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공직자와 언론인을 주로 상대하는 음식점들은 예상대로 김영란법의 ‘직격탄’을 맞았다. 법이 시행되자 서울 광화문과 여의도 그리고 세종시의 고급 식당가엔 손님이 뚝 끊기고, 식비는 무조건 ‘더치페이’로 내거나 한동안 직무 관련자와는 개인적인 만남을 갖지 않으려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청와대는 김영란법의 취지엔 공감하면서도 내수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일단 법이 시행됐으니 진행 상황을 지켜보고 문제가 있다면 국회에서 논의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무 부처인 국민권익위원회에는 하루 종일 문의전화가 폭주했고 서면신고는 한 건 접수됐다. 낮 12시쯤 경찰에 ‘학생이 교수에게 캔커피를 줬다’는 신고도 들어왔으나 금액이 적은 데다 신고자가 신원을 밝히지 않아 해프닝으로 끝났다. 김영란법 위반 신고는 서면으로만 받는 데다 섣불리 신고했다가 무고죄로 처벌받을 수 있어 무분별한 ‘란파라치’ 활동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어디까지가 업무 설명이고 무엇부터 예산 청탁인지 경계가 모호한데 명확한 해석이 없다”며 “개인적으로 사무실에서 콜라 한 캔도 안 받기로 마음을 정했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모 국장은 “김영란법 행동 요령이 불분명해 10월 약속은 아예 잡지 않고 있다”며 “한 달쯤 여유를 두면서 분위기를 살필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