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향은 30일(현지시각) 스코틀랜드 노스에이셔 던도널스 링크스 코스(파72·6390야드)에서 벌어진 LPGA 투어 ‘애버딘 에셋 매니지먼트 레이디스 스코티시 오픈’(총상금 150만 달러) 최종일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1개로 6언더파 66타를 쳤다. 이미향은 최종 합계 6언더파 282타를 기록하며 선배 허미정(28·대방건설)과 캐리 웹(호주·이상 5언더파 283타)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 이미향이 30일 스코틀랜드 노스에이셔 던도널스 링크스 코스에서 벌어진 LPGA 투어 ‘애버딘 에셋 매니지먼트 레이디스 스코티시 오픈’(총상금 150만 달러) 최종일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1개로 6언더파 66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012년 투어에 데뷔한 이미향은 지난 2014년 11월7일 ‘미즈노 클래식’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이후 2년 8개월 만에 통산 2승째를 달성하게 됐다. 이미향은 이날 초반엔 연이은 보기를 범하면서 선두 그룹과 멀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이미향은 끈기가 이었다. 

이미향의 우승으로 한국 여자 골프는 ‘US여자오픈’과 ‘마라톤 클래식’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3주 연속 우승과 함께 올 시즌 21개 대회 중 절반이 넘는 11개 대회에서 우승을 기록했다. 이미향을 한국 낭자들이 세계 골프계를 주름잡고 있다는 증거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해선 안될 것은 한국 여자선수들이 모두 현재 보유하고 있는 국적이 한국은 아니라는 점이다. 

1, 2라운드 잇달아 보기를 범하면서 4오버파로 부진했던 이미향은 전날 4타를 줄이며 이븐파로 최종 라운드에 돌입했다. 공동 선두로 출발한 캐리 웹과 김세영(24·미래에셋)에 6타 뒤진 상황이라 역전 우승 가능성은 미미했다.

그러나 이미향은 1번 홀(파4) 버디로 시작해 2번 홀(파4)에서도 연속 버디에 성공하며 산뜻하게 스타트를 끊었다. 4번 홀(파3)에서 보기를 했지만 5번 홀(파5) 버디로 만회한 뒤 6, 7번 홀에서도 연속해서 타수를 줄였다.

전반 마지막 9번 홀(파4) 역시 안정된 티샷을 바탕으로 1타를 더 줄인 이미향은 웹이 전반에 1타를 잃는 사이 공동 선두까지 빠르게 올라갔다. 그러나 이미향은 후반 들어 파행진을 거듭하며 다소 답답한 경기를 이어갔고, 그 사이 웹은 14번 홀(파5)에서 환상적인 칩인 이글로 순식간에 2타 차 단독 선두로 앞서 나갔다. 다른 선수들도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하면서 백전노장 웹의 통산 42승 달성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그러나 웹은 16번 홀(파4)에서 파 퍼팅을 놓치며 보기를 했고, 17번 홀(파4)에서는 티샷과 세 번째 샷을 벙커에 빠뜨리며 더블 보기로 타수를 잃었다. 마지막 18번 홀(파5)을 남겨둔 상황에서 이미향은 이날 6타를 줄이며 5언더파로 먼저 경기를 마친 허미정과 나란히 공동 선두에 복귀했다.

우승을 위해서는 반드시 버디가 필요한 상황에서 약 1.5m 거리의 퍼팅을 침착하게 성공시켰다. 후반 유일한 버디로 단독 선두로 경기를 마쳤다. 반면 다 잡았던 승리를 놓친 웹은 마지막 18번 홀에서 이글이 필요했지만 버디에 그치면서 이미향의 우승이 확정됐다.

이미향은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며 6월 초까지 12개 대회에서 5차례 컷탈락하는 등 ‘톱10’에도 단 한 차례도 들지 못했다. 이후 샷감각을 서서히 회복하며 ‘매뉴 라이프 클래식’ 공동 5위,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공동 4위 등을 기록하며 이미향의 상승 곡선을 알렸다.

이미향이 이날 LPGA투어 스코티시오픈에서 마지막 날 여섯 타를 뒤집고, 시즌 첫 우승을 차지한 것은 끈기의 결정판이다. 이미향은 3라운드까지 이븐파로 공동 6위였고, 선두와는 6타 차이가 났지만, 이미향은 전반에만 다섯 타를 줄이는 ‘불꽃 타’를 맹렬하게 휘둘렀다. 통산 42승을 노리는 여제 카리 웹과 공동 선두를 이룬 이미향은 파 행진을 이어가던 웹이 14번 홀에서 환상적인 어프로치샷으로 이글을 잡고 이미향에 두 타를 앞섰다. 이미향의 우승이 멀어지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행운은 17번 홀에서 찾아왔다. 벙커를 두 번이나 지나간 웹이 더블보기로 무너지면서 이미향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이미향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미향은 후반에 차분하게 보기 위기를 넘기며 파를 지켰다. 이미향은 18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 역전 우승을 완성했다.

이미향의 이날 승리는 2년 8개월여 만에 거둔 통산 2승이다. 경기가 끝난 후 이미향은 우승 소감에 대해 “첫 홀부터 기분 좋게 버디로 시작해서 전반을 너무 잘 마친 것 같고, 후반에도 위기가 있었지만 잘 위기를 넘긴 덕분에 이렇게 우승을 하게 된 것 같다”고 자평했다.

이미향에 이어 허미정도 4라운드에서만 여섯 타를 줄여 최종합계 5언더파로 웹과 함께 공동 2위에 올랐다. 이로써 우리 선수들은 US여자오픈에서 이미향을 비롯한 박성현, 마라톤 클래식 김인경에 이어 3주 연속 LPGA 정상을 차지하며 올 시즌 11승을 합작했다. 이미향의 다음 경기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한인협 = 박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