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이경재 변호사 관련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이경재 변호사가 자신의 사무실 소재 건물에서 최순실 귀국 관련 해명을 했지만, 이같은 이경재 변호사의 변호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사건 조작 냄새가 난다”면서 각종 의혹을 추가로 제기한데 이어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이경재 변호사의 이날 입장 표명 기자회견을 문제 삼고 “검찰이 지금 대한민국 검찰인지 최순실 국선 변호인인지 구분을 못하고 있다”고 맹렬히 질타했다.

이경재 변호사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최순실 몸이 좋지 않아 검찰과 하루 정도 소환 늦추는데 ‘조율’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국회 야3당에게 ‘검찰의 비호’라는 또 다른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 이경재 변호사가 최순실 귀국 관련 입장을 내놓은 30일 국민의당 고연호 대변인이 즉각 국회 정론관에서 현안 브리핑을 통해 이경재 변호사의 최순실 귀국 관련 기자회견 내용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국민의당 고연호 대변인은 본지 기자와의 대화를 통해 ‘이경재 변호사 기자회견’과 관련해서 “검찰이 이미 봐주기식 수사를 하고 있다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면서 “국민의당이 특검에 대한 입장을 유보했다고 잘못 알려져 있는데, 대통령이 입명하는 특별검사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 우리는 개별 특검을 통해 제대로 된 진실을 파해쳐야 한다는 게 당론”이라고 설명했다.

정의당도 이날 오후 곧바로 긴급 상임위원회를 열고 심상정 대표는 ‘이경재 변호사의 이날 기자회견’ 내용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검찰은 피의자 최순실에게 무슨 의도에서 하루 휴식을 준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심지어 검찰은 긴급체보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소환 계획조차 아직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고 검찰 수사 행태에 대해 맹렬히 비판했다.

참고로 30일 오전 최순실 귀국과 관련 이미 선임되 있던 것으로 알려진 이경재 변호사가 자신의 변호사 사무실이 입주해 있는 서울 서초구 소재 정곡빌딩 1층 복도에서 최순실 귀국 관련 입장에 대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최순실 귀국관련 입장을 대변했지만, 이와 같은 이경재 변호사의 발표 내용은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의 의혹을 크게 증폭시켰다.

이날 오전 1시쯤 우상호 원내대표도 국회 본청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경재 변호사가 밝힌 최순실 귀국 관련 입장은 결국 “최근 몇 일 동안 발생한 사안 여러가지를 종합해보면 누군가 뒤에서 사건을 조작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면서, 이경재 변호사의 수박껍데기 핥기 최순실 귀국 기자회견에 대해 더욱 많은 의혹을 제기하면서 검찰의 불공정 수사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한편, 이경재 변호사는 이날 서울 서초구 서초동 소재 정곡빌딩 로비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최순실씨가 독일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영국 런던에서 귀국한 사실을 두고 “벨기에에 있다는 둥 덴마크에 있다는 둥 온갖 추축이 많아서 영국을 통해 귀국한 것”이라고 밝히면서, 최순실 귀국과 관련해서는 “검찰 수사에 응하기 위해서 브리티시 에어웨이 편으로 인천공항에 입국했다”고 사실관계를 확실히 했다.

이경재 변호사는 특히 최순실 귀국과 관련한 입장에서 “변호인과 동행하여 검찰 수사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최순실씨가 “‘장시간 여행으로 몸이 매우 지쳐있어 하루 정도의 휴식이 필요하다. 최순실씨는 검찰수사 순응 그대로 진술하고자 한다. 국민에 좌절 허탈감 가져다 줘 죄송하다’는 입장을 말했다”고 했다”면서 최순실씨의 귀국 입장을 전달했다.

야3당은 이같은 이경재 변호사의 입장 표명에 대해 ‘펄쩍’뛰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11시쯤 서울 여의도 소재에서 국회 본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경재 변호사의 이와 같은 발언에 대해 “누군가 조직적으로 조정하지 않고서야 의혹의 중심에 있는 인물들이 일제히 외국에서 귀국하고, 대통령이 시인한 사안에 대해서도 검찰이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지 않는 등 짜맞추기식 수사를 하고 있다”고 맹렬히 비판했다.

국민의당 고연호 대변인 또한 국회 정론관을 방문해서 현안 브리핑을 통해 “29일 검찰은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그러나 청와대의 거부로 압수수색이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은 것은 아직도 청와대가 상황인식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고 전날 있었던 검찰의 청와대 압수수색 불발을 우선적으로 지적했다.

고연호 대변인은 이어 “게다가 지난해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각종 의혹의 당사자이자 검찰 수사대상인 우병우 민정수석이 검찰수사의 보고라인에 있다는 사실자체가 국기문란사태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면서 “수사대상이 수사권의 보고라인에 있는 비상식적인 상황을 이어가는 청와대와 우병우 수석의 태도는 또 하나의 심각한 국기문란사건이다. 정상적인 법집행에 불응하며 자택수사 및 부인의 증인출석도 거부하고 있는 우병우 수석은 이미 청와대 민정수석으로서의 자격을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고연호 대변인은 또한 “대한민국의 헌법과 법체계의 최고 정점인 청와대가 사법당국의 수사대상인 것도 모자라 국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것에 다시 한 번 통렬한 질타를 한다”면서 “이제라도 청와대는 우 수석을 즉각 사퇴시키고, 박대통령을 포함 최순실 관련자들을 모두 수사에 적극 협조하게 하여야 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일 것”이라고 목소리를 한껏 높였다.

고연호 대변인은 다시 이날 이경재 변호사의 기장을 의식한 듯 검찰에 대해 “다시 한 번 성역 없는 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동시에 여야가 함께 국민적 합의를 통한 조기 수습 방안을 만들어 갈 것을 촉구한다”면서 “검찰의 성역없는 수사가 성역 있는 수사로 변질되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고 꼬집었다.

이경재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최순실 귀국과 관련해 입장을 내놓으면서 ‘독일이 아닌 영국에서 귀국한 사실’에 대해선 “국민의 커다란 비판의 대상이 돼 있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이었기에 극비리 귀국한 것”이라면서 “검찰과 소환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현재 건강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에 하루 정도는 배려를 해달라고 부탁을 드렸다”고 말해 사실상 최순실 귀국 사실을 두고 공휴일인 시점에 ‘극비리에 귀국’한 것은 언론을 피해 입국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또 이경재 변호사와 검찰측이 일요임이에도 불구하고 상호 접촉하고 있음을 시인한 사실 등 민감 사안에 대해선 일체 즉답을 피했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