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농단까지 저지를 셈인가?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노무현 VS 박근혜 비교 박귀성 기자l승인2017.02.23l수정2017.02.23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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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의 품위손상이 우려되면서 헌법재판소를 농단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헌법재판소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이 16차까지 오면서 헌법재판소에 대해 막말과 고성을 높이거나 헌법재판소 재판관에게 모욕적인 언사까지 서슴지 않은 현실을 보면서 헌법재판소의 존엄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과연 공정하지 않았는가?

유명 트위터리안 ‘아몰랑’은 23일 헌법재판소 대통령 탄핵 관련 자료를 공개하고 헌법재판소가 “와~ 이정도면 헌법재판소가 엄청 봐준거네”라며 과거 노무현 대통령 탄핵 심판과 박근혜 대통령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과정을 비교해 현재의 헌법재판소의 처지를 대변했다.

▲ 헌법재판소 대통령 탄핵 심판을 판결을 앞두고 유명 트위터리안 '아몰랑'이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헌법재판소 탄핵심판과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을 비교해 관심을 끌었다.

‘아몰랑’은 이날 헌법재판소의 탄핵소추안 의결부터 헌법재판소 선고까지 걸린 시한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 당시엔 63일이 걸렸고, 박근혜 대통령의 경우 무려 94일이 걸렸다. 아울러 헌법재판소에서 증인 신문에 걸린 시간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21일이 소요됐고, 박근혜 대통령의 경우엔 50일이 걸렸다. 헌법재판소에서 변론을 한 횟수는 최종변론을 제외하고도 노무현 대통령은 단 6회인데 반해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2일로 16회를 기록했다.

헌법재판소에서 채택된 증인의 경우 노무현 대통령은 단 4명뿐이었고 박근혜 대통령의 경우 무려 36명이나 됐다. 이에 더 나아가 실제로 헌법재판소에 출석해서 신문한 증인의 숫자는 노무현 대통령때가 3명이었고, 박근혜 대통령의 현재는 26명이다. 이 통계는 오는 3월13일 헌법재판소가 선고를 한다고 가정했을 경우를 근거로 했다.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변론일이 확정되면서 지금 온 국민의 관심이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선고에 집중되고 있다. 헌법재판소도 탄핵 당사자인 박근혜 대통령도 모두 부담감을 갖게 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탄핵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찬반여부를 떠나 대한민국의 운명을 결정할 역사적인 재판 앞에 나라 전체가 혼돈 속에서 그래도 뒤엉켜버린 양상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상초유의 박근혜 최순실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건 앞에서 헌법재판소의 고민은 그 어느 때보다도 엄중하고 깊어 보인다. 우리나라처럼 제왕적 대통령 중심제하에서 권력의 정점에 서있는 대통령을 파면시킨다는 것은 국가적 변혁을 가져오는 일대 사건이자 정치의 흐름을 바꾸는 시발점이 되기도 하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1948년 7월 제헌헌법상의 헌법위원회제도로 시작하여 9차 개정헌법을 통해 현재의 헌법재판소가 됐다. 헌법재판소는 헌법 수호의 최고기관으로서 헌법재판소 심판의 종류에는 법률의 헌법위반여부를 따지는 위헌법률심판과 위헌정당을 해산시키는 정당해산심판, 국가기관의 분쟁을 처리하는 권한쟁의심판, 대통령 등 헌법 65조에 규정된 공무원을 파면하는 탄핵심판, 국민 기본권 침해를 심판하는 헌법소원심판 등으로 나뉜다.

헌법재판소의 심판 내용을 보면 헌법에 보장된 권리와 이익의 보전을 가치로 하는데,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따라 국가 운영과 국민 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결정을 담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업무범위가 존엄과 존중의 대상이어야 하는 이유다.

특히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정당 정치적으로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헌법재판소의 정치적 결정 관련 그 대표적인 사례가 2014년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고 곧바로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당해산결정이다. 고 김영한 청와대 민정수석이 남긴 수첩에 기록된 바에 의하면 청와대로부터 시작된 통합진보당 헌법재판소의 해산 결정에 따라 통합진보당은 정당 활동의 전면 금지와 정당소유재산의 국고 귀속, 유사한 강령의 새로운 정당 창당금지, 명칭 영구사용금지, 소속 국회의원들의 의원직 박탈 등으로 정당자체가 완전히 사라졌고, 유사 정당은 존재할 수도 없게 됐다.

이처럼 헌법재판소는 최고 규범인 헌법을 수호하는 기관이다. 때문에 헌법재판소의 판결은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되거나 큰 파장을 몰고오게 되며 때로는 첨예한 법적 대립을 판단하기도 한다. 따라서 가지고 있는 법제도들을 심판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그 결정에 대해 많은 비판이 따르기도 한다.

헌법재판소에선 무엇보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심판의 경우 비판을 넘어 의혹제기나 조롱까지 등장하기도 한다.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의 경우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해산 결정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으며, 2004년 신행정수도건설 특별법 위헌결정의 경우 관습헌법의 법리를 조롱하는 패러디가 난무하기도 했다. 이러한 사례들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끼치는 사회적 의미와 파장이 결코 적지 않다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다.

이런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대리인단 소속 서석구 변호사와 김평우 변호사 등에 의해 존엄과 위상에 심하게 손상을 입게 되면서 헌법재판소 관련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미 언론에서 보도한 바 김평우 변호사는 지난 22일 열린 탄핵심판 16차 변론에서 주심을 맡은 강일원 헌법재판관에게 ‘국회 수석 대변인’이라고 하는 등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김평우 변호사는 또한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으로부터 “말씀이 지나치다. 언행을 조심해달라”고 강력히 경고를 받기에 이르렀으나 김평우 변호사는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헌법재판을 비난했다.

김평우 변호사는 심지어 헌법재판소의 강일원 재판관을 향해 “법관이 독단적인 지식으로 재판 진행을 하면 안 된다” “강일원 재판관의 이론이 맞는지 아닌지 증거를 대야 한다” “미국에서 공부했으니 기본적인 법률지식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본다” 등의 발언을 내뱉었다. 이는 단지 강일원 재판관에 대한 비판으로 끝나지 않는다. 헌법재판소의 권위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이를 참고 듣던 강일원 재판관은 “김평우 변호사가 헌법재판소의 재판을 많이 안 해봐서 잘 모르는 것 아니냐”며 “‘대변인’ ‘편파적’ 등의 표현은 유감이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역시 “모욕적인 언사에 대해서도 참고 (심판을) 진행하고 있다”며 자제를 요청했다.

앞서 김평우 변호사는 지난 20일에도 헌법재판소 ‘당뇨 소동’으로도 논란을 야기한 바 있다. 김평우 변호사는 지난 20일 헌법재판소에 출석해서 주요 증인이 빠진 심판정에서 재판부가 변론을 끝내려하자 추가 변론 시간을 요청했다. 김평우 변호사는 “제가 당뇨 때문에 어지러워 음식을 좀 먹어야겠다”고 말했고 이에 대해 세간에선 김평우 변호사가 ‘법을 구하지 않고 밥을 구했다’라고 꼬집었다.

헌법재판소 위엄이 이처럼 땅에 떨어지자 이정미 권한대행이 “다음 기일에 하자”고 답했다. 그러자 김평우 변호사는 “그럼 점심을 포기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왜 함부로 재판을 진행하냐”고 분기탱천하여 강하게 항의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2일 박근혜 대통령의 최후변론 기일을 24일에서 27일로 3일을 늦췄다. 헌법재판소 재판부는 탄핵심판 16차 변론기일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26일까지 출석을 통보한다면 27일 오후 2시에 최후진술을 할 수 있게 해주겠다”며 마지노선을 제시했다.

그럼에도 박근혜 대통령 대리인단은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출석 여부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어떻게든 이정미 소장 권한대행의 퇴임일인 3월 13일 이후로 선고를 늦춰보자는 대리인단의 지연전술을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는지 모르겠다. 일각에선 헌법재판소 농단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한다.

[한인협 = 박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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