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태-최순실은 연인사이라고 알려졌다. 고영태와 최순실 관계는 중요치 않다. 고영태와 최순실이 국정을 농단한 사실이 관건이다. 고영태-최순실 관계는 헌재의 박근혜 탄핵 심판 관련 대통령측 변호인들이 주장했지만 이는 고영태 최순실의 사적 관계일 뿐이다. 고영태는 지난 국회 박근혜 최순실 비선실세 국정농단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청문회에 출석한 이후 행방이 묘연해졌다. 고영태가 모습을 나타내지 않자, 최순실과 그 측근들은 고영태를 불리한 국면으로 몰고갔다.

이런 고영태가 6일 오후 2시10분 서울중앙지법에 증인으로 출석하게 된다. 고영태는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진 후 고영태와 최순실이 처음으로 공식 대면하게 되는 셈이다. 세간에선 오늘 공판에선 고영태와 최순실 두 사람이 어떤 대화를 주고받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고영태가 최순실 10차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최순실이 고영태를 직접 신문하겠다고 재판부에 요청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고영태는 6일 오후 2시10분께 법원에 출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공판에서 최순실은 고영태를 자신이 직접 신문하겠다고 재판부에 요청했고, 재판부도 이를 받아들인 상태다. 현행법상 증인을 심문할 수 있는 자격은 재판장과 검찰, 피고 및 피고의 변호인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최순실이 자신의 변호인의 입을 빌리는 게 아니라 최순실 본인이 직접 고영태에게 진상을 추궁하겠다는 것이다. 한때 연인 관계였다가 틀어진 상황에서 최순실과 고영태의 입에서 어떤 폭로성 발언이 나올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최순실은 고영태가 이번 사건을 기획하고 조작해 이권을 챙기려고 했다고 주장해온 만큼, 이와 관련한 사실 관계를 따져 묻게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오전에는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의 검찰측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이성한 전 사무총장은 “미르재단 운영의 최종 결정은 항상 최순실을 통해서 한 것으로 안다”면서 “최순실이 재단을 좌우했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에 이어 오늘 오후 고영태가 법원에 나오면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과 관련해 헌법재판소의 증인출석요구서가 전달될 수 있을지도 주목되고 있다.

헌재는 그동안 소재 불명이던 고영태에게 출석요구서 전달을 두 차례 시도한 바 있지만 모두 실패했다. 때문에 오늘 고영태가 법원에 출석하면 고영태의 신변이 확보되는만큼 헌재는 직원을 법원에 나가, 재판 전후로 고영태와 접촉해 출석요구서를 전달할 계획이다.

고영태의 경우 국정농단 의혹 사태가 불거진 후 ‘비선실세 1위’를 최순실(61)을 꼽았다. 고영태와 최순실 두 사람은 일각에서 ‘불륜설’ ‘연인설’까지 제기될 정도로 한때 같은 배를 탄 사이였지만, 이젠 서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지경이라 고영태와 최순실은 그 어느 때보다 불꽃 튀는 공방이 예상된다. 특히, 고영태 최순실 둘 중 한쪽이 완전히 파멸할 수 있는 폭로성 발언까지 나오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고영태의 출석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가 최순실 10차 공판이 있는 이날 오후 고영태를 최순실 재판에 증인으로 불러 진술을 듣기 위해 불어들였다. 고영태는 최순실의 혐의를 뒷받침할 진술을 할 증인으로 지목받고 있다. 고영태는 2012년 무렵 ‘빌로밀로’라는 가방 회사를 운영하다 최순실을 만났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미 그 이전에 두 사람이 만났다는 설도 계속 나오고 있다.

고영태와 최순실은 이후 부쩍 가깝게 지내며 함께 사업도 추진했으나 사이가 틀어지면서 고영태는 국정농단 의혹과 관련한 최순실의 비리를 언론 등에 폭로했다. 최순실이 고영태가 운영한 강남 의상실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한 뒤 영상자료와 각종 문건을 언론에 제보하기도 했다.

고영태는 지난해 12월 7일 ‘최순실 게이트’ 국회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가 “최순실이 권력서열 1위”라거나 최순실이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을 “수행비서처럼 여겼다”는 등의 충격적인 증언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고영태는 자신은 최순실 소유로 알려진 더블루K에 직원으로 있었을 뿐 최순실의 측근은 아니었다고 명확히 선을 긋기도 했다. 반면 최순실은 국정농단 사태의 주범으로 몰리게 된 게 고영태 등의 음모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국정농단의 핵심 증거로 드러난 최순실 자신의 태블릿 PC가 JTBC에 넘어가게 된 것도 고영태 등이 꾸민 일이며, 더블루K도 고영태가 한 번 운영해보겠다고 해서 자본금을 대줬을 뿐이지 자기 회사는 아니라는 주장이다. 애초 더블루K 대표도 고영태가 맡으려다 신용불량자 신세라 조성민을 대신 내세웠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최순실은 지난달 16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에 증인으로 나와 “고영태의 진술은 완전 조작이다”, “고영태 등이 계획적으로 게이트를 만들겠다고 협박했다”며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헌재 탄핵심판의 대통령측 변호인인 이중환 변호사는 “탄핵심판의 시작은 최순실씨와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의 불륜”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고영태와 최순실, 양측의 폭로전은 이날 법정에서도 고스란히 재연될 전망인데, 진실을 놓고 서로에게 치명상을 입히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 고영태와 최순실이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최순실이 지난 공판에서 “고영태 증인에게 직접 물어볼 기회를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한 만큼 최순실과 고영태 당사자 간에 오갈 수 있는 직접 거친 말들이나 폭로성 대화가 오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때 최순실의 최측근으로 꼽혔던 고영태가 이번 국정농단 최초 고발자 역할을 한 만큼 미르재단 운영 등과 관련해 최순실은 고영태를 상대로 직접적이고 노골적인 공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고영태가 최순실과 사이가 틀어진 뒤 ‘최순실 게이트’ 내부고발자를 자처한만큼 최순실과 고영태의 진실공방은 불가피한 상태에서 최순실이 고영태를 직접 신문하겠다고 주장하면서 언론은 고영태 최순실의 이날 법정 공방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한편, 고영태는 지난해 12월 국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서 “2014년 정윤회 국정 개입 의혹이 나온 이후, 최순실이 우리나라 권력서열 1위라는 것에 동의하게 됐다”고 진술하기도 했고, “최순실에게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은 수행비서쯤 된다” 등의 폭발성 증언들을 쏟아내 커다란 파장을 일으켰다.

이후 고영태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정 등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고영태 신변 위협설’ ‘고영태 태국 잠적설’ ‘고영태 실종설’ 등 다양한 추측이 난무했다. 심지어 일부 네티즌들은 야당 의원들에게 “고영태를 보호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등 고영태의 잠적을 둘러쌓고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고영태가 침묵을 깨고 최순실 재판에 갑자기 증인으로 나서겠다고 밝혀 고영태의 행보와 발언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인협 = 박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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