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 시집 '만인보'에 등장한 비극적인 고영태 가족사

"막내놈 그놈은 아시안 게임 금메달 걸고 돌아왔다" 조희선 기자l승인2016.12.21l수정2016.12.21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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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협 = 조희선 기자] 국정농단 사태의 주요민물인 고영태씨(40)의 가족사가 고은 시인(83)의 장편 서사시 '만인보'(萬人譜)에 수록된 사실이 알려졌다.

고은 시집 '만인보'에서 '단상 3353 고규석'과 '3355 이숙자'에는 고영태의 아버지 고규석 씨와 어머니 이숙자 씨가 5남매를 어렵게 키운 이야기가 담겨 있다고 전해졌다.

광주 5월 항쟁 관련 단체 등에 따르면 고씨의 아버지 고규석씨는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희생돼 유공자로 지정되기도 했다. 

고영태씨 역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5·18 당시) 아버지가 집으로 돌아오시던 중 군인들의 총에 맞아 숨졌다. 어머니가 며칠 동안 찾아다닌 끝에 광주교도소 안에 버려져 있던 아버지의 시신을 결혼반지를 보고 찾았다"고 말한 바 있다.

고은 시집 '만인보 단상 3353'에는 고규석씨의 이야기가 다음과 같이 묘사돼 있다.

'하필이면/5월 21일/광주에 볼일 보러 가/영 돌아올 줄 몰랐지/마누라 이숙자가/아들딸 다섯 놔두고/찾으러 나섰지
전남대 병원/조선대 병원/상무관/도청/(중략)/그렇게 열흘을/넋 나간 채/넋 읽은 채/헤집고 다녔지
이윽고/광주교도소 암매장터/그 흙구덩이 속에서/짓이겨진 남편의 썩은 얼굴 나왔지/가슴 펑 뚫린 채/마흔살 되어 썩은 주검으로/거기 있었지'

남편 죽어간 세월/조금씩/조금씩 나아졌다/망월동 묘역 관리소 잡부로 채용되었다/그동안 딸 셋 시집갔다/
막내놈 그놈은/펜싱 선수로/아시안 게임 금메달 걸고 돌아왔다/
늙어버린 가슴에 남편얼굴/희끄무레 새겨져 해가저물었다.

한편, 고은 시인은 오래 전에 쓴 작품들이라서 고영태씨 부친의 실화인지 여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조희선 기자  hscho@kimcoop.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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