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교육감에게 선고유예가 확정됐다. 비록 조희연 교육감에게 유죄가 인정됐음에도 시민사회단체는 대체적으로 환영했다. 왜일까? 지난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상대 후보인 고승덕 변호사에 대한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조희연(60) 서울시 교육감의 선고유예형이 27일 오전 확정됐다. 이로써 조 교육감은 교육감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대법원 1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오늘(27일) 열린 상고심에서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조 교육감에 대한 검찰과 조희연 교육감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을 그대로 확정했다.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 대해 27일 대법원이 벌금형 선고유예를 확정했다. 이로써 조희연 교육감은 직을 계속 유지하고 임기만료까지 무사히 교육감직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앞서 조 교육감은 2014년 5월 25일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국회 기자회견에서 “고 후보가 미국에서 근무할 때 영주권을 보유했다는 제보가 있다”고 발표했다. 다음 날에도 “다수의 증언에 따르면 고 후보가 몇 년 전 미국 영주권이 있다고 말하고 다녔다”고 말해 인터넷과 방송 등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됐다.

지방교육자치법은 교육감 선거과정에서 일어난 불법행위를 공직선거법 규정에 따라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조 교육감에게 적용된 죄명은 선거법상 낙선 목적 허위사실공표죄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린 1심에서 재판부는 벌금 500만 원을 선고해 조 교육감은 자리를 잃을 위기를 맞았다. 본래 재판에서 벌금 100만 원 이상을 선고받으면 당선이 무효가 된다. 그러나 항소심에서는 조희연 교육감의 행위 중 일부를 유죄로 판단하면서도 “공직 적격을 검증하려는 의도였으며 악의적인 흑색선전이 아니어서 비난 가능성이 낮다”면서 조희연 교육감의 행위는 유죄로 인정했으나 당선 무효에 해당치 않는 벌금 250만원의 선고유예형을 내려 조희연 교육감은 직무를 계속할 수 있었다. 선고유예는 가벼운 범죄를 처벌하지 않고 2년의 지나면 과거의 죄과가 없던 일로 해주는 것이다.

조희연 교육감은 판결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서울시 교육의 연속성이 확보될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며 “일부 유죄에 대해서 깊이 수용한다”면서 “의혹이 될만한 것에 질문하고 문제제기했지만 그것이 사려깊지 못했다는 판단이 든다”고 반성하며 “경쟁자였던 고승덕 후보에게 심심한 위로와 사죄 말씀을 전한다”고 진심어린 사과의 마음을 전했다.

참고로 지난 2015년 9월4일 있은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법원이 선고유예를 판결한 것에 대해 한웅 인권변호사가 자신의 포털 블러그를 통해 ‘조희연 교육감님 선고유예 판결의 의의와 그 신묘함 그리고 재판부의 천재성’이란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한웅 변호사는 4일 오후 이날 있었던 조희연 교육감 법원 판결 관련 “상고할 수 없다는 포스팅이 있어서 급하게 글을 올린다”며 “우선 선고유예 판결을 받은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라고 글을 시작했다.

한웅 변호사는 이어 “무죄판결이 아니다고 아쉬어 하시는 분들이 계시나 이 사건 선교유예판결은 무죄판결보다 더 좋은 것”이라며 그 이유를 아래같이 설명했다.

한웅 변호사는 본론에서 “먼저 이 사건 항소심판결도 당연히 대법원에 상고할 수 있다”며 “검찰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사실오인이나 기타 허위성판단의 법리오해 등의 억지를 부려서라도 상고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법률적 사실관계를 전제했다.

한웅 변호사는 이어 “그러나 이 사건에 대한 선고유예판결은 이러한 점에 관한 법리 오해를 그 근거로 삼기가 옹삭하거나 모순된다”며 “상고심은 원칙적으로 법리오해에 대한 판단을 하고 사실오인은 사실심의 전속으로 하고 있고 또한 형사재판에서는 양형부당을 이유로 상고하는 것은 금지하고 있다. 여기서 금지한다는 것은 그런 이유로 상고하면 기각한다는 의미이지 상고자체를 애당초 차단한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웅 변호사는 또한 “애초에 이 사건은 검찰이 벌금500만원을 약식기소한 사건”이라며 “이에 대한 이번 항소심판결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선고유예판결을 한 것이므로 검찰이 상고를 한다고 해도 본질적으로는 양형부당이 유일한 주된 상고이유일 수 밖에 없다”고 법리적으로 해석했다.

한웅 변호사는 덧붙여 “이 점을 지적해서 검찰이 상고를 해도 그 이유가 모순되거나 옹삭하고 법률상 상고이유에 해당될 수가 없다는 것”이라며 “결국 상고를 해도 도저히 이 결과를 뒤집어엎을 방법이 없는 것이기에, 사실상 이번 항소심판결이 최종심이 되어 버린 것”이라고 판단을 내렸다.

한웅 변호사는 다시 “만약 이번에 무죄판결이 내려졌다면 검찰은 당연히 법리오해를 이유로 상고했을 것이고 대법원에서는 당연히 거의 만장일치로 파기환송되었을 것”이라며 “그러면 다시 조희연 교육감에게는 그대로 벌금500만원이 선고되었을 것”이라고 가정했다.

한웅 변호사는 아울러 “그동안의 개혁적 업무수행은 불가능하게 될 것이고 또 직을 잃게 되었겠다”며 “이러한 위험을 사전 차단한 것이 선고유예판결인 것인데, (이는) 바둑으로 말하면 상대방이 돌을 던지게 하는 신의 한 수인 것”이라고 이번 판결에 대해 평가했다.

한웅 변호사는 재판부에 대해서도 “이번 사건의 담당재판부(김상환 부장판사)가 이 점을 알고 선고유예판결을 한거면 이 재판부는 천재임과 동시에 진정한 애국자”라며 “유무죄를 둘러싼 국력낭비와 국론분열을 아예 차단해버린 것”이라고 극찬했다.

한웅 변호사는 이에 덧붙여 “원세훈 재판이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된 것을 고려해서 아예 이러한 불합리한 결과를 차단하기 위해서 이번 선고유예판결을 한 거라면 이 재판부는 무한한 존경의 대상이 되고 판결이 정치적 외압에 휘둘리지 않도록 사법사상 최고의 신묘한 판결을 내린 것”이라고 재판부 판결에 대해 해석하고 호평했다.

한웅 변호사는 역으로 “만약 이 천재적인 재판부가 모르고 한 것이라도 이는 조희연 교육감님의 천복”이라며 “다시 한 번 더 무죄보다 더 황홀한 선고유예판결을 환영하며 조희연 교육감님에게 진심어린 축하를 보내드린다”고 이번 판결에 대해 존경과 축하의 마음도 드러냈다.

한웅 변호사는 끝으로 “교육감님! 우리 교육 고쳐주십시요!”라고 느낌표를 붙여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에게 강하게 주문하고 글을 맺었다.

[한인협 = 박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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