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경찰은 백남기씨의 시신 부검과 진료기록 확보를 위해 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진료기록 확보 부분만 발부하고, 시신 부검 부분은 “부검 필요성과 상당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기각한 바 있다. 그러나 경찰은 전날 백남기씨 시신이 안치된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을 압수수색해 백씨의 진료·입원 기록을 확보한 상태다.

또한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속 법의관 및 민간 법의학자 등 전문가 3명에게 기록 검토를 요청하고, 명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려면 부검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소견을 받아 26일 오후 늦게 검찰을 통해 백남기씨 시신 부검을 위한 압수수색 영장을 재청구했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법은 판단을 유보하고 부검 필요성을 입증할 소명자료를 추가로 제출하라고 경찰에 요구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고, 또 법원은 사인 규명에 부검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추가 소견, 부검 진행의 절차적 타당성 소명 등 여러 항목의 자료를 명시해 경찰에 문서로 추가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날 중으로 최대한 신속히 추가 자료를 작성해 법원에 제출한다는 방침이며, 영장 발부는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백남기 농민의 쾌유와 국가폭력 규탄 범국민대책투쟁본부’와 백남기씨의 유족은 경찰 물대포 살수를 명백한 사인으로 보고 부검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투쟁본부는 영장이 발부되면 검·경이 영장을 강제 집행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이를 저지하고자 현재 300명가량을 서울대병원에 집결시킨 상태다.

경찰은 법원의 영장 기각 결정에도 불구하고 영장을 재신청하는 등 부검 의지를 굽히지 않아 과잉진압에 따른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