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날 오전 경기도 이천시 장호원읍 풍계3리에서 진행된 버 베기 시연회에서 3분간 연마한 능숙한(?) 콤바인 운전 솜씨로 벼 베기 시연을 완수해 이날 행사장에 모인 농민들과 이천시 관계자들을 경악하게 했다.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5일 오전 경기도 이천시 장호원읍 풍계3리를 찾아 콤바인으로 버 베기 시연행사에서 콤바인을 조정하며 벼 베기를 하고 있다.

이재명 지사의 이날 콤바인 시연을 목격한 풍계리 지역의 한 농민은 “이재명 지사가 콤바인을 조종하는 실력은 수준급”이라면서 “앞으로도 대민지원에 나오셔도 손색이 없다”고 극찬하는가 하면, 또 다른 농민은 “겨우 50미터 정도 벼 베기를 배우고, 이렇게 빨리 혼자 운전한다는 것은 보통 뛰어난 자질이 아니다”라고 찬사를 쏟아냈다.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5일 오전 경기도 이천시 장호원읍 풍계3리를 찾아 콤바인으로 버 베기 시연행사에서 콤바인을 조정하며 벼 베기를 하고 있다. 이재명 지사의 몰입 표정이 압권이다.

이날 이재명 지사가 벼 베기를 시연한 벼 품종은 ‘고사까레’라는 개량 조생종으로 해당 품종은 지난 4월말경 모를 심었고, 이날 수확을 하게 됐다. 지역 농민들은 이 벼의 품종에 대해 “수확이 빠르고 밥맛이 특히 좋다”면서 “(벼 베기 논) 옆에 보이는 아직 덜 여문 벼들은 추청벼인데, 이런 벼들보다 수확시기가 보름 이상 빠르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이재명 지사가 벼 베기 시연을 보인 논의 실질적 주인인 정모(풍계리, 80세)씨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벼 베기를 도와줬다. 인건비를 줄 생각이냐?’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무슨 소리? 이재명 지사는 물론이고 저기, 콤바인 기술자까지도 내 논에서 교육을 받았으니 수업료를 내야 할 판”이라고 흥에 겨운 우스갯소리를 꺼냈다.

정씨는 또한 ‘이재명 도지사가 특별히 이곳(풍계3리)을 찾아 벼 베기 시연을 했으니, 지역에 가을 수확이 풍성할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엔 “절대 아니다. 이재명 지사가 우리 논 벼 베기를 했다고 해서 수확이 많기를 바라기보다, 우리 논은 물론이고 우리나라 전체 논이 풍년 수확이 돼야 한다”고 가을걷이의 기쁨을 온나라 이웃농민들과 함께하겠다는 농심을 대변했다.   

이재명 지사는 이천시 엄태준 시장과 함께 자리한 이날 행사에서 지역 발전과 농민의 삶, 농업의 발전을 주제로 정견을 발표하고 곧바로 콤바인에 올랐다. 처음에는 주변인들이 “지사님 무리하지 마세요. 그냥 한 것으로 하고...(넘어가자)”라고 말렸지만, 이재명 지사는 굳게 작심한 표정으로 용감무쌍하게 망설임 없이 콤바인에 올랐다.

이재명 지사의 거침없는 상차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콤바인 조종기사는 얼른 콤바인 문짝에 매달려 콤바인 조작에 대해 몇 마디 설명을 곁들이다. 그래도 뭔가 안심이 안됐는지 자신이 콤바인 운전석에 파고들었다.

“쿠릉 쿠릉 쿠르릉!” 거대한 콤바인이 굉음을 내며 덜컹거리기 시작했다. ‘쿠릉 쿠릉 쿠르릉’ 마치 자갈밭을 굴러가는 전차엔진음과 같은 금속성 굉음을 울리는 콤바인은 논의 한쪽 귀퉁이부터 벼를 잘라 들어갔다. 콤바인은 다 자라서 최근 비바람에 스러진 벼들을 마치 과거 중고생들의 ‘빡빡머리’를 깎듯 반듯하게 자르며 약 50미터쯤 되는 다른쪽 논뚜렁까지 도달했다. 

콤바인에서 조종기사가 내렸다. 그런데 이재명 지사는 내리지 않았다. 오히려 콤바인 조종기사가 지난 비로 질퍽한 논을 피해 논뚜렁을 따라 군중에게 뒤돌아오려는 순간 이재명 지사 혼자만 탑승하고 있는 콤바인이 “쿠릉 쿠릉 쿠르릉!!!” 엔진소리를 새차게 내는가 싶더니, 모로누운 코끼리가 몸을 떨며 방향을 틀 듯, 콤바인이 ‘좌향 좌’를 했다.

이날 모인 엄태준 이천시장과 이원영 부시장, 풍계리 이장과 지역 농민, 취재진들은 일제히 ‘와아!’ 경악의 탄성을 질러댔다. 제자리에서 ‘좌향 좌’를 마친 콤바인이 군중들이 모여 있던 건너편 벼들을 우측에서 좌측으로 베어나갔다. 그리고 다시 “쿠릉 쿠릉 쿠르릉!” ‘좌향 좌’를 했다. 이제 논과 논 사이 둑방에 마련된 이날 행사장에 모인 군중들을 향해 돌진해오는 콤바인을 군중들은 입을 하마처럼 벌리고 다물지도 못하고 바라만 보고 있었다.

이재명 지사는 신이 났다. 시선을 콤바인의 발톱에 고정하고 좌우 치우침이 없이 반듯하게 하늘을 바라보다 지쳐 고개를 숙인 벼를 반듯하게 자르며 군중들에게 다가오는 거다. 군중 속에서 누군가 “겨우 50미터 시범을 보고 이렇게 빨리 배우다니... 콤바인은 무면허가 면허다”라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군중 앞에 도착한 이재명 지사는 콤바인의 앞발톱을 들어보이며 “쿠르르릉! 쿠르릉! 쿠르릉!”하고 엔진으로 우짖고는 이내 콤바인에서 내렸다. 흡사 개선장군과도 같은 모습이다. 지역 주민들이 ‘이재명 지사 벼 베기 사진촬영’을 위해 ‘볏단과 낫’을 미리 준비했지만, 평소 ‘보여주기식 사진 찍기 행사’를 거부하던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정중히 이 ‘볏단과 낫 사진찍기’를 사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