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정우 의원(경기 군포갑)이 19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백남기 열사 특검”을 주장했다. 김정우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18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경찰이 그동안 파기하고 없다고 주장했던 2015년 11월 14일 민중총궐기 관련 상황속보 전체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의 상황속보는 김정우 의원이 처음 경찰청 국정감사를 통해 그 존재 사실이 알려진 것”이라는 주장이다.

김정우 의원이 폭로한 이 보도 내용에 비추어보면 “이철성 경찰청장과 강신명 전 경찰청장 등이 그동안 국회에서 해 온 발언이 위증으로 드러난 것”이다. 첫 번째 거짓말은 상황속보의 존재 자체에 대한 이철성 청장의 증언이다. 이철성 청장은 지난 14일 국정감사에서 “법원에 제출된 상황속보 외에 현재 확인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김정우 의원이 지속적으로 제출을 요청해 온 14보에서 18보까지가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 언론 보도를 통해 이 역시 남아 있었음이 확인됐다.

▲ 더불어민주당 김정우 의원(경기 군포갑)이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강신명 이철성 두 전현직 경찰청장이 거짓말을 했다가 들통났다고 폭로했다.

경찰은 상황속보와 관련해 그동안 지속적으로 거짓말을 해 왔다. 처음에는 김정우 의원실에 “작성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가, 10월 6일 국정감사에서는 “열람 후 파기했다”고 하더니, 김정우 의원이 지난 5월9일 법원에 제출한 경찰의 답변서 내용을 공개하자 그제서야 일부만 제출했다.

두 번째 경찰의 거짓말은 백남기 선생의 부상 사실을 인지한 시점에 대한 위증이다. 강신명 전 청장은 지난 6월 29일 국회에서 열린 경찰청 업무보고에서 백남기 선생의 부상 사실을 언제 알게 되었냐는 질의에 ‘제가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는데 거의 9시가 넘어서 뉴스 자막방송으로 '농민 한 분이 부상을 당했다' 그런 자막방송을 봤다. 나중에 이 사건을 최초에 인지하게 된 경위 자체가 우리 기동대 부대에서 TV를,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농민 한 분이 부상당했다는....’라고 답변했다.

지난 9월12일 열린 국회 백남기 청문회에서도 구은수 증인(당시 서울청장)은 “저도 정확한 시간은 모르겠고요. 제 기억으로는 한 21시 넘어서 병원에 후송되고 난 다음에 일차적으로 응급실에서 수술이 어렵다는 그것까지는 그때 보고를 받았습니다. 무전은 경비 지휘망을 제가 듣고, 정보라인은 정보부장이 옆에 앉아 있으면서 들어오는 대로 저한테 구두 보고를 합니다”라고 말했다.

신윤균 증인(당시 4기동단장)도 “저는 20시40분 경에 (백남기 선생 부상 사실을) 알았다. 저희 4기동단 경무계에서 SNS하고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캡처해서 기동장비계장한테 쏘아준 것을 제가 보고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개된 상황속보 18보에는 백남기 선생의 이름만 없을 뿐, 부상 사실이 분명히 적시돼 있다. 강신명 전 청장과 구은수 전 서울청장, 신윤균 증인이 모두 거짓 증언을 한 것이다. 또 경찰은 법원에도 거짓말을 했다. 백남기 선생의 가족들이 제기한 민사 손해배상소송과 관련해 법원에 제출한 경찰의 답변서를 보면, “일반적으로 30분 단위로 작성되는 상황속보(20:30 기준으로 작성된 19보까지)에서도 (원고 백남기의 부상사실에 대한) 언급이 없었고, 21:00 기준으로 작성된 상황속보 20보에서 비로소 언급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부상 사실을 인지한 시간이 21시로, 부상 즉시 구호조치를 하지 않은 것은 몰라서였다는 주장인데 이 주장의 근거 자료로 경찰은 백남기 선생의 부상 사실이 보고된 18보는 쏙 빼고, 19보와 20보만 법원에 제출했다.

‘국회에서의 증언 감정 등에 관한 법률’ 제 14조(위증등의죄)1항은 “이 법에 의하여 선서한 증인 또는 감정인이 허위의 진술(서면답변을 포함한다)이나 감정을 한 때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다만, 범죄가 발각되기 전에 자백한 때에는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제15조(고발) 1항은 “본회의 또는 위원회는 증인 감정인 등이 제12조, 제13조 또는 제14조제1항 본문의 죄를 범하였다고 인정한 때에는 고발하여야 한다. 다만, 청문회의 경우에는 재적위원 3분의 1 이상의 연서에 의하여 그 위원의 이름으로 고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정우 의원은 “경찰이 상황속보가 존재하는데도 제출하지 않았다면 국회와 국민에게 거짓말을 하고 증거를 은폐한 것”이라며 “전현직 경찰청장이 국회에서 위증을 한 것에 대해 철저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김정우 의원은 “백남기 선생 부상 당시 상황속보가 없다고 했지만 언론에 의해 그 존재 사실이 확인되었고, 이를 통해 당시 현장 상황을 몰랐다는 경찰 전현직 수뇌부의 주장은 위증임이 증명되었다”며 “경찰이 자신들의 잘못을 숨기기 위해 있는 증거도 없다고 발 빼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하루라도 빨리 백남기 특검이 도입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백남기 열사는 지난 2015년 11월14일 서울 종로거리에서 있었던 1차 민중총궐기에 참여했다가 경찰의 직사물대포를 맞고 그 자리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수 317일동안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끝내 유명을 달리했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