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전 통진당 대표가 긴 침묵을 깨고 국회로 다시 돌아왔다. 이정희 전 대표는 윤석열 검사, 채동욱 전 총장과 더불어 이번 정권의 정치적 희생양으로 여겨왔다. 따라서 이정희 전 대표는 특검후보로 거론되기까지 하며 국민들은 이정희 전 대표가 빨리 정계로 돌아오기를 고대했다.

하지만 이정희 전 대표가 국회로 돌아오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통진당 해산으로 당직도 잃었으며, 특검 역시 국민들의 바람과 달리 거론조차 되지 못했다. 그렇게 이정희 전 대표의 와신상담의 기간은 자꾸만 길어져 왔다. 하지만 낭중치주라는 말이 있듯이 아무리 두꺼운 헝겊과 주머니로 감춘들 이정희 전 대표의 날카로운 눈빛과 독설은 감출 수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촛불집회 동안 기간에도 이정희 전 대표의 모습은 간간히 언론에 노출되었으며, 마침내 5일 오전 공식적으로 이정희 전 대표가 긴 침묵을 깨고 정계로 복귀했다.

▲ 이정희 전 대표는 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 통진당 전 당원들과 함께 나와 ‘통진당 강제해산 청와대 개입 진상 규명 촉구’를 촉구했다.

이날 이정희 전 대표는 ‘통진당 강제해산 청와대 개입 진상 규명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에 참가하기 위해 국회 정론관에 얼굴을 비쳤으며, 오랜 야인 생활에도 불구하고 이정희 전 대표의 촌철살인의 비판은 전혀 식지 않았다.

이정희 전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묻는다. 통합진보당을 강제로 해산시키기 위해 대통령과 청와대는 어떤 음모를 꾸몄냐? 누구를 동원해 어떤 짓을 저질렀냐?”며 강한 어조로 반문을 던졌다.

이어 이정희 전 대표는 “얼마 전 고 김영한 청촹대 민정수석의 비망록이 공개됐다. 설마 했던 일이 사실이었다. 박근혜 대통령, 김기춘 전 비서실장 청와대는 통합진보당을 강제해산하기 위해 헌법이 명시한 삼권분립을 어겼다”며 몹시도 분개했다.

이정희 전 대표는 “2014년 10월, 김기춘 실장이 통합진보당 해산 판결 연내 선고를 지시한 사실이 비망록에 뚜렷하게 적혀있다. 박한철 헌법재판소 소장이 ‘해산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선고기일 통보 20일 전 청와대는 지방의원 지위 박탈 문제를 선관위에 논의했다”며 통진당 해산이 정치적 보복일 수 있음을 지적했다.

이어 이정희 전 대표는 “헌법 수호 최후의 보루여야 할 헌법재판소를 청와대 밑에 둔 게 아니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청와대가 삼권분립을 훼손하며 헌법 유린한 폭거다. 김기춘 전 실장이 이끄는 비서실은 박근혜 대통령과 정면으로 맞선 통합진보당에 대한 콘트롤 타워였다. 청와대는 집권 여당까지 동원해 민주주의 파괴 범죄 저질렀다”고 목에 핏대를 세웠다.

또한 이정희 전 대표는 김재연 전 의원의 방송출연을 막는 등 통진당 해산 이후에도 통진당의 정계 진출 및 활동을 방해해왔다며 고발했다.

한편 이정희 전 대표는 지난 2012년 TV대선 토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대 대통령을 ‘다카키 마사오’라고 부르기도 하며, 박근혜 대통령을 떨어뜨리기 위해 나왔다고 해 큰 논란을 샀다. 이후 2014년 법무부에서 주도한 통진당 해산으로 의원직은 물론 당적마저 잃으며 야인으로 돌아갔다.

 

김병탁 기자  kbt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