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협 = 김지윤 기자]인조잔디 입찰담합을 했다는 이유로 조달청이 업체의 입찰 참가 자격까지 제한한 처분은 부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 강석규)는 효성과 이상운 효성 부회장(64)이 "입찰참가자격 제한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조달청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7일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14년 8월 조달청과 다수공급자계약을 맺은 효성 등 28개 인조잔디 공급업체들이 입찰 과정에서 담합한 사실을 적발했다.

이에 공정위는 해당 업체들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이 가운데 효성 등 17개사에 대해서는 과징금 73억6800만원을 물렸다. 또 5개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는 효성과 이상운 효성 부회장(64)이 "입찰참가자격 제한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조달청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이후 조달청은 지난해 3월 효성이 담합을 주도해 낙찰을 받았다며 국가계약법에 따라 효성에 2년간 입찰 참가를 제한했다.

효성 측은 인조잔디 공급계약 과정에서 담합을 주도한 적이 없다며 부당함을 주장하면서 같은해 6월 행정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효성이 담합을 주도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2년간 입찰 참가자격을 제한한 조달청의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효성 등은 2단계 경쟁입찰방식이 2009년부터 본격 시행되면서 사업자들 사이에 가격 경쟁이 심화되고 수익률이 악화될 우려가 커지자 이를 막기 위해 같은해 3월부터 담합행위를 했다"며 "업체들은 공동대응해 각자의 수익률 악화를 막을 목적으로 자진해 담합행위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효성이 비록 인조잔디 시장 점유율이 높고 입찰 및 낙찰 건수가 많으며 담합체계가 이미 형성된 후 담합의 일반적인 규칙을 만드는데 일부 관여했다고 해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다른 사업자를 설득, 종용하거나 회유해 담합을 이끌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공정거래위원회는 담합으로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어느 업체에 대해서도 주도자 가중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지난 2014년 8월 조달청과 다수공급자계약을 맺은 효성 등 28개 인조잔디 공급업체들에게 시정조치 및 과징금 부과처분을 내렸다.

이들 업체들이 지난 2009년 3월부터 2011년 9월까지 경쟁 입찰 과정에서 낙찰자, 제안가격 등을 사전에 담합했다는 이유였다.

조사결과 업체들은 이 기간 255건의 입찰에 참여하면서 유선연락 또는 모임을 통해 사전에 낙찰자, 제안가격 등을 합의하는 등 입찰자 간에 서로 상의해 입찰가격을 정하거나 특정인의 낙찰을 위해 담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낙찰자 결정에 수요기관의 자체 평가 순위, 영업 강세 지역 여부, 사다리 타기 등의 몇가지 정형화된 방법을 반복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2010년 6월에는 효성 등 상위 10개 업체의 직원들이 모여 최저제안가격방식의 입찰에서 최저 단가로 제안한 사업자에게 우선권을 주되 담합 대가를 서로 주고받는 등의 일반적 규칙을 만들기도 했다.

조달청은 지난해 3월 "효성이 이 사건 담합을 주도해 낙찰을 받았다"며 2년간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는 처분을 했다. 그러자 효성 측은 인조잔디 공급계약 과정에서 담합을 주도한 적이 없다며 소송을 냈다.

효성 측은 재판에서 사회통념상 받아들여지는 범위 안에서 출혈경쟁을 막기 위해 다른 업체들과 의견을 나눈 것이라는 등 주장을 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재판부는 "효성 등은 2단계 경쟁입찰방식에 함께 대응해 각자의 수익률 악화를 막을 목적으로 스스로 담합에 참여한 것"이라며 효성 측 손을 들어줬다.

이에 조달청 측은 지난 7일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냈다.   




 

김지윤 기자  dpdjxhtm123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