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에서 일감 빼앗긴 노동자 “불법적으로 이럴 순 없다” 하소연

건설현장의 ‘노-노 갈등’, 문재인 정부는 해결책 없이 ‘수수방관’? 박귀성 기자l승인2020.02.28l수정2020.02.28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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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협 = 박귀성 기자] 건설현장에서 이른바 ‘일감 빼앗기’가 성행하고 있다. 특히 이른 봄을 맞아 전국의 건설현장이 일제히 공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전국 곳곳에서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하 한국노총) 소속의 건설노동자들이 건설현장에서 ‘일감’을 놓고 생존권 사수를 내걸고 대규모 집회를 열거나 물리적 충돌까지 야기하는 등 치열한 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심지어 같은 노동조합총연맹 내부에서조차 각 조합원들 사이에 ‘일감 빼앗기’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건설 시공사의 한 현장 책임자는 본지 기자와의 대화에서 “이와 같은 노조간의 ‘일감 빼앗기’ 사태는 문재인 정부 들어서 급격히 위축된 건설경기와 무관하지 않다”면서 “정부가 건설경기 부양의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건설현장은 매년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건설노동자들이 일감을 찾아 서로 다투는 것이다. 근본적인 문제는 문재인 정부가 건설 경기를 활성화시켜야 하는 것”이라고 정부의 건설 관련 정책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위원장 진병준) 타워크레인분과 소속 조합원들 가운데 자신의 장비를 직접 운영하는 사업자(짝퉁 노조)가 속해 있다는 고용노동부 서울남부지청의 조사결과 공문이다. 제공 =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연합노동조합연맹 한국타워크레인조종사노동조합

27일에도 경기도 의정부시 소재 한 건설현장에서 ‘일감 빼앗기’ 사태가 벌어졌다는 제보가 있었다. 본지 기자가 해당 건설현장을 찾았을 때는 다행히 물리적 충돌은 없었고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위원장 진병준) 소속의 조합원들이 ‘생존권 사수’를 외치며 건설현장 외곽에서 평화적인 연좌 농성을 하고 있었다.

이날 자신을 ‘일감 빼앗기, 피해자’라고 주장한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연합노동조합 한국타워크레인조종사노동조합(위원장 박규원) 소속의 타워크레인 조종 기사 이모씨는 “지난 2월 3일 회사측과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20여일 동안 근무해왔는데, 오늘 아침 출근해서 타워크레인에 올라가려는데, (올라갈 수 없도록) 중간을 막아놨다. (무단으로 이미 위에 올라가 있는 노동자에게) ‘누구냐?’고 물었는데 아무런 답변도 없었다. ‘짝퉁’이 타워크레인을 점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신의 일터인 타워크레인을 점거했다는 것인데, 그가 운전하는 타워크레인에는 ‘깃발’과 구호가 적힌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연합노동조합 한국타워크레인조종사노동조합 박규원 위원장은 이런 ‘불법적 타워크레인 무단 점거’에 대해 단호하고 강력한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박규원 위원장은 “어떤 경우에도 불법과 편법, 위법한 타워크레인 점거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는, 우리 노조의 조합원 보호 차원뿐만 아니라 건설현장의 질서유지를 위해서도 지체 없이 법률적 검토를 통해 고소 고발 등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한 법적 대응을 천명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실제로 한국타워크레인조종사노동조합 박규원 위원장 이하 지도부는 해당 건설현장의 검거 사태에 대해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으며 최근 전라남도 광양시 소재 한 건설현장 등 전국적으로 벌어진 ‘일감 빼앗기’에 대해 고소 고발을 진행한 바 있다.

반면, 자신이 운전하던 타워크레인을 불법적으로 점거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가 언급한 이른바 ‘짝퉁’으로 지적을 당한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 타워크레인분과 수도권지부 경기북부지회 최병식 교섭차장은 29일 본지 기자와의 대화에서 “우리가 한국타워크레인조종사노동조합과 문제가 있어서 해당 타워크레인을 점거한 것은 아니다. 본래 현장이 공사를 시작하면서 우리 노조도 일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알았지만, 민주노총과 연합(한국타워크레인조종사노동조합의 줄임칭)이 우리 조합원들을 완전히 배제한 것은 결과론적으로 사실이고, 다만, 검거를 감행했던 조합원이 무슨 의도로 점거했는지 소통을 해서 자세한 상황을 알아보겠다”는 취지로 대답했다.

이날 공교롭게도, 건설현장 타워크레인을 불법 점거했다고 비판을 받은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위원장 진병준) 타워크레인분과 소속 조합원들 속에는 자신의 장비를 직접 운영하는 사업자(짝퉁 노조)가 속해 있다는 고용노동부 서울남부지청의 조사결과 공문이 나왔다.

이 공문은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연합노동조합 한국타워크레인조종사노동조합 김성점 조직국장이 고용노동부에 법적으로 유의미한 관련 자료를 첨부해서 제기한 민원으로,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 타워크레인분과 소속 조합원들 가운데 자신이 장비를 직접 보유하고 경영하는 사업자들이 마치 노동자처럼 노동조합에 가입돼 있다”는 한국타워크레인조종사노동조합의 주장에 대해 고용노동부 서울남부지청이 해당 민원에 대해 조사를 거쳐 나온 결론이다.

고용노동부 서울남부지청 발행의 이 공문에 따르면 “한국타워크레인조종사노동조합에서 2019년 3월 27일 시정을 요구한 명단(전체 16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총 13명의 사업주가 피민원인 노동조합의 조합원으로 확인되어 2019년 12월 18일자로 피민원인 노동조합에 시정을 요구했다”면서 “피민원인 노동조합은 우리지청(남부지청)의 시정요구에 자진하여 시정하므로 2020년 1월 23일자로 민원을 종결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런 이유로,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연합노동조합 한국타워크레인조종사노동조합 소속의 조합원들은 수년동안 자신들의 노동조합이 ‘순수 노동자들이 결성한 노동조합’이라면서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 타워크레인분과 소속 조합원들을 “짝퉁 노조”라고 지적해 왔다.

하지만, 정작 민원을 제기했던 한국타워크레인조종사노동조합 김성점 국장은 고용노동부의 이같은 조사결과 공문을 받아들고 분기탱천했다. 김성점 국장은 현행 ‘건설기계관리법 제96조’ 들고나와 “고용노동부가 사업자들이 노동자로 위장해서 노조에 가입해서 활동한 행위에 대해 현행법상 반드시 처벌을 해야 하는데, 처벌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이고, 고용노동부가 직무를 유기한 부분과, 또한 사업자들이 반드시 처벌될 수 있도록 법률적 검토를 거쳐 다시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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