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이 조명을 받고 있다. 조원진 의원(대구 달서병)은 이재명 시장으로 인해 유명세를 지렀다. 이재명 시장과 조원진 의원은 지난 2014년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경기도와 인터넷 언론 이데일리 공동주최 행사에서 안전관리 잘못으로 발생한 사고책임을 일방적으로 성남시에 뒤집어 씌우려고 새누리당 측에서 질문을 빙자한 인신공격성 억지 질문을 던지자 참고인으로 출석한 이재명 시장이 어이가 없어 이에 실소한 것을 두고 조원진 의원이 “여기가 어디라고! 실실 쪼개냐”라고 맹렬히 공격하면서 순식간에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게 됐다.

▲ 조원진 의원이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올렸던 글이 수많은 반감성 댓글이 달리면서 '뭇매'를 맞고 있다.

이재명 시장은 훗날 이날의 기억을 되살려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 등에 “‘실실 쪼개다’ 어려서 공장 다닐 때 종합시장 뒷골목에서 껌 찍찍 씹으며 오른쪽 다리 덜덜 떨던 양아치에게 들은 이후 참 오랫만에 들어본 언어”라고 맹렬히 비판한 바 있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친박으로 통하는 조원진 의원은 자타가 공언하는 ‘친박 감별사’다. 최근 새누리당 내에서 친박, 낀박, 안박, 독박, 자박 등 박근혜 대통령과 근거리를 유지하려고 기를 쓰던 친박 세력들마저 최근 불거진 최순실씨 관련 국정농단 사태로 거리를 두며 이참에 아예 선을 분명히 그으려는 참에 조원진 의원은 대구의 3선으로서 차마 그럴 수 없었던 모양이다.

조원진 의원은 지난 31일 당원들에게 “대통령을 위해 기도합시다”라는 문자를 보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조원진 의원은 이어 “대통령께서 회한의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당원동지 여러분, 대한민국과 대통령님을 위해서 기도해 주십시오”라고 다시 한 번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이른바 진박 감별사를 자처하던 조원진 의원이 당내 일각에서는 친박계하고 비서실장 등이 대통령도 피해자다라는 논리를 펴고 있어 논란이 일었던 와중에 다시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네티즌들은 이같은 조원진 의원의 발언에 ‘공분’을 폭발시켰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 비선실세 국정농단에서 무엇보다도 가장 허탈해하고 분노하며 불쌍하게 된 이는 ‘국민’이라는 논리가 일파만파 번지고 있는 시기에 대통령을 위해서 기도할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서 기도해야 되는 것이 맞지 않느냐는 것이다.

새누리당내에서도 조원진 의원의 이런 발언들에 대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조원진 의원은 지난 주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위해 기도하자’라고 제안하기 이전에 국회 예결위에서 “여러 의혹들을 철저히 밝혀야 대한민국에 대한 국민의 상실감을 보듬어 줄 수 있다”고 목소리를 한껏 높였다. 그러부터 겨우 4일 만인 1일엔 다시 대통령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했다. 입장이 180도 달라진 것이다. 무엇 때문일까?

이같은 조원진 의원에 대해 대구경북 지역의 한 의원실 관계자는 “조원진 의원에 대해서, 그나마 염치 있는 사람들은 지금 아무 말도 안 하고 있는데 대통령을 망친 사람 중 1명인 조원진 의원이 자기 반성도 없이 나서고 있다”고 맹렬히 비판했다. 이는 즉, 조원진 의원 스스로 주장하는 것처럼 진박 감별사라면서 왜 그동안 최순실씨의 국정 개입 전횡을 감별해내지 못했냐라는 비판을 내놓은 것이다.

조원진 의원의 이런 행보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지금 TK(대구경북 지역)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지만 이런 입장을 취하는 게 다음 선거를 노린 포석이다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국회의원들은 다음 선거가 가장 큰 관심사다. 지난 20대 총선 공천 전횡의 책임이 있는 이한구 선거관리위원장에 대해서도 “박근혜 대통령 측근들 공천 확보하려다. 총선 결과를 망쳤다”는 비난이 아직도 존재하는 마당에 조원진 의원의 이날 발언은 “책임론이 아직도 존재하는 마당에서 여전히 친박들은 대통령 감싸기에만 급급한다”는 비판을 쏟아져 나왔다.

특히, 조원진 의원의 ‘친박’ 성향 발언이 공분을 산 것은 이번 뿐만이 아니다. 지난 20대 총선 공천파동 과정에서도 공천을 받지 못하고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유승민 의원에게 “대통령 존영을 떼라!”고 일갈했는데, 이는 ‘대통령 사진 반납하고 당에서 나가라’는 뜻으로 해석되면서 논란이 야기됐다.

이런 조원진 의원도 한때는 박근혜 대통령의 ‘심기’를 크게 그르칠 때가 있었다. 지난 6월 신공항 입지 결정 당시 김해공항 확장으로 정부의 결정이 기울게 되면서 대구 민심이 크게 요동을 치자 조원진 의원은 지역 구민들에게 문자를 보냈다.

조원진 의원은 이날 문자에서 “저는 결코 수용할 수 없다는 걸 분명히 말씀드린다”라고 박근혜 정부의 결정에 크게 반발했고, 이 때문에 조원진 의원은 당내외에서도 쓴소리를 들어야 했다.

조원진 의원의 ‘박근혜 대통령을 위해 기도하자’는 페북글 밑에는 수많은 댓글이 봇물을 이뤘지만, 2일 오전 현재 대부분 댓글들이 지워지고, 댓글을 지운다는 항의성 글들이 즐비하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