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선 장관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특히 조윤선 장관에게 우호적이었던 민심까지도 조윤선 장관을 맹렬히 비난하며 심지어 “조윤선까지 국민을 바보로 아나?”라며 차갑게 식어버린 마음을 가감 없이 표출하고 있다.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관련 비난이 쏟아진 건 1일 청와대 정무수석 출신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박근혜 최측근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순실씨의 국정개입 사건을 놓고 국회 교문위에서 열린 전체회의에 참석하면서부터다. 조윤선 장관은 미르와 K스포츠 재단 등 최순실 관련 문체부의 과오에 대해 사과했다.

▲ 조윤선 문체부 장관이 1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출석해 위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날 조윤선 장관은 과거 청와대 정무수석이었을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답변해서 민심의 공분을 샀다.

국회 교문위 전체회의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조윤선 장관은 자신이 역임했던 전직 ‘정무수석 재임 11개월 동안’ 박 대통령을 한번도 독대한 적이 없다고 말해 국민들에게 충격을 줬다. 이를 국회TV나 팩트TV 생중계로 시청했던 네티즌들은 곧바로 트위터 등 SNS에 비난의 글들을 쏟아내며 “조윤선 장관은 국민을 바보로 아느냐!”며 원색적인 욕설까지 서슴지 않았다.

네티즌들은 “조윤선 장관 당신은 국민들이 반대했을 때 그 자리(청와대 정무수석과 문체부 장관)에 가지 말았어야 했다. 이제 순실이가 지린 똥에 똥물 덮어 쓸 일만 남았다는 것만 알고 있으면 될 듯”이라고, 조윤선 장관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3번이나 발탁된 것을 꼬집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조윤선 장관의 발언에 대해 “자랑이다. 내가 새누리 너희들 때문에 나날이 욕만 늘어 난다”, “말 잘듣는 이만 대통년 옆에 앉혔네... 바보 멍충이 X들... ㅉㅉㅉ 그게 말이 되냐?”, “박근혜와 그 주변은 순전히 거짓말장이들만 모인 것 같은데, 조윤선이는 아닌가?”, “문화체육부 장관을 누가 시켜 줬을까... 최순실이 결재 안했을까? 만들어준 장관에 청탁은 무슨, 오히려 최순실한테 결재를 받아야 할 판에”라고 조윤선 장관을 맹렬히 질타했다.

이날 국회 교문위에 출석한 조윤선 문체부 장관은 최근 불거진 최순실씨 사태와 문체부 문제에 대해 “부족함이 있었다는 점 인정한다. 국민 여러분께 이 점에 대해서 사과드린다”고 납작 엎드리고, 내년도 예산 중 이른바 최순실 표로 드러난 부분은 모두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서도 네티즌들은 “혈세를 도둑질하다 들켰는데 더 가져다 쓰겠다고 말하면 민란이 일어나겠지. 저건 사과도 아니고, 해명도 아니고, 도둑X들이 해먹다 걸리니까 더 해먹으려던 것을 손에 쥐었다 놓은 격”이라고 맹렬히 비판했다. 특히 이 네티즌은 박근혜 대통령이나 최순실, 조윤선 장관이 모두 여성인 점을 지적하듯 성별을 뜻하는 단어까지 섞은 독설을 쏟아냈다.

민심이 들끓는 이면에 조윤선 장관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시절 대변인과 현 정권에서 정무수석을 지내는 등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 참모로 3번이나 발탁됐으면서도 “단 한 번의 독대도 없었다”는 대답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날 국회 교문위에서는 정무수석 시절 대통령과 직접 소통했는지 여부도 관심을 끌었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조윤선 장관에게 “장관이 청와대 정무수석을 14년 6월부터 1년을 하셨죠?”라고 묻자 조윤선 장관은 “네. 11개월 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안민석 의원이 다시 “따로 (박근혜 대통령과) 일대일로 독대한 적이 (있나요?)”라고 묻자 조윤선 장관은 “저는 전화통화는 했어도 독대를 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알고...”라고 대답하면서 최순실씨와 교류가 있었는지에 대해선 “본 적도 전화한 적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자 이날 국회 교문위 전체회의에선 조윤선 장관이 청와대 정무수석 시절,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와 찍은 사진이 전격 공개됐다. 조윤선 장관은 이에 대해 “청와대에 초청된 여러 종목 선수들과 함께 찍는 자리였고, 정유라씨를 따로 만난 적은 없다”고 재차 해명했다.

네티즌들이 이날 조윤선 장관을 향해 공분을 터뜨린 이유는 또 하나 있다. 네티즌들은 최근 청와대와 박근혜 대통령, 최순실씨가 어울어진 각종 국정농단 사건이 폭로되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사건의 심각성을 전혀 모르는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고, 새누리당은 그간 오직 박근혜 대통령 한사람만을 방어하기 위해 민생을 내팽개치는 모습을 보였으며, 사건의 당사자들이나 관계자들은 오로지 ‘모르쇠’로 일관하는 등의 행태를 보이고 있는 시점에서 조윤선 장관까지도 ‘한 번도 독대한 적 없다’고 마치 ‘모르쇠’식의 답변을 한 것에 대해 민심이 비분강개한 것으로 보인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