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협 = 김병탁 기자]지난 7월 19일 시작된 현대자동차 노조의 파업은 오늘을 포함해 총 24차례, 78일째로 접어들었다. 이에 대해 오늘 5일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부산 해운대갑)은 “현재까지 13만1851대의 생산차질로 인해 약 2조9천억원이 넘는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라며 현대차 노조의 파업중단을 촉구했다. 더불어 같은 당 의원인 조원진(대구 달서구병), 신보라 의원(비례)과 함께 현대차노조 파업중단 촉구 국회 결의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소속 야당의원들은 현대차 노조 파업과 관련해 노조 위원들을 이번 국감에 증인으로 채택해 책임을 물으려 하는 여당 의원들의 주장을 반대하고 있다. 이로 인해 환노위에서 여야 간 대립이 현재 점차 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 5일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현대차 노조 파업을 두고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하태경 의원(부산 해운대갑)이 파업중단 촉구 국회 결의안 추진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현대차 주장에 따르면 이번 장기 파업으로 인해 약 13만대의 자동차 생산 차질을 포함해, 자동차 수출물량이 7만9천대가 줄어들었으며, 이를 돈으로 환산할 경우 약 11.4억불에 손실에 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하 의원은 자동차 산업은 국가기간 사업인 만큼 이번 손실에 대해 “현대차의 손실은 고스란히 국가 경제의 부담으로 전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그는 “무엇보다도 심각한 것은 현대차 협력업체들의 피해이다”라며, 현대차 장기 파업으로 인한 2차적 피해에 대해서도 깊은 우려를 표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서 산정한 현대차 1차 협력업체인 약 380개 사에서만 약 1조 3천억 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현대차 사측의 주장에 따르면, 올해 임금협상안 타결로 현대차 노동자들은 약 1억원에 육박하는 9641만원을 연봉으로 받을 수 있다. 그러나 1차 협력업체는 현대차 평균임금의 65%, 2·3차 협력업체는 30~35% 수준의 평균임금을 받는다. 이 점에 대해 하 의원은 “귀조노조의 이기적인 파업으로 인해 현대차 협력업체 근로자들은 직접적으로 생계 위협에 처하고 있다”라고 현재 파업 중인 현대 노조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하 의원은 “현대차 노조의 파업은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말하며 다른 동료 의원들과 함께 국회 상임위 차원의 정상화 촉구 결의안을 추진할 것을 밝혔다. 덧붙여 그는 “현대차와 같이 국가 경제와 수많은 근로자의 생계와 직접 연계된 기업의 파업 문제는 상임위 차원에서 반드시 다뤄져야 할 문제이다”라고 말했다.

하 의원은 “개별 기업의 파업은 노동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서 보호 될 수 있는 사안이지만 국가경제와 국내 여타 연관 산업 근로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큰 기업의 경우에는 일정 수준으로 제한을 둘 필요가 있다”라고 역설하며 큰 기업의 파업에 대한 종합적 대책이 시급히 마련될 것을 강조했다.

▲ 29일 여의도공원에서 양대 노조가 성과연봉제 반대 결의대회를 열었다.

한편 현대차 노조를 파업해 서울대 병원, 서울메트로, 한국철도 공사 등 20여개의 노조가 한 때 정부가 제시한 성과연봉제에 반대해 파업에 들어섰다. 지난 9월 29일에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노총)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의 소속 양대 노조 5만여 명이 여의도공원에 모여, △ 노조와 합의 없이 이뤄진 점, △ 쉬운 해고 △ 성과 평가에 대한 객관성 및 적절한 기준 마련 미흡 등을 주장하며 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에 대해 야당 의원들 일부는 양대 노총을 지지하기 위해 그 자리에 참석했다. 이날 참석한 의원으로는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서울 노원구을), 정의당에 삼성정(경기 고양시갑), 이정미 의원(비례), 무소속 윤종오 의원(울산 북구)이 참석해 양당 노조위원들을 격려했다.

현재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이 현대차 노조를 국감 증인으로 채택하기를 원하고 있으나, 환경노동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이 반대하고 있어 증인 채택을 두고 여야가 대립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김병탁 기자  kbt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