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국조특위를 한마디로 ‘이재용 수난시대’라 부를 수 있다. 이날 이재용 부회장은 이재용폰이라 불리는 갤럭시s7, 갤럭시노트7의 실패로 경영자질에 대한 질책을 받았다. 또한 이재용 부회장은 국민연금과 주진형 전 한화증권 대표와 연계된 삼성물산 합병에 따른 경영권 승계 문제로 곤욕을 치렀다. 이밖에도 이재용 부회장은 정유라 말 구입 사건, 미르·k스포츠재단 기부금 납부, 전경련 활동 여부에 관해 여·야 가릴 것 없이 모든 의원들의 폭탄 질의를 받는 수난을 겪어야만 했따.

▲ 이재용 삼성 부회장은 6일 최순실국정농단 국조특위에 참석해, 여야 의원들의 폭풍 같은 질문에 큰 수난을 겪어야만 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6일 ‘삼성킬러’라 불리는 박영선 의원에게 삼성물산 합병 문제에 대해 큰 곤혹을 치렀다. 박영선 의원은 오전 질의에서 “국민연금 당시에 홍완선 본부장을 만나셨죠? ”라고 묻자 이재용 부회장은 “네”라고 짧게 답변했다. 이후 박영선 의원이 왜 만나냐는 질문에 이재용 부회장은 “당시 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논의가 있을 당시에 국민연금 측에서 저를 보자는 요청이 있어서 실무자 몇 분들과 봤습니다.”고 말했다.

이어 박영선 의원이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물산과 삼성 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서 왜 만납니까? 삼성물산 주식 갖고 계셨나요?”며 따졌으며, 이재용 부회장은 “국민연금이 삼성그룹 계열사의 최대 주주이십니다.”며 동문서답으로 회피하거나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러나 이후 2차 질의에서 박영선 의원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서 반대표를 던졌던 주진형 전 대표를 참고인석으로 불러 “삼섬으로부터 합병에 찬성해 달라는 압력 전화를 받은 적이 있는지, 찬성하면 삼성생명, 삼성화학 등에 대한 주식투자 운용자금에 혜택을 주겠다고 했느냐”고 질문했다.

그러자 주진형 전 대표는 “(합병에 찬성)안하면 좋지 않다는 식의 말을 들었다”고 해 국조특위장에 큰 파장을 낳았다.

박영선 의원은 주진형 전 대표의 답변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국민이 알뜰살뜰 모은 국민연금을 이용해 본인의 승계에 이용했음이 참고인이 얘기했다. 왜 협박했느냐”고 강력히 꼬집어 물었다.

이에 이재용 부회장은 “송구스럽지만 양사의 합병은 저의 승계와는 관계없다”며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

더불어 이날 박영선 의원은 “E삼성 세운 적 있죠, 갤럭시7 실패했죠.. 이재용폰 실패했죠?”라며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자질을 지적하는 질의도 서슴없이 했으며, 이에 이재용 부회장은 “이재용폰은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영선 의원은 끝까지 이 문제를 물고 넘어졌으며, 이재용 부회장동안 물러서지 않고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러자 박영선 의원은 이재용 부회장은 기억력이 안 좋은 거 같다며, 전문경영인에게 경영권을 맡기는 게 나을 거 같다“는 발언까지도 서슴없이 내뱉었다.

도종환 의원 역시 이재용 부회장에게 “비덱과 컨설팅 용역 계약했다. 맞나? 37억원 송금했나? 최순실 씨를 알았나?”며 질문했고, 이재용 부회장은 몰랐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도종환 의원은 “정유라는 어떤 선수인지 알았나? (몰랐다) 모르고 지원하게 뒀나? 비덱은 최순실이 설립하고 주된 회산데 몰랐나? 비덱 스포츠는 컨설팅 이력이 전무하다. 삼성이 이런 회사와 계약 맺은 게 누가 봐도 이상하지 않나? 용역 계약을 맺는 게”라며 “이 돈 37억을 가지고 최순실은 주택 구입하고 호텔 구입하느라 썼는데. 알면서 최순실 지원 위한 우회 통로로 쓴 것 아닌가?”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이재용 부회장은 답변을 미루다, 계속된 도종환 의원의 채근에 “여러 분들이 연루가 되어 있고, 제가 직접 엮인 일이 아니라서 잘못 말씀 드리면 오해를 불러들일 것 같아서”라며 “검찰에서도 조사 중이고 특검에서도 조사할 걸로 알고 있다. 사실에 맡겨야 한다. 특검에서 조사할 것이기 때문에”라고 말끝을 흐렸다.

또한 도종환 의원은 “돈이 다 삼성전자 돈이죠? 최순실 정유라에 지원하라고 한 사람 누굽니까?”며 말하자 이재용 부회장은 “나중에 문제가 되고 나서 일의 배경에 대해 들었습니다.”고 말했다. 이어 도종환 의원은 “장충기 사장입니까?”고 하니 이재용 부회장도 어쩔 수 없었던 듯 “협의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나중에 문제가 되고 알았습니다.”고 말했다.

이날 질문은 야당의원뿐 아니라 여당 의원인 하태경 의원의 질문도 날카로웠다. 하태경 의원은 이재용 부회장을 상대로 “이제는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전경련 해체에 앞장서고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서 새로운 경제를 만들어나가겠다고 약속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이재용 부회장은 “그러겠다”고 답했다. 하태경 의원은 특히 증인으로 나와있던 이재용 부회장을 정확히 응시하면서 “삼성이 전경련 해체에 앞장서겠느냐. 앞으로 전경련 기부금 내지 않겠다고 선언하라”고 압박했고, 이재용 부회장은 그러겠다고 답변했다.

김병탁 기자  kbt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