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후보자는 24일 서울 여의도 소재 국회 본청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문무일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나와 선서를 마친 후 모두발언을 통해 “국민께서 검찰을 바라보는 시선이 그 어느 때보다 따갑고 매섭다”면서 “저에게 검찰총장의 소임이 허락된다면 ‘투명한 검찰, 바른 검찰, 열린 검찰’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검찰 총수로서의 의지를 밝혔다.

▲ 문무일 검찰총장 후보자가 24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서 여야 의원들의 질의를 주의 깊게 듣고 있다.

문무일 후보자는 이어 “검찰의 중립성, 투명성과 관련하여 국민의 우려가 큰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정치적 중립성을 철저히 지켜 오로지 진실만을 보고 치우침 없이 수사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검찰 개혁 의지를 드러냈다.

문무일 후보자는 다시 “국민의 관심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하여 검찰 구성원 모두 공사 간에 청렴하게 생활하도록 제도를 보완하겠다”면서 “적법절차를 준수하고, 수사 전 과정에서 인권 보호를 강화해 절차의 공정성을 확립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문무일 후보자는 덧붙여 “국민에게 빗장을 열고 문턱을 낮춰 개개 사건과 검찰 정책의 결정에 국민이 참여할 길을 넓히고 싶다”면서 “국민이 함께하는 가운데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검찰 업무를 하나하나 수행한다면, 검찰은 국민이 진정 원하는 모습으로 점차 변화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무일 검찰총장 후보자는 이미 “부패한 공직자는 국가와 국민의 적이자 그 사람이 속했던 조직의 적이기도 하다. 국민의 여망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소식을 밝힌 바 있다. 문무일 후보자는 또한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과제 가운데 하나인 검찰 개혁과 검경 수사권 분리에 대해선 “검사가 기소하지 않고 기소 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검찰 개혁와는 배치되는 사안이어서 이날 국회청문회에서 집중적으로 거론이 되고 있다.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문무일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 청문회에서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질의 발언을 통해 문무일 후보자에게 “국민들 누구나 기억할 거다. 우병우가 검찰 조사 팔짱낀 사진이 있다”라며 이를 봤냐고 질문을 던졌다. 이같은 백혜련 의원 질문에 문무일 후보자는 “저도 그 사진을 보고 가슴아프고 안타까웠다”라고 말했다. 우병우 전 수석은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조사를 받을 당시 검찰 조사실에서 팔짱을 끼고 있는 모습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황제 수사’라는 논란을 야기한 바 있다.

문무일 후보의 답변에 백혜련 의원은 “국민들은 우병우의 팔장을 낀 사진을 보면서 검찰이란 집단이 자체 개혁 불가능한 것 아닌가? 우병우 사단이 존재하는가? 많은 국민들이 궁금해 한다”라고 따져 물었다.

문무일 후보자는 올래 56세로 사법연수원 18기 출신이다. 문무일 검찰총장 후보자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서울지검 특별수사부 등 엘리트코스를 밟은 대표적 ‘특수통’ 검사로 알려졌는데, 문무일 후보자는 광주 출신으로 광주일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1986년 28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1992년 대구지검 검사로 임관했다. 1994년 전주지검 남원지청에서 근무할 당시 ‘지존파 사건’을 파헤치는 데 앞장섰다.

당시 평검사였던 문무일 후보자는 지리산에서 일어난 승용차 추락 사고가 살인사건이라는 의심을 품었다. 직접 현장을 찾아가고 변사체의 부검에도 관여했다. 검찰은 이를 단서로 지존파 사건을 밝혀냈다. 당시 문무일 검사의 수사가 꼼꼼하고 철저해 “수사 교본에 실려야 한다”는 평판이 나올 정도였다.

문무일 후보자는 이를 바탕으로 이듬해 서울지검 특수부로 발령나면서, 서울시내 버스조합비리, 대형건설회사 담합비리, 전두환 전 대통령 비자금 추적 등 굵직한 사건들을 수사하는 등  문무일 검사의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문무일 검사는 이후 대검 중앙수사부 공적자금비리 수사본부에서 대기업 수사를 담당했고 2004년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측근비리 수사 특별검사팀에 파견됐다. 이후 대검찰청 특별수사지원과장과 과학수사2담당관으로 재직했다.

문무일 검사는 지난 2007년에는 대검찰청 중수1과장으로 근무했다. ‘변양균·신정아 게이트’ 수사에 참여해 당시 함께 수사에 나섰던 이들이 윤석열(57·23기) 현 서울중앙지검장과 윤대진(53·25기) 현 부산지검 2차장검사다. 윤석열 지검장과 윤대진 차장검사와도 인연이 깊다는 이야기다.

문무일 후보자는 이듬해인 2008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으로 발탁됐다. 이명박 정부 초기라서 ‘요직에 호남 출신을 앉히면 안 된다’는 얘기가 있었으나 검찰 내부에서 문무일 후보자를 적임자로 추천했다는 후문이다. 문무일 후보자는 당시 3차장검사였던 김수남(58·16기) 전 검찰총장과 호흡을 맞추며 방송계 로비 의혹과 김경준 전 BBK 대표 기획입국 의혹 등을 수사했다.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사돈인 효성그룹 비자금 의혹 수사도 맡았다.

문무일 검사는 이후 수원지검 2차장과 인천지검 1차장, 대검 선임연구관 등을 거쳐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2014년 서울서부지검장 시절에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을 지휘해 구속기소하기도 했다. 문무일 검사가 대전지검장으로 일하던 2015년에는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장으로 발탁돼 홍준표 당시 경남도지사와 이완구 전 국무총리를 재판에 넘겼다.

문무일 후보자는 지난해에는 검찰개혁추진단 내 ‘바르고 효율적인 검찰제도 정립 TF’ 팀장을 맡아 검찰 개혁 작업을 맡았다. 문무일 후보자는 당시 검찰 제도 개혁 관련 연구 책임을 맡았다. 문무일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거쳐 검찰총장에 취임하면 김종빈 전 총장(70·5기) 이후 12년 만에 호남 출신 검찰총장이 되며, 이뿐만 아니라 법무·검찰 수뇌무 모두 호남 출신으로 채워지게 된다.

문무일 후보자는 이날 국민들의 검찰 개혁에 대한 열망을 의식한 듯 “엄중한 시기에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문무일 후보자는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께서 원하시는 것, 형사사법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이 생각하시는 것, 우리나라 시대 상황이 바라는 것을 성찰하고 또 성찰하겠다”며 “더욱 겸허한 마음으로 인사청문회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문무일 후보자가 국회 문턱을 무난히 넘을 수 있을까? 국회 여야는 문무일 후보자가 문재인 정부 내각에서 중요 요직에 지명된 만큼 이날 문무일 후보자를 단단히 혼을 내주겠다고 벼르고 있다. 문무일 후보자가 국회 무턱을 버겁게 봐야할 이유다. 문무일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에 국민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인협 = 박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