믹스나인은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의 양현석 대표가 전국의 기획사를 직접 찾아가 새로운 스타를 발굴하는 리얼리티 컴피티션 프로그램이다. 종합편성채널 JTBC ‘믹스나인’이 26일 장장 3개월의 대미를 장식했다. 믹스나인 막을 내린 거다.

▲ 믹스나인 종료, 믹스나인 현장 데뷔 리얼 프로그램이 26일 3개월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믹스나인 과연 시청자들과 얼마나 호흡을 같이 했는지 반성이 필요하다는 지적만 남았다. 믹스나인 26일 밤 화면을 갈무리했다.

‘믹스나인’은 YG의 제작 참여로 방송 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이에 YG 양현석 대표가 심사위원으로 나서 연습생들과 직접 찾아다녔고, 이 역시 시청자들의 많은 호기심과 시청참여를 유도했다. 하지만 양현석 에게 맞춰진 초점은 오히려 독이 돼 돌아왔다. 연습생보다 양현석이 주인공이 돼버린 거다. ‘믹스나인’은 방송 초반, ‘막말’ ‘갑질’ 등 각종 논란으로 시청자들을 짜증나게 만들었다. 이후 연습생들에게 포커스를 돌렸지만 이미 등을 돌린 시청자들을 다시 되돌리기란 쉽지 않았다. 믹스나인 프로그램의 존폐 위기라고 해야할까?

때문에 3개월 전 시작한 서바이벌이 여태 하는 줄 몰랐던 시청자가 대다수다. 특히나 일요일 오후 방송되던 ‘믹스나인’이 갑자기 금요일 밤 11시, 종영한 금토드라마의 자리를 메우며 파이널 생방송을 진행한 점 역시 의아함을 자아냈다. 믹스나인은 비인기 프로그램이 되어 버렸다. 특히 믹스나인은 젊은 청년층 이외는 시청자도 거의 남지 않았다. 믹스나인은 저질 프로그램 대명사로 낙인찍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믹스나인은 근근하게 생명을 이어왔고 이날 방송에서는 최종 데뷔를 놓고 남자팀, 여자팀의 마지막 배틀이 생방송으로 세 시간에 걸쳐 전파를 탔다. 믹스나인 26일자에서 신곡 경연 후 남자 9명과 여자 9명을 선발, 최종 데뷔는 남자팀에게 돌아갔다.

믹스나인 출연은 ‘최초 남녀 성대결’이라는 콘셉트를 가져오면서 믹스나인 시작 전부터 남자 아이돌 팬덤과 여자 아이돌 팬덤의 규모 차이, 팬들의 적극성 등에 따라 형평성에 어긋날 소지가 크다는 우려를 빚어왔다. 믹스나인 한동철 PD는 각 팬덤의 화력 차이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다른 방법을 만들 필요가 없이 여자 참가자들이 너무 잘한다.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그냥 내버려 둬도 (여자 팀이) 이길 것 같다”며 대책 없이 낙관적인 모습을 보였다.

믹스나인 최종전에선 그렇다고 같은 조건에서 대결이 진행된 것도 아니다. 들쑥날쑥한 편집이 분량 분배 실패로 이어지면서 한쪽으로 분량이 치우치게 됐다. 지난 포지션 배틀 당시 남녀 각각 다섯 팀 중 남자팀에겐 모든 팀에게 무대 전 스토리를 안겨줬지만, 그들과 대결을 펼친 여자팀 중에선 세 팀이나 연습 분량 통 편집이 됐다. 편파적인 편집은 남자 연습생들의 완성도 높은 무대에도 괜히 트집 잡힐 거리를 만들어 씁쓸한 뒷맛을 안겼다.

특히나 ‘믹스나인’에서 가장 문제가 된 점은 연습생들이 방송 4회 만에 프로그램의 주인공이 됐다는 것. 믹스나인 프로그램이 초반 3회에 걸쳐 보여준 기획사 투어가 ‘양현석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연습생들보다는 양현석의 성숙하지 못한 언행으로 더욱 이목을 모았다. 심지어 언어 사용에 있어서는 방송에는 부적절한 비속어 은어 금칙어들이 난무하면서 믹스나인은 시청자들의 불만을 유발했다.

또한 기획사 투어를 돌면서도 연습생들을 소개하기보다는 대형 기획사가 가진 자본력을 보여주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 시청자들이 많은 인원을 인지하기 힘들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연습생보다 양현석이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서바이벌은 팬덤을 충분히 모으지 못했다. 한 기획사 대표가 주인공이 돼버린 서바이벌에서는 아이돌 멤버를 뽑는 프로그램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인 팬덤 형성이 힘들 수밖에 없었을 것이기에 누구 하나 팬덤을 모을 만큼의 분량을 확보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지켜보는 서바이벌은 대중의 궁금증을 자극하기 힘들었다. 믹스나인의 옥의 티 정도가 아니라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대목이다.

믹스나인에서는 또한 연습생들 역시 방송 분량을 확보하지 못한 채 잔인한 순위 경쟁에 내몰렸다. 특히 연습생들이 경연을 통해 얻는 베네핏은 순위 발표식마다 이들의 순위 변동에 크게 작용했다. 이는 그만큼 온라인 투표율이 저조하다는 반증이 됐다.

‘믹스나인’은 연예 기획사들 사이 불거진 방송사의 서바이벌 프로그램 독과점 논란과 YG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 그리고 양현석의 ‘막말’ 심사와 대형기획사의 ‘갑질’, 또 편파적인 편집으로도 논란을 샀다. 여기에 신곡 미션 당시 MC몽이 작업한 곡들을 포함시키고, 스윙스를 랩 트레이너로 등장시키는 등 논란을 부르는 인물들을 출연시켜 대중의 관심을 모으려 했다. 믹스나인이 개운치 못하게 마친 성적표다.

믹스나인은 하지만 숱한 논란으로 프로그램의 주목도를 높이려는 시도에도 프로그램의 인기를 끌어올리지는 못했다. 이 같은 논란들이 마지막까지도 믹스나인 시청률과 화제성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논란만으로 믹스나인 프로그램을 끌어가기엔 한계가 있다는 걸 증명한 셈이 됐다.

26일 방송된 마지막 회도 0.9%(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이하 동일)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다. 1회가 기록한 1.9%의 자체 최고 시청률 이후 내내 하락세를 보인 ‘믹스나인’은 9회부터는 0.7%, 0.5% 등 0%대 시청률의 굴욕을 맛보기도 했다. 그야말로 믹스나인은 그들만의 잔치였다.

믹스나인 주인공이 뒤바뀌면서 이제 서바이벌은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었다. 논란 이후엔 무관심이 돼버린 비운의 서바이벌이 바로 믹스나인이었다. 최종 데뷔를 앞둔 팀 역시 더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잘못 꿴 첫 단추 탓에 우려의 시선을 동시에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안타까울 뿐이다.

믹스나인 최종회에선 ‘해피페이스’ 소속 우진영과 ‘JYP’ 소속 신류진이 ‘믹스나인’ 남녀 데뷔조 1위를 차지했다. 결국 26일 밤 생방송으로 진행된 종편 서바이벌 예능 ‘믹스나인’ 파이널에서는 최종 데뷔조 9명이 되기 위해 경쟁을 펼치는 소년, 소녀 36명의 이야기로 막을 내렸다.

[한인협 = 박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