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고라청원 광장은 유시민 총리 열풍으로 뜨겁다. 아고라 청원에는 지금 유시민 총리 만들기 백만 서명 운동이 한창이다. 아고라 청원에 유시민 총리 운동의 발단은 지난 3일 썰전에서 총리할 의향이 있다는 유시민 작가의 발언이 밑거름이 됐다. 하지만 지금 아고라청원 광장에 유시민총리 열풍을 폭발적인 인기로 이끈 것은 모두 기성정치인 덕분이다. 지난 8일 국회에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의 김병준 총리 지명 철회 발언 이후, 총리 자리는 무주공산이었다. 그러자 각 정당마다 자신의 입맛에 맞는 총리를 그 자리에 앉히려고 혈안이 되어, '하야'운동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여기에 실망한 국민들은 보란듯이 아고라 청원 광장에 유시민 총리와 전원책 검찰총장을 내세우며, 제3지대를 몰색 중이다.

▲ 지난 4일부터 시작된 아고라 청원 광장의 유시민 총리 열풍은 기성정치인의 실망한 국민들로 인해 들불처럼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아고라청원장에 유시민 총리를 옹호하는 글이 처음 달리기 시작한 건 지난 4일 부터였다. 지난 3일 썰전에서 유시민 작가는 총리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저는 총리하라고 하면 할 것 같아요"라며 총리 의사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이후부터였다. 유시민 작가의 그 발언 후 지난 4일 아고라 청원에는 '유시민 총리로'라는 제목으로 백만 서명을 목표로 하는 글이 게재됐다. 그 글에는 "간절히 원하면 우주가 도와줄거라 믿고 혼을 담아 간절히 청원합니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어록을 인용해 '유시민 총리'를 간절히 원하는 한 국민의 마음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아고라 청원 광장에 지금과 같은 '유시민 총리' 열풍이 불기 시작한 지난 8일 부터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은 영수회담까지 거부한 야당의 반대에 맞서 김병준 총리 지명을 강력히 밀어붙일 수 없는 나머지 철회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윽고 박근혜 대통령은 여야가 합의해 새로운 총리 내정자를 정해 알려줄 것을 당부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 밖으로 나서자, 이내 소리없는 신경전이 시작됐다. 어제까지만 하더라도 '하야'의 힘을 실어주던 두 거대 야당들 사이에서도 미묘한 온도차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TV방송 주요 언론매체, 심지어 작은 인터넷 신문사까지 다음 총리후보자를 보도하며, 정치권에서 '하야'열풍은 한층 수그러들었다. 어젯밤 JTBC뉴스룸에 출연한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그렇습니다. 사실은 대통령의 하야까지 요구하는 분노한 민심을 심정적으로 이해하고 저도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동의하는 편입니다. 그러나 광장은 광장의 방식으로 이야기하고 또 국회는 국회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가야 한다고 하는 그러한 고민이 있습니다"며 정치권의 지금의 상황을 국민들께 양해를 구했다.

하지만 지난 8일 국민들은 기성 정치인들에게 크게 실망했다. 현재 진보성향의 국민뿐 아니라 보수의 심장인 대구시민까지 하야하라는 목소리가 날로 거세어지는 형국에 제사(국민요구)보다는 잿밥(총리자리)에 더 군침 흘리는 기성정치인들을 보며 국민들은 어제 씁쓸한 입맛을 다셨다. 오는 12일 광화문 광장에 20만 아닌 100만까지 생각하며 준비 중인 국민들은 잠시 갈피를 잃고 말았다.

이런 국민적 실망이 지금 아고라 청원 광장에 분 유시민 총리 열풍이다. 정치권을 떠났다고 선언한 유시민 작가를 총리에 추대하는 것은 이마저 의지하고 싶은 것이 지금 국민들의 심정이다.

[한인협 = 김병탁 기자]

김병탁 기자  kbt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