 부문 최고위원만 뽑게 됐다.

이제 더불어민주당은 추미애 당대표의 새로운 체제가 당을 이끌 것임에 따라 김종인 대표의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7개월의 활동을 마치게 됐다. 김종인 대표 체제는 그동안 중도·실용 노선을 유지해왔지만, 이에 체제와 정체성에 있어 더불어민주당의 좌클릭은 분명해졌다.

실제로 전당대회 이전부터 김상곤·이종걸·추미애 세 후보 가운데 누가 당 대표가 되든 향후 당의 노선과 색깔이 바뀔 가능성이 커 보인다는 게 중론이었다. 분당 사태로 4분5열됐던 더불어민주당에 문재인 전 대표의 대타로 나선 김종인 대표는 당을 빠르게 정비하고 4월 총선에서도 승리를 거뒀다.

당시 김종인 비대위 체제는 국론이 첨예하게 맞부딪는 사안에서 기존 친노 색깔을 빼며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며, 때로는 문재인 전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기도 하고, 김종인 당대표와 지도부가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때문에 김상곤·이종걸·추미애 세 후보 가운데 누가 당대표가 되고 어떤 체제로 정비가 되든 김종인 대표가 경제민주화를 기치로 걸고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대안 제시에 집중하며, 수권정당의 입지를 다졌던 것과는 다른 정체성을 띨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당권 도전에 나선 김상곤·이종걸·추미애 세 후보가 모두 당의 정체성을 강조하면서, 그동안의 중도·실용 노선도 변화가 불가피해 보이는데, 추미애 후보는 그간 전당대회 과정에서 “강한 야당 만들고 구체적인 정책 비전을 제시해 국민에게 신뢰받는 당으로 거듭나자”고 주장해왔다.

당의 혁신을 이끌었던 김상곤 후보도 “‘당의 지향성’을 명확히 해야 하고, 등 돌린 호남민심을 되찾아야 한다. 우리 당을 확실한 민생 복지 정당, 자치 분권 정당, 플랫폼 정당으로 변모시켜 수도권의 압도적 지지를 이끌어 내겠다”고 호소해, 김종인 대표와는 선을 분명히 그었다.

이종걸 후보도 “김종인 전 대표의 체제를 그냥 밀고 나간다는 것은 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김종인 대표 체제와의 고별을 고한 셈이다.

이제 김상곤·이종걸·추미애 당대표 체제가 출범하게 되면서 당의 좌클릭은 확실해 보이는 상황이다. 때문에, 내년 대선을 앞두고 당의 노선에 대한 내부 논쟁이 김상곤·이종걸·추미애 당대표를 중심으로 거세게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