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대선주자 박원순 시장이 문재인 전 대표를 제대로 들이받았다. 박원순 시장은 문재인 전 대표의 ‘매사에 답답하고 불분명하며, 사안 앞에서 2선으로 물러나는 것으로 일관해온 문재인 대표’의 정치적 행보를 맹렬히 비난한 것이다.

문재인 대표는 100만 민중들이 거리로 모이기까지의 과정에서도 줄곧 ‘신중한 입장’을 유지해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같은 문재인 전 대표의 행보를 문제 삼은 것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문재인 전 대표를 이처럼 들이받은 것은 최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정국에서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대응에 대해선 “머뭇거리고 있다”면서 “(머뭇거리는 이유가) 결국 문재인 전 대표 때문”이라고 사이다 발언을 했다.

▲ 지난 12일 박근혜 퇴진을 외친 민중총궐기에 참가한 학생이 직접 제작해서 들고 나온 조형물이다.

박원순 시장은 14일 오전 기독교방송(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100만명의 국민들이 모여서 했던 일치된 목소리가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사임’인데, 국민들 마음속에선 이미 사실상 탄핵이 이뤄졌다. 그런 상황에서, 지금 머뭇거리는 청와대는 물론 야당조차도 굉장히 비판이 많았다”고 포문을 열었다.

박원순 시장은 이어 “사실 제1야당인 민주당이 이렇게 우왕좌왕하고 있는 것은 결국은 문재인 전 대표의 입장과 책임 때문”이라며 “아무래도 당내 최대 세력인 문재인 전 대표가 입장을 확실히 정하지 않고 이렇게 좌고우면하고, 머뭇거리고 있으니까 민주당도 마찬가지로 그런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문재인 전 대표의 정치적 행태를 정면으로 들이받았다.

박원순 시장은 “그 입장을 분명히 하면, 제1야당의 입장이 ‘대통령 즉각 사임’이라고 하면 국회가 그렇게 움직일 수밖에 없고 청와대가 견디기 힘들 것”이라며 “지금 야당이 다수를 국회에서 차지하고 있지 않느냐. 지금 우리 온 국민이 들고 일어나서 요구하고 있는 ‘즉각 사임’ 주장조차도 사실 지금 뭉개고 있는 그런 입장”이라고, 민심을 대변할 마음이 없는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전 대표를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박원순 시장은 또한 “결국 정치의 기본이라는 건 국민의 의사를 따르는 것인데, 지금처럼 국민의 의사가 분명한 적이 없는데 왜 야당이 ‘즉각적 하야’ 대신 거국 내각이라든지, 2선 후퇴라든지 그야말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게 되니까 대통령이 아직 저런 인식을 하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강도 높게 질타했다.

박원순 시장은 ‘대통령 하야할 시 혼란이 일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는 물음에 대해선 “박근혜 대통령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아무리 2선 후퇴를 한다 하더라도 그게 더 큰 혼란이 일어나지 않겠느냐”면서 “오히려 헌법이 예정하고 있는 절차에 따라서 하는 것이 더 간명하고 더 빠른 시간 안에 국가적 리더십을 확립하는 안정화의 길”이라고 분명한 선을 내비쳤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13일 오후에도 서울시청 집무실에서 한겨레와의 인텨뷰를 통해 “대한민국의 최고 주권자인 국민 100만명이 모여서 확실하게 표출하고 있는 요구를 받지 않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생각한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하야만이 답”이라고 선을 분명히 그었다.

박원순 시장은 또한 ‘하야 투쟁’에 있어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고 장고(長考) 중인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해 “분명히 오판을 하고 있다”며 당과 문재인 전 대표에게 공격적인 입장을 주문했다.

박원순 시장은 나아가 “12일 집회는 하나의 분수령”이라며 “당장 이번주(19일) 집회는 참석자가 줄거나 소강상태로 변할 수 있지만 대통령이나 정치권의 태도에 따라서 100만명이 아니라 200만명도 다시 모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박원순 시장은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최고 주권자인 국민 100만명이 모여서 확실하게 표출하고 있는 요구를 받지 않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민주당이 왜 이렇게 망설이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이 정국에서 입장을 분명히 정해줘야 국민들과 대통령 하야를 이뤄내고 새 질서를 만들 수 있다. 이 스텝이 꼬이면 다음 대선에서도 큰 판의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박원순 시장은 이때도 문재인 전 대표를 노골적으로 겨냥해서 “분명히 오판을 하고 있다”며 “문재인 전 대표가 좌고우면해선 안된다. 민주당의 대주주인 문재인 전 대표가 그런 생각(거국중립내각 구성·대통령 2선 후퇴)을 가지고 있으니 민주당도 입장을 정확히 갖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박원순 시장은 나아가 “어제 집회에선 야당의 책임을 묻는 발언들도 지속적으로 나왔다”며 “민주당이 국민의 명령을 따르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과 책임 추궁이고, 민주당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화살”이라고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불만을 가감 없이 표출했다.

박원순 시장은 이에 덧붙여 “헌법이 정하고 있는 절차에 따르는 것이 혼란을 최소화하는 길인데, 문재인 전 대표가 헌법이 예정하지 않은 방법(거국중립내각)으로 말하니 (입장이) 꼬이고 청와대와 여당의 반발을 불러온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100만 민중총궐기를 주최한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들은 문재인 전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등 소속 의원들이 지난 12일 민중총궐기에 참가하자 민중총궐기 주최측 일부에서는 “국민들이 개고생해서 여기까지 왔더니, 문재인이 차려진 밥상 먹으러 왔다”고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해 원색적인 비난의 목소리를 냈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