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11월14일 오후 민중총궐기 당시 집회에 참가했다 경찰의 살인적인 직사물대포를 맞고 현장에서 의식을 잃고 317일간 사경을 해매다 끝내 운명을 달리한 백남기 열사의 사인을 두고 “국회차원의 특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위원 일동은 6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와 같이 촉구하면서 “경찰의 故 백남기 선생 사망 사건 고의 은폐시도를 특검으로 규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는데, 이는 더불어민주당 뿐만 아니라 국민의당과 정의당도 이전에 주장한 바가 있어 야3당의 목소리로 봐야 하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이철성 경찰청장이 6일 눈을 지긋이 감고 백남기 열사 사망 사건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이철성 청장은 백남기 열사의 사망과 유가족에게 애도의 마음을 표했다.

이들 위원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경찰이 작년 11월 14일 민중총궐기대회 백남기 선생 사망 사건 관견 상황 속보를 고의로 은폐한 정황이 확인됐다. 경찰이 통상 30분 단위로 작성하는 상황속보 가운데, 유독 백남기 선생이 쓰러지고 병원에 실려 가신 시간대의 상황 속보만 존재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위원들은 이어 “이마저도 처음에는 작성 사실 자체가 없다고 하다가, 이후 폐기했다고 입장을 번복하고, 다시 김정우 의원이 법원에 제출된 경찰의 답변서 일부를 공개하자 그때서야 관련 자료를 제출한 것”이라면서 “6일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당일 작성된 상황속보 사본을 제출받아 확인한 결과, 경찰은 당일 16시45분에 작성된 상황속보(13보)와 20시30분 작성된 상황속보(19보) 사이의 5건의 상황속보가 누락돼 있었다”고 폭로했는데, 이는 경찰이 백남기 열사의 부상을 경찰이 고의적으로 은폐하려는 시도가 아니었겠느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들 위원들은 이어 “이 시간은 백남기 선생이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18시56분과 병원에 실력간 초기 상황의 상황 속보로, 백남기 선생에 대한 정보가 포함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시간대”라면서 “경찰은 유독 이 시간대 상황속보만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상식적으로 이는 납득하기 힘든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위원들은 나아가 “경찰이 자신들에게만 불리한 자료를 계속해서 은폐하고 감추는 것은 아닌지 의심가는 대목이다. 백남기 특검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면서 “국회 안정행정위원회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 위원 일동은 국회 차원의 특검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는 국회에선 최근 백남기 열사의 사인을 놓고 ‘병사’와 ‘외인사’에 대해 여야가 일반인 증인 채택을 두고 격론을 벌이고 있지만, 새누리당의 거부와 시간끌기 등으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국회 안전행전 위원회에는 이날 이철성 경찰청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했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이날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사망한 백남기 열사의 사건에 대해 국정감사 인사말을 통해 “유명을 달리하신 백남기 농민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는데, 이는 백남기 열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경찰 간부가 애도를 표한 것은 처음이다.

이철성 청장은 또한 “추후 여야 의원들과 함께라도 좋으니 조문을 가주셨으면 한다”는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요청에는 “여야 의원들과 함께 가는 것이라면 신중하게 검토해 보겠다”고 다소 진전된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