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협 = 김병탁 기자]올해 7월부터 정부가 규제비용에 상응하는 폐지․완화 규제를 제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규제비용관리제를 총리훈령으로 규정하여 시행에 들어갔으나, 실제로 규제비용관리제 적용 대상은 전체 신설 규제 가운데 1.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무조정실이 김종석 국회의원(새누리당, 비례대표)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014.7월부터 올해 3월까지 규제비용총량제 시범사업을 실시한 후, 올해 7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규제의 신설‧강화로 인해 순비용이 발생할 경우 이에 상응하는 규제의 폐지‧완화를 유도하는 규제비용 관리제를 본격 시행하였다.

문제는 총리 훈령을 통해 규제비용에 상응하는 폐지․완화 규제를 제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음에도, 오히려 이 원칙을 지키는 경우보다는 비용관리제에서 제외되는 규제가 훨씬 더 많다는 점이다.

지난 7.19일 본 사업 시행 이후 신설 규제사무 265건 가운데 비용관리제 적용대상은 19%인 50건에 그쳤고, 이 중에 간편심사를 제외하면 1.9%인 5건만이 규제연구센터의 비용검증을 받았다. 사실상 98.1%의 신설 규제가 제대로 된 규제비용 심사를 받지 않은 것이다. [표1]

이 같은 본 결과는 이미 시범사업 단계에서부터 예견되었던 것이다. 국무조정실이 의원실에 제출한 ‘시범사업 규제비용관리제 적용실적(‘14.7~’15.12, 15개 시범부처 대상)’에 따르면 신설․강화 규제 304개 법령 중 총량제 적용대상은 116개로 전체 규제의 38%에 불과했다. 그나마 116개 가운데서도 74개는 비용이 경미하다는 이유로 소위 ‘간편심사(fast-track)’대상으로 분류하여, 규제연구센터(KDI)를 통한 엄격한 비용분석을 거치는 것은 전체의 13.8%에 그쳤다. [표2]

이에 대해 김종석 의원은 “사실상 대부분의 신설 규제가 엄밀한 의미에서의 규제비용심사 대상에서 제외되는 현실에서 규제비용관리제가 사실상 무력화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이대로는 제도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만큼 제도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규제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쳐야 하는 이런 중차대한 사안이 당초 계획대로 법률에 담기지 못하고 훈령으로 만들어 진 것에도 문제가 있다”며 “제도의 구속력과 실효성 등을 제고하기 위해 국회에 계류중인 규제개혁특별법안이 조속히 통과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병탁 기자  kbt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