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산사태 소식과 함께 낙석 및 시설물 파손 등 울릉도 지역 집중 폭우로 인한 침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경북 울릉군에 따르면 30일 오후 4시30분쯤 울릉읍 사동리에 있는 가두봉 피암터널이 산사태로 붕괴됐다. 이 터널은 울릉도 일주도로 구간 가운데 하나로, 이미 통행을 통제한 상태에서 사고가 다행히 차량과 인명피해는 없었다. 사고 발생을 미연에 방지한 조치 때문이었다.

이날 오후 4시20분쯤에는 울릉읍 도동리 울릉초등학교 인근 건설현장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토사가 흘러내렸다.

▲ 울릉도에 집중 폭우로 인한 산사태 소식이 알려진 가운데 사흘동안 내린 호우로 여행객이 결항하면서 여행객 5백여명이 울릉동에 발목이 잡혀있다. 기사에 삽입된 이미지는 울릉도 관광안내도를 갈무리했다.

울릉군과 소방당국이 울릉도 산사태 피해현황을 파악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또 울릉도 사동~구암 일주도로 10여 곳에서 낙석과 산사태가 발생하고 낙석 방지철책 등이 심하게 파손됐다.

울릉도는 산사태 뿐만이 아니라, 이번 폭우로 인해 도로 곳곳이 통제되고 있다. 울릉읍 도동리 울릉터널에서 서면 남양리 구암까지 약 10㎞ 구간은 지난 28일부터 순차적으로 통행이 제한됐다. 북면 천부리 죽암에서 선목해안까지 2㎞ 구간도 28일부터 통행이 차단됐다.

이와 같은 조치로 인해 울릉도와 육지를 연결하는 여객선도 통제되고 있는데 현재 포항 경북 2척, 울진 후포 1척 등 5항로 9척이 통제됐다. 울릉 항포구에는 190여 척의 어선이 높은 파도를 피해 대피하는 바람에 이곳을 여행 중인 여행객들의 발길이 묶여 있다.

울릉도에는 지난 28일 29.7㎜, 29일엔 220.5㎜가 내렸고, 30일은 오후 5시 현재 130.6㎜의 집중 폭우가 쏟아졌다. 사흘간 강수량은 380㎜를 넘고 30일 오후 4시를 기해 호우경보가 발효됐다. 울릉도 산사태 역시 울릉도에 최근 사흘간 무려 380㎜의 폭우가 내리면서 약해진 지반으로 인해 터널이 무너지고 산사태가 발생하는 등 곳곳에서 인명과 재산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울릉소방서는 30일 울릉읍 도동리 울릉초등학교 인근 건설현장 주변에서 이날 오후 4시20분쯤 산사태가 발생해 건설현장과 가정집 일부를 덮쳤다고 밝혔다. 이때문에 주민 1명이 경상을 입었고, 공사현장 인부 1명이 중상을 입고 울릉도내 울릉의료원으로 후송됐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후 4시30분쯤 울릉읍 사동리 소재 길이 50여m의 가두봉피암터널이 이날 오후 4시30분쯤 산사태로 무너졌다. 이 터널은 섬 일주도로(총 개설구간 40㎞) 구간에 있다. 울릉군과 경찰이 통행을 통제한 상태에서 터널붕괴에 따른 차량파손과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폭우때문에 울릉읍 사동리 일대에서 주택 12채와 자동차 15대가 침수됐고, 울릉읍내 복개천이 범람하면서 하천 주변 일부 주민이 대피하기도 했다. 또 울릉군 서면 통구미~남양터널 구간을 비롯해 울릉읍 울릉터널~서면 남양리 구암 구간, 북면 천부리 죽암~섬목 구간, 북면 현포항~평리마을 구간 등 도로 곳곳이 순차적으로 통제됐다. 이에따라 울릉도 각 지역 주민들의 이동불편이 커지고, 택배·우편물 배달도 불가능한 상태이다.

울릉~포항, 울릉~후포 등 섬과 육지를 연결하는 여객선도 지난 26일 울릉~포항 노선을 시작으로 운항이 전면 중단돼 육지로 나온 울릉주민 300여명과 울릉도로 들어간 관광객 200여명 등 500여명의 발이 5일째 울릉도에서 발이 묶였다. 울릉도 저동항에는 어선 150여척이 긴급 피항해 있다.

울릉도에는 28일 29.7㎜, 29일 220.5㎜의 폭우가 내린데 이어 30일 오후 5시 현재 130.6㎜의 비가 내리는 등 최근 사흘동안 380㎜ 이상의 강우량을 기록했다. 울릉도에는 30일 오후 4시를 기해 호우경보가 발효중이다.

울릉도 울릉군의 한 관계자는 “이번 집중 호우로 인해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해 피해상황을 집계하는 중”이라면서 “피해는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울릉도 폭우 관련 피해 상황을 전했다.

화산섬인 울릉도는 땅속 지열에너지 자원이 육지에 비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30일 울릉도 친환경에너지 자립섬㈜이 밝힌 바에 따르면 최근 울릉도를 구조 탐사한 결과 땅속의 온도가 국내 평균보다 최고 4배까지 높게 나타났다.

울릉도 4곳(동·서·남·북) 땅속 1㎞에서 63.5~99.2도의 고온 지열자원이 확인됐으며 국내 평균 25도보다 월등히 우수해 경제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등이 2011년부터 올해까지 지열 자원 탐사 및 개발 전문업체인 ㈜넥스지오와 전력연구원,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용역 조사를 거쳐 나온 결과다.

울릉도 친환경에너지 자립섬은 경북도와 울릉군, 한국전력, LG CNS, 도화엔지니어링이 670억원을 출자해 지난해 만든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이 SPC는 2020년까지 총 2685억원을 투입해 기존 디젤발전 중심의 전력 공급체계를 친환경에너지로 대체해 ‘탄소 제로섬’으로 조성하는 게 목표다.

지열의 우수성을 확인한 친환경에너지 자립섬은 울릉도를 탄소 제로섬으로 만들기 위해 이를 최대한 활용하기로 했다. 우선 당초 계획했던 신재생에너지 핵심 설비인 연료전지(LNG·설비용량 23㎿)를 배제하고 지열을 4㎿에서 12㎿로 3배 늘릴 방침이다. 나머지는 태양광 0.6㎿, 풍력 6㎿, 소수력 0.6㎿다. 앞으로 지열발전을 더욱 늘려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키기로 했다.

지열은 장점이 많다. 바람이 불지 않거나 비가 오면 가동을 멈추는 풍력, 태양광 등과 달리 언제나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는 데다 환경오염 물질 배출이 거의 없다. 유지보수비도 상대적으로 저렴해 경제적인 이점까지 지녔다. 반면 땅속 깊이 시추해야 해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드는 것이 유일한 단점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이번 용역 결과는 하나의 획기적인 사건”이라며 “앞으로 울릉도 친환경에너지 자립섬 조성사업이 탄력을 받게 될 뿐만 아니라 지열발전을 활용한 온천 및 태양광파크 개발 등 시너지 효과까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변수가 있다고 우려한다. 학계의 한 관계자는 “지열은 타당성 평가에서 좋은 결과가 나왔더라도 실제 착공해 보면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열은 지구가 생성될 때부터 땅속에 저장된 열과 지각을 구성하는 암석에 포함된 방사성동위원소가 끊임없이 붕괴하며 생성되는 열이 더해져 만들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경북 동해안이 해마다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는 소식도 있다. 특히, 높은 파도 등으로 백사장이 쓸려 나가고, 해안도로와 군 경계초소, 축양장 등이 무너지고 징후가 잇다라 발생하고 있는데, 이는 곧 동해안을 중심으로 해마다 축구장 10배 정도의 면적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태풍이 몰아치곤 하면 동해안 일대가 침식이 됐다가 시간이 지나면 다시 회복되곤 했지만 지금은 한번 쓸려 나가면 다시 복구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해 한동대학교와 ㈜지오시스템리서치가 경북 동해안 41곳의 연안침식 실태 조사한 결과 침식우심지역으로 분류되는 C, D 등급 지역이 33곳(80.5%)으로 전년(25곳, 60.9%)보다 22%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4년 동해안에서 유일하게 양호한 A지역으로 분류됐던 영덕 영덕읍 대탄리 해안도 보통인 B지역으로 악화됐다. 이런 동해안 침식이 울릉도와 독도에도 나타난다면 참으로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섬이 사라지면 우리나라의 영해 역시 엄청나게 축소되기 때문이다.

동해연안의 침식의 원인으로는 기후변화에 따른 수위상승, 대규모 매립 및 해양구조물 건설, 댐이나 보 등 하천수 자원 개발로 인한 토사 감소 때문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동대 안경모(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는 “해상에서 방파제 등 여러 가지 구조물이 설치돼 조류가 변하면서 연안 침식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더구나 육지에서 용수 확보를 위해 보와 댐을 건설하면서 물이 마르고 바다로 강이나 하천의 모래가 흘러가지 못하게 되면서 연안 침식이 더 빨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경상북도의 한 관계자는 이같은 침식 원인에 대해 “침식 심각지역에 최우선 정비사업을 시행하기로 하고 우선순위로 8곳을 지정, 232억 원을 들여 침식 피해에 대응할 계획”이라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침식상황의 정밀 진단도 계속해 나갈 방침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날 발생한 울릉도 산사태도 울릉도 지반 침식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울릉도 내에서 산사태와 지반 침식 역시 다시 복구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이같은 산사태와 지반침식이 자주 잃어나면 울릉도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가설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