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순 병사 수술을 집도한 이국종 교수는 3시간 30여 분에 걸친 귀순 병사 수술이 순조롭게 끝났지만, ‘대량 출혈에 의한 쇼크’ 때문에 귀순 병사의 상태는 여전히 위중하다고 전했다. 이국종 교수에 의하면 귀순 북한군 병사는 2차 수술로 체내에 남은 총알을 완전히 제거했지만 여전히 위중해서 안전을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

▲ 귀순 병사 치료를 담당하고 있는 아주대학교 이종국 교수가 15일 귀순 병사에 대해 2차 수술을 집도했다. 귀순 병사 장내에 많은 기생충이 귀순 병사의 회복을 어렵게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4일 공동 경비구역을 통해 우리 쪽으로 온 북한군 귀순 병사가 두 번째 수술은 일단 성공적이었고 상태가 나아지고는 있지만, 귀순 병사의 상태가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는 거다. 귀순 병사의 두 번째 수술은 3시간 30분이 걸렸다. 귀순 병사 첫 번째 수술 시간보다는 다소 적은 시간이 소요됐다.   

이국종 교수에 따르면 오늘 15일 귀순 병사의 복벽을 봉합했고 몸에 남아 있던 1발의 총알도 제거했다. 이국종 교수 등 아주대병원 의료진은 수술은 성공적이었다고 밝혔다.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는 “오늘 2차 수술을 통해서 1차 수술했던 부분과 추가적으로 더 괴사된 조직과 부분을 더 절제해내고 떼어 내고 오늘은 복벽을 닫을 수가 있었다”고 귀순 병사의 수술 결과를 전했다.

하지만 의료진은 귀순 병사의 상태에 대해 “여전히 위중하며 생존 여부를 확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의료진을 힘들게 하는 것 중의 하나는 귀순 병사의 몸 속에 원래부터 있던 상당한 수의 기생충이었다. 

이국종 교수는 “귀순 병사의 파열된 소장의 내부에서 수십 마리의 기생충 성충이 발견됐다”면서 “큰 것은 길이가 27㎝에 달해 회충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국종 교수는 이어 “기생충에 의한 오염이 매우 심한 상태였다. 기생충은 총상 이후 상처로 들어간 것이 아닌 원래 귀순 병사의 몸속에 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생충에 의한 질환은 소외질병(Neglected diseases)으로 아프리카, 아시아, 아메리카의 개도국 저소득계층에서 풍토병으로 자리 잡은 감염성 질환 가운데 하나다. 귀순 병사의 몸속 기생충은 총상 전부터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데 귀순 병사의 경우 이 기생충이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국종 교수는 “귀순 병사의 (복벽을) 닫았다고 하더라도 기생충이 계속 기어나오거나 오염된 분변에 의해 계속 문제가 앞으로 언제든지 생기면 다시 닫았던 복벽을 열어서 수술에 들어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으로 총상을 입은 채 귀순해 사경을 헤매는 북한군 귀순 병사를 살리기 위한 필사적인 진료와 수술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 귀순 병사의 몸에서 기생충 수십 마리가 발견된 것은 현재 북한군의 열악한 생활 실태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주대병원 의료진은 귀순 병사 첫 수술로부터 열흘이 지난 다음 주 중반쯤 다시 한 번 귀순 병사의 예후를 밝힐 계획이다. 이국종 교수는 이날 브리핑 자료를 통해 “2차 수술에서 오염 부위를 제거하기 위해 복강 세척 이후 복벽을 봉합하는 데 성공했고, 복벽에 남아있던 1발의 총알을 제거한 뒤 수술을 종료했다”고 귀순 병사 치료 관련 내용을 설명했다.

이날 오후 경기도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열린 JSA 북한군 귀순 병사 2차 수술결과 및 환자 상태에 대한 브리핑에서 이국종 교수가 병사 배에서 나온 기생충 제거 과정을 설명하면서 “많은 합병증이 예상되어 고도의 주의가 필요한 상황으로 대량 출혈에 의한 쇼크 상태에 빠졌던 기간이 길었기 때문에 일반적인 외상 환자에 비해 예후가 불량할 가능성이 높다. 여전히 위중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귀순 병사에 대한 이날 2차 수술은 오전 9시 30분부터 1시까지 3시간 30분가량 이종국 교수의 집도로 이뤄졌으며 이날 귀순 병사의 수술은 정형외과적 수술로 손상된 조직을 절제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 귀순 병사는 지난 13일 오후 3시 31분께 귀순 과정에서 북한군의 총격으로 팔꿈치와 어깨, 복부 등에 5∼6군데 총상을 입고 아주대병원으로 옮겨져 5시간 넘게 첫 수술을 받았다. 귀순 병사의 회복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인협 = 박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