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협 = 김지윤 기자]경북 경주에서 강진이 잇따라 발생하자 대피 요령을 알리기 보다 지진에 상시 대처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일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지진과 관련해 한수원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경수 의원실이 한수원에서 제출받은 고리·월성원전 '비상근무 상황일지'에 따르면 지난 7월5일 오후 8시 33분 울산 동쪽에서 5.0 규모의 지진 발생 한 뒤 고리원전은 1시간이 지나서야 비상발령을 내렸고, 월성원전은 지진 발생후 35분 뒤인 21시 08분에서야 위기경보 경계단계 B급을 발령했다.

한수원의 원자력 분야 현장 조치 행동 매뉴얼에는 발령기준이 관심(평시), 주의(C급, 리히터 규모 내륙 3.0~3.9/해역 3.0~4.4), 경계(B급, 내륙 4.0~4.9/ 해역 45~5.4), 심각(A급, 내륙 5.0 이상/해역 5.5 이상)으로 정해져 있다.

김경수 의원은 "규모 4.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면 상황판단 회의를 거쳐 비상 발령을 하게 된다"며 "지난 7월 5일 울산 지진과 지난 9월 12일 경주 지진처럼 일과시간 이후인 야간에 지진이 발생할 경우 상황판단 회의가 늦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고 설명했다.

지난 12일과 19일 경주에서 강진이 나자 고층 아파트 계단, 지하주차장 등지에서는 혼란이 일었다.

주민들이 아파트 계단을 급히 내려오느라 다치기도 했고, 큰 아파트 단지 지하주차장에서는 빠져나가려는 차들로 1∼2시간씩 탈출 행렬이 이어졌다.

아파트에 있던 한 경주 시민은 "아이들과 함께 탁자 밑으로 들어가는 게 옳은지틀리는지 정보가 엇갈려 순간 갈팡질팡했다"고 말했다.

지진을 흔히 겪는 일본에서는 건물이 흔들리는 정도로 지진이 발생하면 시민들이 출입문을 먼저 열어두고 가정에서는 가스 밸브를 잠그는 등 차분히 대처하는 데 익숙하다.

이어 침대나 탁자 아래로 들어가거나 여의치 않으면 욕실로 간다. 건물이 무너져도 욕실은 배관이 엉켜 대피할 공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한다.

진동이 이어지는 와중에 무리하게 건물 밖으로 나가려 했다가는 심리적 불안정으로 서두르거나 낙하물 때문에 다칠 소지가 더 크다.

평소 대피 통로를 숙지해두거나 사람이 많이 모인 곳에서 짧은 시간 안에 노약자와 어린이까지 모두 헤매지 않고 질서정연하게 대피하는 것도 중요하다.

일본에서는 또 사무실 등에 긴 로프를 상시 보관해두고 지진이 생기면 가장 먼저 탈출하는 사람이 로프를 끌고 나와 길잡이 역할을 하도록 해 혼란을 줄이고 있다.

공원 등에는 강도별 지진을 체험하고 대처법을 익힐 수 있는 시설도 마련해 놓고 있다.

                                                                       

 

김지윤 기자  dpdjxhtm123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