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협 = 김병탁 기자]우병우 민정수석은 21일 국감출석을 앞두고 청와대와 여당에서 우병우 수석의 사퇴 카드를 조심스레 끄집어 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16일 여권관계자들에게 우병우 수석을 교체하는 쪽으로 현재 생각이 기울고 있다고 전한 바 있으며, 새누리당에서 또한 여야 관계를 복원하기 위해 우병우 수석의 사퇴하는 것이 옳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21일 국감 출석을 앞둔 시점에서 우병우 수석에 갑작스러운 사퇴 소식은 여태껏 우병우 수석을 둘러싼 의혹을 파헤치기 위해 벼르고 있던 야권에 있어서 김빠지는 소리와 다름없다. 지금 야권에서는 ‘제 2의 이석수 감찰관 꼼수’가 아니냐는 말이 벌써부터 나올 정도로 이 시점에 우병우 수석 사퇴에 대해 무척 민감하다.

▲ 16일 청와대는 갑작스럽게 21일 국감 출석을 앞둔 우병우 민정수석에 관해 사퇴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17일 새벽 2시 중앙일보는 단독보도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이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교체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고 여권 관계자가 16일 전했다”며 이로서 우병우 민정수석에 사퇴 조짐이 기정사실화 되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당초 박 대통령은 우 수석에 대한 검찰 수사 발표를 지켜본 뒤 유임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었으나, 국정감사가 마무리되고 있는 데다 우 수석 거취로 인한 정국 혼란을 해소하고 안보 위기 대응에 집중하기 위해 결심을 한 것으로 안다’며 국감 이후 분열된 여야관계 회복을 위해 어쩔 수 없는 박근혜 대통령의 선택이었음을 전했다.

이 같은 청와대 심중에 변화에 대해 새누리당 관계자들은 “여야 관계를 복원하기 위해 우 수석을 사퇴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며 이번 청와대 결정에 대해 공감하였다. 실제로 여당 내에서 우병우 수석의 사퇴 쪽으로 의견이 기울어져 있었던 만큼 우 수석의 사퇴가 조만간 절차를 밟을 것으로 가늠된다.

하지만 갑작스런 우병우 수석의 사퇴에 대해 야권에서는 우 수석에 사퇴에 대해서는 공감하나, 21일 국감 출석을 앞둔 시점에 우 수석의 사퇴를 두고 ‘제2의 이석수 감찰관’ 꼼수‘가 아니냐는 강한 비판의 목소리가 쇄도하고 있다.

지난달 우병우 수석과 관련한 의혹을 파헤치기 위해 야당은 이석수 특별감찰관을 국감에 출석을 요구하였다. 국감출석을 며칠 앞둔 시점인 지난달 23일, 청와대는 여태껏 미뤄둔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사표를 수리하며 국감 출석 증인 채택을 막은 바 있다.

이번 결정에 대해 16일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마무리되고 있다. 이제 모든 시선은 우병우 안종범 두 수석의 국회 출석으로 모여 있다"면서, “관행을 들어 국회 출석을 피하겠다는 꼼수는 받아들일 수 없다” 우병우 수석과 안종범 수석의 증인출석을 요구했다.

우병우 수석과 안종범 수석의 출석을 두고 야3당의 강압적인 압박과, 국민들의 눈을 의식한 듯 지난 16일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우 수석이 기관 증인으로 채택됐으니 나오는 게 원칙이고 증언을 해주는 것이 지금으로선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 원내대표는“위원장 혼자 힘으로 나오라 마라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여야 간 합의를 해야 한다”며 “국회법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의사진행을 하겠다”고 우수석 증인 출석에 대한 자신의 입장에 여지를 남겨두었다.

지금 현재 우병우 수석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최고조에 달한 터라, 만약 우병우 수석이 사퇴를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사례 때처럼 국감 불출석까지 끌고 가기는 현재로선 새누리당에서도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사퇴 시에도 우 수석의 증인 출석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우 수석이 사퇴를 하면 국정감사에 출석하더라도 현역이 아닌 만큼 1-2시간 내 형식적인 감사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김병탁 기자  kbt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