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사무총장이 사실상 공식적인 대권 도전에 출사표를 던지자마자, 반기문 검증에 언론과 정계가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 지난주 시사저녈에서 보도한 반기문 사무총장 박연차 장학생이었다는 보도에 이어, 당시 ‘박연차 게이트’를 수사한 이인규 전 중수부장까지 이날 거론되면서, 반기문 검증에 열을 올렸다.

반기문 사무총장이 ‘기름장어’라는 오명을 벗고, 대권 도전에 강인한 의지를 보이는 발언이 나오자마자 반기문 사무총장 검증 작업이 지난주 시사저널을 시작으로 여러 언론을 통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 반기문 UN사무총장

이 검증과정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것이 바로 ‘박연차 장학생’설이다. 박연차 회장은 지난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뇌물 혐의와 관련된 '박연차 게이트‘로 이미 유명세를 탔다. 박연차 회장은 자신의 이권을 위해 정·관계에 여러 차례 걸쳐 로비했다는 의혹을 받았으며, 그때 당시 이슈가 되지 않았으나, 반기문 사무총장이 외교통상부 장관시절부터 최근까지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23만 달러‘의 돈을 대가성으로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더불어 2009년 노물현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를 맡았던 이인규 전 중수부장이 언급되면서, 반기문 사무총장의 ‘박연차 장학생’ 의혹에 더 신빙성을 높여 주고 있다.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박연차 게이트’ 수사 당시 중수부 수사팀은 박연차 회장을 압박해, 뇌물을 준 정·관계 고위직 인사 30여명의 명단을 확보했었다. 더불어 그 명단에는 박기문 사무총장의 이름도 있었다.

박연차 회장은 수사과정에서 2005년 반기문 사무총장(당시 외교통상부 장관)에게 돈을 준 이유에 대해 베트남 주석을 국빈 자격으로 한국에 초청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취지였다"고 진술했으며, 하지만 안타깝게도 진술조서에는 이 내용을 제외했다.

‘박연차 게이트’를 지휘했던 이인규 전 중수부장은 최근 지인들과 만남에서 반기문 사무총장 대선 출마를 두고 "반기문 웃긴다. 돈 받은 사실이 드러날 텐데 어쩌려고 저러는지 모르겠다.저런 사람이 어떻게 대통령이 되겠나?"라며 반문을 단 것으로 전해진다. 더불어 당시 박연차 회장이 진술 당시 반기문 사무총장에게 3억 원을 건넸다고 말한 바 있다고 이인규 전 중수부장이 말했다고 알려져 있다.

검찰 관계자 말에 따르면, 박연차 회장이 작성했다는 박연차 게이트 명단은 중수부에 보관돼 있다고 확인되고 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이 명단이 공개될 시, 또 다른 판도라의 상자가 되지 않겠냐는 벌써부터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연일 터지는 반기문 사무총장에 관련된 여러 의혹에 대해, 더불어 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이날 오전 현안 브리핑에서 “반기문 총장은 혹독한 검증을 자처해야 한다, 기름장어처럼 피해선 안 된다”며 반기문 총장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병탁 기자  kbt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