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 따르면 경남 남해에 사시던 위안부 피해자 박숙이 할머니가 지난 6일 오후 8시 40분에 향년 94세로 별세했다.

지난달 26일 노환으로 남해읍의 한 병원에 입원한 박숙이 할머니는 치료를 받다 세상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박 할머니는 1923년 남해군 고현면에서 태어났다. 16살 때 남해군 고현면 바닷가에서 조개를 캐다가 외사촌과 함께 일본군에 끌려갔다.

일본 나고야를 거쳐 중국 만주로 끌려간 박 할머니는 그곳에서 7년간 지옥 같은 생활을 강요당했다. 박 할머니는 해방을 맞았지만 바로 귀국하지 못하고 만주에서 7년간 더 생활하다 부산을 거쳐 고향으로 돌아왔다.

생전에 박숙이 할머니는 강연을 다니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리는 활동을 했다.

박숙이 할머니는 "일본에 빳빳하게 고개 들고 살아야 한다”거나 “일본 너희 얼른 할매들에게 사과해라 잘못했다고 빌고 다시는 나쁜 짓 하지 마라”라는 말을 하며 당당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연에서는 “나라 없는 백성이 얼마나 불쌍한지 아느냐. 공부 열심히 해서 큰 인물이 되고 튼튼한 나라 만들어라”라고도 말했다.

박 할머니가 별세하면서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238명) 가운데 생존자는 39명으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